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한민국이라는 회사의 인사부서가 드리는 이야기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전하는 인간 신경수의 이야기.
CEO 신경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더십 전문가이다.
마케팅을 공부하고자 일본으로 건너갔으나 우연히 듣게 된 허츠버그의 '동기부여이론'에 매료되어 진로를 HR로 바꾸었다.
10년 동안 일본에 있으면서 조직과 사람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아인스파트너의 대표로서 한국의 많은 기업체에 조직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제목 인센티브를 주면 달라질까?
등록인 신경수 등록일 2013.06.28

퇴임하면 꼭 해보고 싶은 일이 피아노 쳐 보는 것이어서……그렇다고 진짜 피아노는 너무 부담되고 해서, 코엑스에 있는 Y사 전시장을 찾았습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전자피아노 하면 Y사가 떠오르잖아요.”

모두가 귀를 쫑긋 세우고 이 분이 무슨 말을 하려고 저러나 하고 잔뜩 기대를 하면서 다음 말을 기다립니다. 물을 한 컵 드시고 나서 그 분의 말씀이 이어집니다.

 

들어가 보니 매장직원이 2명이 있는데, 컴퓨터 게임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여기요~’하고 불렀지요, 그런데 쳐다보는 눈 빛이 한참 즐겁게 게임 중인데 왜 쳐다보냐?’는 뭐 그런 눈빛인 거예요. 왜 그러냐고 그러길래, 200~300만원 대의 피아노를 사려고 하는데, 기능적인 차이에 대해서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지요. 그랬더니, 이 직원 왈 여기는 전시장이니, 판매장으로 가세요!’라고 하는 거예요. 근데 그 눈빛이 어찌나 귀찮아 하는 눈빛이든지 그 회사 제품을 사고 싶은 마음이 확 달아나 버리더라고요. 이 말씀을 왜 드리냐 면, 여기 계신 분들은 모두가 기업을 운영하는 사장님들이잖아요. 현장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좀더 신경을 써 주십사 하는 마음에서 말씀을 드린 겁니다. 소비자가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현장직원들의 태도가 절대적인 것 아니겠어요. ^^;”

 

몇 일전 중소기업 CEO를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정부 내 최고위직 공무원을 하다 퇴임하신 분이 저희에게 들려주신 일화입니다. 옆에 계신 분들의 메모를 보니, ‘우리 회사직원은?’이라고 쓰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마다 자기 회사에서도 저런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사로 잡힌 모양입니다. 하긴, 현장에서 일어나는 일은 본부에서는 알 길이 없으니까요.

 

다른 분들의 걱정과는 달리, 순간 저는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저 분의 사회적 지위나 인지도를 고려했을 때에 일반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만만찮을 텐데, 특강 다니시는 곳마다 저런 말씀을 하신다면 언젠가는 Y사도 한국시장에서 철수해야 되는 것 아냐?’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그런 상황이 일어나도 본부에 있는 사람들은 이유를 몰라 불경기라 그런 거야!”라고 자기 위안만 하겠지요.

 

그러나 조금은 이상하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제가 Y사를 좀 아는데 그런 회사가 아니거든요, 대부분의 일본계 기업이 그렀지만 친절과 예절교육은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강조하고 있는 덕목입니다. 그리고 제 친구의 초등생 딸이 Y사가 운영하는 음악학원을 다니고 있는데, “이곳 직원들은 하나같이 친절하고 실력도 좋아!”라는 칭찬을 여러 번 들은 적이 있습니다. 마침 저희 집 근처에도 Y사의 매장이 있던 터라 주말을 이용해 한 번 들러보기로 하였습니다.

 

역시 예상했던 데로 종업원들이 참 친절하고 열심입니다. 그럼 도대체 어디서 이런 차이가 나오는 걸까요? 똑 같은 회사의 직원들인데 어디는 불친절하다는 주홍글씨를 받게 되었고 어디는 친절한 매장이라는 영광을 얻게 되었을까요? 이유는 한가지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대표적인 이유를 고르라면 당연히 전시장VS판매장의 차이에서 오는 것일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판매장의 경우 판매금액의 5~10%의 인센티브가 별도로 주어진다고 합니다. 핸드폰 업계에 계신 분 말에 의하면 어느 브랜드는 30%까지도 간다고 하네요. (물론 인센티브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 개인별 성향도 분명 존재합니다)

 

솔직히 말씀 드리면, 최근에 갖게 된 궁금증을 풀고 싶었던 마음에 더욱 더 관심을 가지고 탐문했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인센티브가 효과를 발휘하는 한계효용은 어디까지인가?〉를 가지고 고민하고 있던 중에 좋은 소스를 얻은 것입니다. 관련하여 지난 달에 실제로 제가 겪은 일화를 하나 소개할까 합니다.

 

다음은 분당지역에 아구찜 전문점을 경영하고 계시는 어느 사장님과 나눈 이야기입니다. 주말이면 동네 골프연습장에서 자주 뵙는 분이라 격의 없이 질문을 드릴 수가 있었습니다.

사장님 식당의 종업원들은 너무 친절한 것 같아요. 서로간에 손 발도 잘 맞고, 단골고객은 얼굴도 알아보고, 일도 너무 적극적이시고요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랍니다. 제가 식당을 세 곳을 운영하는데요, 처음에는 고객들 클레임도 참 많았지요, 가게를 하나만 운영할까 고민을 하던 중에 우연히 친구의 권유로 직원들 급여시스템을 바꾸어 보았습니다. 맡고 있는 테이블에서 올리는 매출을 반영하여 기본급+인센티브로 바꾸어 보았는데요, 그 이후로 태도도 바뀌고 매출도 쑥쑥 올라가게 되더라고요, 원장님도 학원시스템을 그렇게 한 번 바꾸어 보세요, 분명 효과 있을 겁니다.”

참고로 이분은 저를 학원원장으로 알고 있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이유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인센티브의 양이 많다고 해서 종업원의 태도의 질도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마치 경제학에서 말하는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처럼 일정한 수준을 넘어선 인센티브는 오버액션을 불러일으켜 오히려 손님들에게 반감을 살 가능성이 더 높다는 점입니다. 포인트는 바로 그 한계효용의 정점이 산업에 따라 약간의 차이를 두고 있다는 점이며, 악기판매 매장의 인센티브 금액의 한계효용의 정점을 감안할 때 Y사 전시장 직원의 행동의 원인은 금전적인 보상이 없어서라기 보다는 개인적 성향 탓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