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한민국이라는 회사의 인사부서가 드리는 이야기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전하는 인간 신경수의 이야기.
CEO 신경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더십 전문가이다.
마케팅을 공부하고자 일본으로 건너갔으나 우연히 듣게 된 허츠버그의 '동기부여이론'에 매료되어 진로를 HR로 바꾸었다.
10년 동안 일본에 있으면서 조직과 사람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아인스파트너의 대표로서 한국의 많은 기업체에 조직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제목 원대한 목표도 작은 성취감이 시작입니다 !
등록인 신경수 등록일 2013.02.27

1953년 뉴질랜드의 에드먼드 힐러리 경이 인류 최초로 에베레스트 정상을 정복했을 때만 해도 이 산은 인간이 감히 범접하지 못할 곳이었다. 힐러리 경이 등정에 성공한 지 24년 만인 1977년에 故상돈씨가 한국인 최초이자 세계에서 58번째로 정상에 올랐다. 1년에 2.5명꼴로 등정에 성공한 것으로 2004 1년 동안에는 330명이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다. 왜 에베레스트를 정복한 사람이 이렇게 갑자기 많아졌을까?

 

세계최초로 에베레스트를 정복한 힐러리 경이나 고상돈씨가 에베레스트를 정복한 시절에는 해발 2000m 지점에 베이스캠프를 세웠다. 그 지점부터 정상에 오르려면 엄청난 고난을 극복해야만 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6700m 지점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했다. 모든 장비를 그곳에 가져다 놓은 뒤 거기서부터 정상 정복의 여정을 시작한다. 정상까지 2000m 정도만 올라갔다 오면 정복이 되는 것이다.

–Seri CEO 경영전략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에서-

 

혹시 사장님 자주 인용하시는 내용이 이것 아닌가요?”라고 물으며 마주 앉은 배인성 전무(가명)에게 스마트폰으로 검색한 위에 기술한 내용의 인용문을 보여줍니다.

, 바로 그거에요. 그 에베레스트 사례를 들어가며 목표를 2배로 높게 잡은 겁니다.”

다른 Input은 뭐 없나요? 예를 들면, M&A를 한다든지, 생산설비를 2배로 늘린다든지…… 하는 뭐 그런~”

달라진 건 거의 없습니다. 거래처에도 큰 변동은 없고요, 모든 상황이 작년하고 별 차이가 없는데 갑자기 목표를 2배나 높게 잡으시니 참으로 난감합니다.”

직원들 사기는 어떤가요?”

해보자는 의욕보다는 사장님은 다른 세상에 계시는 분이라는 냉소주의가 퍼지가 있습니다. 신사장님 말씀은 그래도 잘 들으시는 편이니 뭐라고 말씀을 좀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주 성남에 위치한 어느 전자제품 제조업체에 잠깐 들렀다가 평소 친하게 지냈던 그곳의 배전무에게 붙잡혀 2시간 동안 들은 하소연의 요점은 대강 이렇습니다. 작년 매출액이 500억 정도였던 A기업은 올해 매출목표를 1,000억으로 잡았다고 합니다. 설정된 목표치를 채우기 위한 무리한 압박이 끊임없이 내려오는 상황에서 내부의 분위기는 해보기도 전에 지쳐버리는 분위기가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고 합니다. 참고로 이 회사의 2년 전 매출은 300억에 영업이익 50, 작년은 500억 매출에 영업이익 10억입니다.

 

매출만 놓고 본다면 작년에 170%의 성장을 일구었으니 200% 성장도 불가능은 아닐 거라고 이곳 사장님께서는 생각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하지만 Human, Money, Product과 같은 내부자원의 대대적인 투하나, Market(Customer)으로 대변되는 외부환경의 대변혁이 없는 한, 조직원들의 의지에 의한 성장률은 통상적으로 10% 이상을 벗어나기 힘들다고 보는 게 일반적인 정설입니다. 작년도의 170%성장은 조금 특수한 상황이 있어 가능했던 것입니다.

 

1년에 2.5명 꼴이었던 에베레스트 등정이 년간 330명으로 늘어나기까지는 27년이라는 시간과 그에 비례하는 산악인구의 증가, 산악장비의 현대화와 같은 기본 인프라가 동시에 보조를 맞추어 주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만일 이러한 기본 인프라가 따라주지 못한 상태에서, 단지 베이스캠프를 4700m 올렸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어떤 사태가 발생했을까요?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하여 등산금지령이 내려지지 않았을까요?

 

A기업의 사장님도 살아 있는 현장경험으로 30년을 넘게 사업을 하고 계시는 분이신데 에베레스트 사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실 리가 없을 것입니다. 단지, 사업의 진척속도가 본인이 생각하는 스피드를 따라가지 못하는 데서 생기는 답답함에서 어떻게든 우리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조직원들에게 심어주기 위해서 자의적인 해석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생각의 오류》의 저자인 토머스 키다Thomas Kida자신의 믿음을 굳건히 하려는 성향은 우리의 인식구조 안에 강하게 각인되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의 믿음을 확인시켜주는 자료를 적극 찾아내서 자신이 가진 현재의 믿음에 확신을 더하는 자료로 적극 활용하려는 성향이 있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HR의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취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조그마한 목표라도 조직으로부터 부여 받은 목표를 달성한 경험이 있는 멤버는 자신감이라는 것이 몸에 붙게 되어 목표를 조금 더 높여 잡아도 무리 없이 소화해 내는 확률이 높은 반면에, 목표를 달성해 본 경험이 없는 멤버는 목표미달의 상황에서도 문제의 원인을 본인에게 두기 보다는 처음부터 불가능 했던 것이라고 정의 하여 문제의 원인을 남의 탓으로 돌리거나 자포자기로 빠지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김대리, 올해 자네 개인 목표는 5억이야!”

아니, 팀장님 너무 하시는 것 아니에요, 작년 목표 3억도 제대로 못 채워서 주변에 미안해 죽겠는데, 거의 2배를 더 하라는 말씀이시잖아요!!”

전체적으로 분배하다 보니 그렇게 됐으니까, 못 채워도 좋으니 부담 갖지 말고 하는데 까지 해봐!”

 

그럼, 목표설정은 왜 하나요?

이런 회사…… 10년 동안 제자리 걸음만 반복하는 회사의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원대한 목표도 자신감이 있어야 가능하며 자신감의 시작은 작은 성취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