대한민국이라는 회사의 인사부서가 드리는 이야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더십 전문가이다.
마케팅을 공부하고자 일본으로 건너갔으나 우연히 듣게 된 허츠버그의 '동기부여이론'에 매료되어 진로를 HR로 바꾸었다.
10년 동안 일본에 있으면서 조직과 사람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아인스파트너의 대표로서 한국의 많은 기업체에 조직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제목 | 양심불량 아버지를 둔 사람들의 고통 - 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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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인 | 신경수 | 등록일 | 2015.07.06 |
1988년 대한민국이 올림픽이라는 이름으로 들떠 있을 때, 나는 군에 입대했다. 논산 26연대 훈련병이라는 이름이 있었지만 올림픽에 묻혀 세상은 우리를 올림픽군번이라고 불렀다. 바깥에서는 우리나라 선수가 금메달을 따고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환호성을 지를 때에 나를 포함한 입대동기들은 뜨거운 태양아래 포복훈련을 받았다. 국민들이 감격스런 날이라고 눈물을 흘릴 때에 우리는 가스실에서 콧물,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을 쳐다보며 서로를 위로했다. 훈련소에서 퇴소하던 날 나는 수송병과를 배정받았다. 야간열차에 몸을 싣고 후반기 교육을 위해 수송교육대로 이송이 되었다. 그곳에서 4주간 운전교육을 받고 강원도 어느 야전부대의 운전병으로 자대배치를 받았다. 자대배치 첫날, 오랜 만에 들어 온 신병이 너무 반가웠는지 고참들이 환영식을 해 준다며 취침 점호 후에 부대 연병장 후미진 구석으로 나를 포함 새로 전입 온 신병 3명을 불러 모았다. “너희들은 정말 운이 좋은 줄 알아! 오랜 만에 받아 보는 신병이라 특별 대우해주겠다. 라면국물에 그런데,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을까? 정말로 궁금했지만 그렇다고 대놓고 물어볼 수도 없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다. 자대 배치를 받고 수개월이 지난 토요일 오후, 점심을 먹고 내무반에 있는 나에게 부대 선임하사의 호출이 떨어졌다. 무슨 일인가? 하고 행정반으로 향했다. “신이병, 이따가 1시간 후에 본부에서 작전장교가 내려올 거야, 연료탱크에서 휘발유 2통만 받아다가 오시면 드려라!” 그 당시에는 사단에서 쓰는 모든 연료를 수송중대가 관리하게 되어 있었다. 아마도 차량연료로 가장 많이 쓰여지다 보니 연료탱크를 수송에서 관리하는 것일 것이다. 어찌되었건 연료담당자가 따로 있었지만 부재중이라 나에게 대신 미션을 준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이상한 점이 발견되었다. 이런 식으로 부대 휘발유를 가져가는 사람이 작전장교 하나만이 아니었다. 매주 주말 오후가 되면 상급부대 장교들에게 상납하는 휘발유를 준비하느라 연료계는 항상 분주히 움직였던 기억이 난다. 중대장은 자신의 인맥관리를 위해 부대의 자산을 부당하게 이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영향이었는지 고참 병장들도 조금씩 기름을 빼서 전용하는 것에 대해 별 주저함이 없었다. 전입 첫째 날에 먹었던 사제라면과 소주도 기름이 필요한 민가에 넘겨주고 그 대가로 받은 것이었다. 휘발유를 주고 담배를 챙기는 일도 가끔 눈에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대형사건이 터졌다. 민간 주유소에 기름을 팔아 넘기고 그 대가로 받은 돈이 중대장의 호주머니에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누군가가 제보한 것이다. 부대가 발칵 뒤집혔다. 헌병대가 들이닥치고 중대장, 선임하사 모두 헌병대로 연행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비리중대라는 낙인이 찍혀 한 동안 큰 시련을 겪게 되었다. 대부분은 이런 비리를 모르는 순진한 사병들이었지만 주변은 우리 모두를 돈을 받고 부대를 팔아 넘긴 배신자들로 취급해 버렸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났다. 모든 게 투명한 사회로 바뀌었고, 군대도 마찬가지로 180도 바뀌었겠지 하고 생각하며 비리공화국이라는 낙인을 털어버린 대한민국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던 어느 날, MBC에서 기자로 있는 친구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내일 같이 낚시 가기로 한 것 당분간 취소해야겠다. 초대형 비리사건에 대한 제보가 있어서 당분간 사실확인작업에 들어가야 하거든…….”그리고 한 달이 지난 후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게 되었다. 2009년 10월 MBC <PD수첩>은 해군 장교의 양심선언이라는 이름으로 해군대장 김소령의 증언에 따르면, 해군참모총장 김소령의 PD수첩이 나가고 군납비리와 관련된 감찰이 시작될 즈음에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한 해군참모총장 조직의 이름을 더럽힌 이에 비교하여 동기간 입시생들이 비슷하게 겹치는 다른 교육기관인 육사(20. 내가 군에서 경험한 창피스런 사건이 20년이 지난 뒤에도 버젓이 성행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과 개탄이 일었다. 부정부패로 얼룩진 수뇌부의 명령에 영令이 설리가 없다. 수뇌부의 부도덕성이 미치는 영향은 조직구성원들에게 자괴감과 함께 큰 상처를 남긴다. 비단 군뿐만이 아니라 조직이라는 이름을 가진 모든 생명체에 해당되는 소중한 교훈이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