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한민국이라는 회사의 인사부서가 드리는 이야기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전하는 인간 신경수의 이야기.
CEO 신경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더십 전문가이다.
마케팅을 공부하고자 일본으로 건너갔으나 우연히 듣게 된 허츠버그의 '동기부여이론'에 매료되어 진로를 HR로 바꾸었다.
10년 동안 일본에 있으면서 조직과 사람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아인스파트너의 대표로서 한국의 많은 기업체에 조직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제목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
등록인 신경수 등록일 2012.07.09

지난 토요일에 있었던 일입니다. 아이들 기말고사도 끝나고 하여 시골에 계시는 부모님께 가려고 아침 일찍부터 야단법석을 떨었습니다. 아침 9 광명역 출발 KTX를 타기 위하여 7 아이들을 깨우는데, 아이들이 일어나지 않아 한참이나 씨름을 합니다. 7 정도면 충분히 일어날 시간이기에 별로 걱정을 하지 않았건만 아이들은 침대에서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 겁니다. 우리 마눌님은 자기는 짐 챙겨야 하니 알아서 아이들 깨우라고 할 뿐 도와줄 생각은 전혀 하지 않습니다. 다행히도 온갖 감언이설과 사탕발림으로 Big Deal을 하여 겨우 아이들을 침대에서 일으키는 데 성공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고향으로 향하는 고달픔은 거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광명역까지 가는 내내 온갖 불평으로 또 투덜댑니다. 불평불만은 KTX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이다에 콜라, 오징어땅콩버터에 포카칩 등등 카트가 지나갈라치면 그냥 보내는 법이 없습니다. 그래도 꾸~~ 참습니다. 부모님께 잘 자라고 있는 우리 꽁주들 보여주고 싶은 마음과, 아이들 머리 속에 한번이라도 더 할머니 할아버지 얼굴 심어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머리 속은 온통 수증기로() 가득 차 있어도 꾸~~ 참고 절대 내색하지 않습니다. 혹시나 다음에 할머니 집에 가자고 할 때, 절대 안 간다고 반항할까 봐 무조건 해달라는 건 다해줍니다.

 

그렇게 시골방문이 끝나고 서울로 돌아온 후, 우리 공주들의 큰 인심(?)에 대한 보답으로 영화를 애매하였습니다. 아이들이 얼마 전부터 보고 싶다고 졸라대는 영화입니다. 제목은 마다가스카3, 시간은 아침 7 조조상영이었습니다. 6 으로 알람 설정을 하고 잠이 듭니다. 그리고 다음날…… 알람이 울리지도 않았는데 누군가 저를 깨우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이들입니다. 시계를 보니 6입니다. “아빠! 영화 보러 가야지!! 빨리 일어나!!!”주섬주섬 옷을 입고 아이들과 함께 차를 타고 극장으로 향합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서운함을 떨쳐 버릴 수가 없습니다.“저렇게 벌떡 일어나 야단법석 부릴 거면서 할머니 집에 갈 때는 그렇게 애를 먹여……정말 너무 한다. 너희들(∏∏)”

 

오늘 점심시간에 이런 애기를 직원들에게 해 주었습니다. 주말에 이런 일이 있었고 마음에 큰 상처를 받았다고……너희들은 아장아장 걸어 다닐 때부터 애들 교육 확실히 시키라고, 그래야 나중에 나처럼 이렇게 상처받는 일 없을 거라고 하면서……

 

신사장: 유치원 때부터 교육을 잘 시켜야 한다. 안 그러면 너희들 나중에 나처럼 상처받아. 절대 아이들한테 끌려 다니지 말고 아빠 시키는 것은 무조건 !”하도록, 세상을 보는 순간부터 교육을 시켜야 돼!!

장과장: 재미있네요. 저도 지난 주말에 비슷한 일이 하나 있었거든요. 토요일 아침 와이프가 처가 댁에 가자고 하는데 자리에서 일어나기가 싫어 뭉개다가 와이프한테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고 나서야 일어난 적이 있거든요. 근데 신기한 것은 다음 날 야구가 있는 날이라 새벽같이 일어나 경기장에 갔거든요. 그러고 보면, 정말 신기해요. 내가 좋아하는 야구가 있는 날은 깨우지 않아도 저절로 눈이 떠지니 말이에요(^^;)

 

참고로, 이 글에 등장하는 장과장이라는 친구는 와이프없이는 살아도 야구 없이는 못산다고 외치고 다니는 야구광입니다. 사회인 야구클럽의 주전선수이기도 하구요. “장과장~ 이 글 너희 와이프한테는 절대로 들어가면 안되겠다. 그런데 큰일이다. 가끔 너희 와이프도 우리 홈피 들어와서 내 칼럼 본다면서(@#@) 어떡하지? 장과장이 아니라 정과장으로 바꾸어줄까? 그래도 당사자는 누구인지 알 수가 있으니 아예 이름을 가명으로 쓸까(*^^*)?”

 

오래 전에 읽은 책입니다만, 미국의 저명한 사회심리학자인 에드워드 L. 데시 교수가 쓴 《마음의 작동법》이라는 책이 생각납니다. 그 안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자신감이 동기부여에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자기능력인지가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려면 반드시 자율성도 함께 경험해야만 한다는 점은 알아차리지 못한 것 같다. 자기 자신과 주변세계를 잘 다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느끼고 자율적으로 행동할 때, 어떤 일이든 잘해낼 수 있으며 행복하다고 느낀다. 자신감을 느끼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자신의 능력을 믿고 잘해낸다고 해도, 그 행동을 스스로 선택했다는 마음이 들지 않으면 내면의 동기나 행복감은 높아지지 않는다.”

 

우리 아이들도 그렇고 우리 회사의 장과장도 그렇고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 장본인은 다름아닌 자신들이 좋아하는 것을 스스로 선택했다는 마음의 작동법이 작용하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멀리서 찾지 않아도 그러한 사례는 너무나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어느 중견기업의 내부에 구성된 신인사제도 추진본부 TF’의 경우만 보더라도 스스로 자발적으로 손을 들어 참여한 멤버와 위에서 시켜서 억지로 참여하게 된 멤버의 업무성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퍼포먼스에 큰 차이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

 

예전에 직장인 300명을 대상으로 이런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당신은 월급이 연체된 상태에서 몇 개월을 더 다닐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이었는데요, 평균이 3개월로 나왔습니다. 물론 어떤 사람은 그 다음날 사표를 던지겠다고 답변하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6개월 정도는 더 다니겠다고 하였습니다만, 대체적으로 업무에 대한 만족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금전적 보상 없이도 주어진 일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Max 6개월입니다만(^^;), 역시 금전적 보상보다도 본인이 좋아하는 일에 몰입해 있을 때에 더 행복함을 느끼고 있는 것만큼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아이든 어른이든 동기부여의 원리는 똑 같은 것 같습니다(^^*)

이제부터는 신규프로젝트를 추진할 때에 이렇게 물어보면 어떨까요?

이번 일 해 보고 싶은 사람 손드세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