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한민국이라는 회사의 인사부서가 드리는 이야기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전하는 인간 신경수의 이야기.
CEO 신경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더십 전문가이다.
마케팅을 공부하고자 일본으로 건너갔으나 우연히 듣게 된 허츠버그의 '동기부여이론'에 매료되어 진로를 HR로 바꾸었다.
10년 동안 일본에 있으면서 조직과 사람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아인스파트너의 대표로서 한국의 많은 기업체에 조직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제목 왜, 나처럼 행동하지 않는거지?
등록인 신경수 등록일 2013.05.16

많은 리더들이 우리 직원들은 왜, 나처럼 행동하지 않는 거지?” “우리 직원들도 나처럼 이렇게 체계적일 수는 없을까?”라고 생각하며, 모든 멤버들을 나의 스타일대로 나의 방식대로 훈련시키려 애쓰는 모습을 많이 접합니다. 결론을 말씀 드리면 이런 모험은 성공할 가능성이 전혀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생각하는 리더들 중의 거의 대부분은 몇몇 특정한 업무에 대해서는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겠지만 모든 부분에 완벽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금융권에 있는 선배와 점심을 먹으면서 오고 갔던 이야기를 정리해 봅니다.

신사장, 언제 시간될 때 우리 지점에 들어와서 영업프로세스 좀 점검해 줄래?”

왜요? 선배님…… 요새 실적이 안 좋으세요?”

뭐가 문제인지는 알겠는데, 어떻게 손을 써야 할지를 모르겠네∏∙∏

문제라고 생각하시는 그 문제가 뭔가요?”

인간관계에만 의존하는 멤버들 때문에 골치 아파 죽겠어, Fact Data를 가지고 고객을 상대하라고 그렇게 강조하는데도 말이 전혀 먹히지 않는 친구들이 몇몇 있는 것 같아.”

결국 금융도 돈을 가진 사람을 상대하는 건데 사람중심 영업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소득이 낮은 사람들 상대할 때는 통하겠지, 하지만 우리처럼 고소득자 상대하는 사람들은 사실지향적인 영업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절대 성공하기 힘들어!”라는 말씀에

과연 그럴까요?”라는 답변으로 일단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그 선배의 평소 스타일이 인간적인 면모를 강조하는 분이시라면 정말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강한 동조를 하였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일본에서 공부할 때부터 분석적이고 논리적인 분이라고 소문난 분이기에 (사실 후배들 사이에서의 별명은 냉혈인간이었습니다. ∏∙∏) 부하직원들의 인간관계중시 영업의 문제점이라고 지적하신 것들이 그렇게 가슴에 와 닿지가 않았던 것입니다. 아마도 그 분 기준에서 보면 한심하게 보였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분과는 정 반대의 캐릭터를 가지고 계신 또 다른 선배가 계십니다. (나중에 이분들이 혹시나 이 글을 읽고 본인들 이야기한 것 알면 저는 아마 생매장 당할 것 같은데요, 어쩔 수 없이 약간은 각색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 대기업 상사에서 국내유통을 담당하고 계신 이웃집 아저씨 같은 인상을 가지고 계신 분입니다.

 

이분은 관계지향적 업무스타일을 중요시 여기는 분입니다. 조금은 저돌적인 성향의 스타일로 (일명, 무대뽀라고 하죠!) 이 분이 가지고 있은 가치관의 가장 큰 축은 나이입니다. 이 분은 누구를 만나든, 만난 지 10분 만에 모든 사람들을 형, 동생으로 만들어 버리는 재주가 있습니다. 오래 전 이분의 요청으로 제가 알고 있는 유통업체 임원과 저녁을 함께한 적이 있는데요,

 

연배가 어떻게 되시죠?”

“58년 개띠입니다.”

아이고, 그러시면 저보다 2살이 더 많으시네요. 앞으로 형님으로 모시겠습니다. 말씀 편하게 하십시오~ 형님~ ^^!”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오늘 초면인데 어찌 말을 놓을 수 있겠습니까? ^^;”

예이~ 2살이나 연배이신데, ~ ~ 한잔 받으십시오. 형님!”

죄송합니다. 제가 술을 잘 못하는 체질인지라~”라고 말하며 극구 사양하시는 분께 강제로 소주 3잔을 먹이는 바람에 실신시키고 말았다는 웃지 못할 사연이 있습니다. 이렇듯 나이에 포커스를 둔 인간관계를 중시하다 보니 이런 가치관에 부합하지 못한 부하직원들은 사람취급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또한 제가 아는 후배가 이 선배 밑으로 들어갔다가 영업하는 놈이 술도 못 마신다고 쫓겨 난, 친구들 사이에서는 두고두고 회자 된 유명한 일화도 있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아이러니한 사실이 있습니다. 금융권에 계신 선배도 그렇고 대기업 상사에 계신 선배도 그렇고 기업의 핵심가치로 다이버시티Diversity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기업들이 말로는 「다양한 문화와 성격, 배경을 존중하여 다양한 사고가 조직에 흐르게 하자」라고 하면서 나와 다른 사고, 나와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 멤버에 대해서는 단지 나하고 맞지 않다!”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상대하려고 조차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지난 5년간 당사가 실시하고 있는 리더십서베이의 결과는 다양한 인재군을 하나로 버무려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게 끔 유도하는 사람이 팀실적 향상에 탁월한 공헌을 하고 있음을 데이터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유럽의 저명한 경영컨설턴트인 마렌레키는 그의 저서 『부하직원이 당신을 따르지 않는 10가지 이유』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부하직원의 능력개발을 위해 당신은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어떤 사람들은 그런 고민은 인사부 직원들이나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직원의 능력 개발은 인사부의 업무라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고정관념은 자기 부서에서 가장 능력 있는 직원이 다른 부서나 회사로 옮기려고 할 때 비로소 깨지고 만다. 능력 있는 직원을 잃는 가장 큰 이유는 리더가 직원의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 자신의 과제라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다.”–P185

 

좋은 리더는 편견을 표출하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최고의 인재를 만들어 낼 것인가를 항상 고민해야 합니다. 또한 사실 지향적인 사람과 사람 지향적인 직원이 조화를 이루며 협력할 수 있게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팀의 업무와 다양한 팀원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 주는 절대적인 균형감각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그리고 여러분의 매니저는 이런 역량을 가지고 있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