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 커리어를 위하여

아인스파트너 인재개발 트레이너 최호선 작성

나는 어떤 전문성을 쌓으며 성장할 것인가? 나는 직업 인생에서 무엇으로 승부할 것인가? 이런 질문은 항상 있어 왔지만 역사상 유래 없는 급격한 변화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요즘이 그 어느 때보다 그 해답을 찾기 어려운 시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당장 앞으로 없어질 직업을 검색하면 몇 년 후, 내가 하는 일도 AI가 대체하는 건 아닐까? 이런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챗GPT 같은 서비스가 일반화될 때 법률 지식을 제공하던 변호사는? 회계사는? 번역가는?

한편, 직장 생활을 하면서 기쁨을 느꼈던 순간은 언제인지 질문했을 때 빠지지 않는 대답 중 하나는 승진이다. 그런데 조직이 계속 늘어나지 않는 한 매니지먼트를 하는 자리는 제한적이고, 개인 입장에서도 매니지먼트를 하는 것보다 플레이어로서 인정받고 싶은 사람이 있으므로 전문직이라는 커리어 패스를 만들어 투 트랙으로 승진 코스를 마련하는 회사가 많아지는 것 같다. 그렇다면 매니지먼트가 아닌 전문직으로 승진할 때 예전 직급과 다른 차별성은 어디에 있는가? 경험이나 일의 숙련도에 있는가?

개인에 있어 ‘전문적인 일’이라는 관점과 직장에서 ‘전문직’이라는 커리어 패스를 놓고 볼 때, 지금 우리에게는 일의 전문성에 대해 과거와는 다른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마침 WORK QUEST라는 연수 상품을 전문직(PRO 또는 SPECIALIST 또는 EXPERT)을 위한 연수로 활용했던 내용이 도움이 될 듯하여 여기서 일부 공유하고자 한다.

모든 비즈니스는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고객이 대가를 지불함으로써 성립된다.    

이러한 가치 창조의 시스템 속에서 나의 일을 바라보면서 나의 고객이 누구이고, 고객 입장에서 어떤 목적으로 나의 일을 필요로 하는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중요한 점은 내가 제공하는 수단이 아니라 고객의 목적이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보다 좋은 품질,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 생각하지만, 고객에게는 그것이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다. 그러므로 먼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포인트는 나의 고객은 누구이고, 나는 고객의 어떤 목적에 기여하는지를 분명히 하는 것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경험은 수단이다. 수단에 매몰되지 않고 고객의 목적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객의 목적을 파악하면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새로운 시각으로 파악할 수 있고, 어디서 전문성을 찾아야 할지가 명확하게 된다. 예를 들면, 당신이 직장에서 번역 업무를 하고 있다고 치자. 번역에서의 전문성은 당신보다 AI가 나을 수 있다. 그러나 회사 전체 가치 창조 시스템 속에서 들여다보니 정보를 전달하려는 목적이 사람들을 이해시키고 설득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면, 당신의 전문성은 글을 정확하게 번역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 배경에 대한 지식을 활용해서 번역된 내용의 의미를 맥락에 맞게 해석하여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에서 발휘되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만약 업무 지식이나 경험만을 전문성으로 본다면, 사람들은 전문성으로는 도저히 직업 세계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다. AI, 챗GPT가 실용화되고 있는 지금, 대부분의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것은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을 가치 창조의 시스템 속에서 고객의 목적이라는 관점으로 새롭게 바라보고 다르게 정의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