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한민국이라는 회사의 인사부서가 드리는 이야기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전하는 인간 신경수의 이야기.
CEO 신경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더십 전문가이다.
마케팅을 공부하고자 일본으로 건너갔으나 우연히 듣게 된 허츠버그의 '동기부여이론'에 매료되어 진로를 HR로 바꾸었다.
10년 동안 일본에 있으면서 조직과 사람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아인스파트너의 대표로서 한국의 많은 기업체에 조직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제목 거짓말을 강요하는 회사 3
등록인 신경수 등록일 2014.02.13

이렇게 거짓말인줄 알면서도 본인의 이익이나 조직의 지시에 의해 고객을 속이는 ‘뻔한 거짓말’이 있는 반면, 진실이라 생각하고 전달했던 말들이 결국은 거짓으로 판명되면서 본의 아니게 주변인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치는 상황으로 발전하는 ‘안타까운 거짓말’도 존재한다.

2013년10월 02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동양그룹의 계열사인 동양증권 제주지점에 근무하는 고00(42·여)씨가 제주시 조천읍 신촌리 도로에 주차된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씨의 차량에서는 가족에게 보내는 유서와 동양그룹 회장에게 보내는 유서 등 2통의 유서가 발견됐다. 고씨는 동양그룹 회장에게 보내는 유서에서 회사에 대한 원망, 고객들에 대한 책임감 등을 토로했다.
“정말 고객님들께 조금이라도 이자를 더 드리면서 관리하고 싶었고, 정말 동양그룹을 믿어서 권유한 겁니다. 이런 일이 생겨서 정말 마음이 아파 견딜 수가 없네요. 하루속히 고객님들 문제가 전부 해결이 되었으면 합니다. 끝까지 책임 못 져서 정말 죄송스럽습니다. 회장님, 제 고객님들 돈 꼭 전부다 상환 해주십시오”라고 유서에는 적혀 있었다.

2013년11월29일
인천시 강화군 길상면의 한 논길에 주차된 쏘렌토 승용차 안에서 동양증권 금융센터 인천본부 소속 직원 A(38)씨가 번개탄을 피운 채 숨져 있는 것을 순찰 중이던 경찰관이 발견했다. A씨는 유서에서 '이번에 너무 큰 사고를 쳐서 감당할 수 없어요. 못난 아들이 더는 속 썩이기 싫어 못난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어제 점심을 하며 얼굴 봬 다행입니다. 어머니 부디 건강하세요'라고 썼다. 부인에게는 '내년에 결혼 10주년인데 너만 사랑했다. 혹시 채무 독촉이 오더라도 모르는 척해라. 내가 죽으면 모든 게 해결된다고 하니 나 없어도 아이들을 잘 키워달라'고 유언을 남겼다.

그리고 2014년01월23일 비록 동양의 다른 계열사이기는 하지만 또 한 명의 퇴직직원이 자살을 하였다.

동양증권의 직원들은 말한다.
“계열사들의 수익성 악화로 최초 이런 위기가 발생하였고 그룹은 동양증권을 통한 CP판매를 통하여 이들 계열사들을 살리려고 하였다. 그러나 주력 계열사들이 줄줄이 법정관리신청으로 들어가게 되는 이런 절박한 상황 앞에서, ‘상황이 좋아 질 것이니 나를 믿고 자신 있게 판매하라!’는 경영진의 독려만 있었지 위험성에 대한 자세한 내막은 전혀 듣지 못했다” 라고……

보통 보험을 하게 되면 고객이 1순위, 그리고 가족, 친구, 마지막으로 본인이 충당하여 실적을 억지로 맞추는 게 일반적인 순서임을 고려할 때, 피해자들의 대부분은 그들을 믿고 돈을 맡긴 고객과 가족, 그리고 친한 친구들이었을 것이다. 이런 주변인물들이 자신으로 인해 큰 피해를 보고 있다는 사실에 견딜 수 없는 괴로움을 느꼈을 것이고, 끝내는 극단적인 선택을 취한 것으로 보여진다.

사례에서 보듯이 거짓말을 조장하는 조직이 미치는 결과는 내외적으로 너무나 참담하다. 그러나 다단계와 시행사의 사례에서 보듯이 본인이 뻔히 알고 고객을 속이는 ‘뻔한 거짓말’의 경우는 원인과 결과가 이해당사자 쌍방의 관계에서 끝나는 특징이 있는 반면에, 조작된 상부의 지시에 의해 본의 아니게 고객을 속이는 ‘안타까운 거짓말’은 원인은 개인단위에서 시작되었지만 결과는 집단 내부의 연쇄 반응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더욱 더 심각하고 무서운 결과로 이어질 수가 있다.

미국 듀크대학의 댄 애리얼리Dan Ariely 교수는 그의 저서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어느 쪽이든 거짓말로 고객을 속이는 회사는, 결국은 그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다. 불량한 회사에 근무하고 있다는 죄책감과 남을 속이면서 비즈니스를 해야 한다는 괴로움에 양심의 총성은 가슴 한 구석을 끊임없이 괴롭힐 것이고 그들이 받는 총성은 결국은 조직으로 향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절대로 직원들에게 거짓말을 강요하는 회사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최악의 경우 무고한 생명의 자살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거짓말이 직접적으로 죽음을 만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자살을 불러일으킨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인 것만은 사실이다. 설령, 조직이 나에게 고객을 속이거나 거짓말을 강요할지라도 ‘NO!’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용기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남을 속여서 번 돈으로 우리 가족이 먹고 산다면 그 얼마나 비참한 일이란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