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한민국이라는 회사의 인사부서가 드리는 이야기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전하는 인간 신경수의 이야기.
CEO 신경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더십 전문가이다.
마케팅을 공부하고자 일본으로 건너갔으나 우연히 듣게 된 허츠버그의 '동기부여이론'에 매료되어 진로를 HR로 바꾸었다.
10년 동안 일본에 있으면서 조직과 사람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아인스파트너의 대표로서 한국의 많은 기업체에 조직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제목 5월에 더욱 빛나는 사람들 (나의 천사)
등록인 신경수 등록일 2013.05.24

어느 외신기자가 TV에 나와서 한국에서의 취재 활동이 너무 재미있다고 말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습니다. “기자의 즐거움은 가능하면 많은 사건, 사고를 현장에서 전달하는 맛인데, 한국은 대형사고가 너무 많이 터져 주어서 정말 짜릿하고 즐거워요~”라는 묘하게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말하기가 무섭게 창중 사건이 터져주는 바람에 5월의 대한민국은 언론인의 달이 된 듯한 느낌입니다. “이게 아닌데, 5월은 가정의 달인데, 내가 누구 때문에 존재하는데......”하는 안타까운 생각에 최근에 있었던 에피소드를 가지고 감사의 마음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Part 1- 도대체 어디서 온 거니? 나의 천사들~

갑자기 수정이가 예전에 한 말이 떠오르네요. “아빠~ 북한이 제일 무서워하는 게 뭔지 알아?””뭔데@@?” “우리나라 중딩들 때문이야~ 아무 생각이 없어서 전쟁이 나면 무슨 일을 벌일지 몰라서 무서워서 못 내려오는 거래~”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좌우간 그 정도로 아무 생각이 없는 질풍노도의 시기이니 알아서 조심해 달라, 뭐 그런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의 수뇌부도 제일 무서워한다는 대한민국의 중딩 신수정양이 어제 집에서 엄마와 한바탕 전쟁을 치렀습니다. 학원을 마친 수정이가 친구들하고 주변 아파트에 개설된 야시장에 간다고 하는 바람에 위험하다며 이를 말리는 엄마와 실랑이가 벌어진 것입니다.

 

아니, 왜 못 나가게 하는데?”

너는 지금 시간이 몇시인데, 10 넘은 이 시간에 밖으로 돌아다닌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니?”

그래도 친구들하고 같이 가기로 한 거라 안 나가면 왕따 당한다 말야~”

애가 왜 이리 겁이 없어? 그렇게 늦은 시간에 다니다 안 좋은 일이라도 당하면 어쩌려고 그래~”

엄만, 왜 그렇게 겁이 많아! 친구들하고 같이 다니는 건데, 딴 엄마들은 괜찮다는데 왜 엄마만 그래?”

 

이럴 땐, 아빠들은 어떻게 처신해야 되는지, 참 난감하더군요(∏∙∏). 돌이켜 생각해 보면 뭐든지 첫째 키우기가 참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둘째는 첫째가 겪었던 일을 거치면서 가는지라 어떻게 하면 되는지 나름대로의 노하우라는 것도 생기고, 또 본인이 이런 사례들을 지켜보면서 욕먹지 않고 챙길 것은 챙기는 요령이라는 것을 터득한 것 같기도 하구요, 그래서 직장에서도 보면 맞이보다는 둘째, 셋째들이 더 사랑을 받고 일도 잘한다고 인정을 받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예전에〈인쿠르트〉설문조사에서 보고서 재미있네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나는데 구체적으로 몇 월호였는지는 모르겠네요).

 

암튼, 이렇게 시작된 전쟁은 엄마의 승리로 끝나고 화가 간 수정이는 자기 방으로 들어가 펑펑울기 시작합니다. 여자의 눈물은 남자의 가슴에 구멍을 낸다는데, 天上天下에서 가장 소중한 딸이 우는데 이를 지켜보는 아빠의 가슴이 오죽 하겠습니까. 그래서 조용히 방문을 열고 들어가 수정이에게 말합니다. “수정아~ 네가 엄마의 마음을 이해해야 돼~ 다 너를 위해 그러는 거야~”라고 마음을 달래어 봅니다. 이렇게 말은 하면서도 친구들에게 이미 위신이 깎여버린 수정이 입장도 이해가 되는지라 더 이상 뭐라 해 줄 말이 없습니다.

 

갑자기 어린 시절이 생각납니다. 70년대 후반 대학 다니시던 누나가 10 넘어 귀가하던 날 대문 앞에서 기다리시던 아버지한테 딱 걸려서 종아리에서 피가 날 정도로 회초리를 맞았던 모습을 본 기억이 있습니다. 아들은 들어오건 안 들어오건 별 말씀 없으시던 아버지도 딸이 늦는다 싶으면 저녁식사 하시자 마자 시계만 보고 계셨던 것 같습니다. 어린 나이에는 대학생이면 다 큰 성인인데 정말 너무하시네!”라고 생각했는데, 딸을 둔 아빠가 된 지금은 그 때의 아버지 마음에 200% 동감합니다.

 

딸만 가진 아빠의 이런 고충을 얼마 전 아들만 셋을 키우는 친구에게 했습니다.

~ 신경수, 행복에 겨운 소리 하지마, ~ 집에 들어가는 게 얼마나 무서운지 알아~ 오늘은 또 어떤 놈이 피가 터져서 엄마한테 혼나나~ 우리 마누라 신경질은 또 어떻게 받아주나~ 하면서, 생각해 봐라~ 남자가 하루 종일 밖에서 일하고 편히 쉬려고 집에 들어가는데 현관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것이 이라크 전쟁터, 집에 들어가고 싶겠냐? 그럴 때는 나는 왜 딸이 없나? 하고 얼마나 서러운지 알기나 해!”

 

사람은 자기가 못 가진 것에 대한 동경으로 세상을 산다고 하던데, 정말 그런 모양입니다. 전 반대로 공원에서 아빠하고 다정하게 케치볼하고 있는 사내아이를 보고 있노라면, 그게 그렇게도 부럽게 보이던데…… 그 친구 눈에는 제가 부러워 보이는 모양입니다. 어쨌든, 그리고 나서 하루가 지났습니다. 수정이에게 어떤 말을 해 주면 좋을까 고민하는데 딸 가진 아빠들의 마음을 콕 집어서 표현해 주는 좋은 글을 하나 발견하였습니다.

 

딸아! 다정한 사람을 만나 결혼해라. 너를 굶기지 않을 정도의 돈을 벌고, 가끔 꽃을 사주기도 하고, 주머니에 따뜻한 커피를 숨겨 놓고 아내를 기다릴 만한 남자를 만나거라. – 김승호 교수

 

세상 모든 부모들의 마음일 것입니다. 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아마도 저희 부모님도 저를 이런 마음으로 키우셨겠지요, 갑자기 부모님이 그리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