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한민국이라는 회사의 인사부서가 드리는 이야기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전하는 인간 신경수의 이야기.
CEO 신경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더십 전문가이다.
마케팅을 공부하고자 일본으로 건너갔으나 우연히 듣게 된 허츠버그의 '동기부여이론'에 매료되어 진로를 HR로 바꾸었다.
10년 동안 일본에 있으면서 조직과 사람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아인스파트너의 대표로서 한국의 많은 기업체에 조직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제목 능력이 없는 게 아니라 모르는 겁니다
등록인 신경수 등록일 2017.10.31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184번째 이야기능력이 없는 게 아니라 모르는 겁니다



"우리네 팀장들은 왜 그리도 무능한 지 모르겠습니다. 일일이 하나씩 말을 해야 알아 들어요. 아니 그리도 간단한 걸 꼭 말을 해야 알아먹습니까? 딱 보면 금방 알 수 있는 것들을, 모른다는 게 말이 되느냐 말입니다!"라고 눈 앞에 마주 선 어느 사장님이 울분을 토해 낸다. 옆에 있는 분이 "여기 신사장님은 조직관리 컨설팅만 20년이라 고민 있으시면 상담하세요. 좋은 해결책을 주실 거에요"라는 말에 혹시나 도움이 될 만한 어드바이스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그 동안 마음 속에 품었던 불만을 쏟아 내고 있는 듯 해 보였다.

그럴 때면, 항상 "아이고, 우리 사장님, 참 고생이 많으십니다. 조금만 기다려 주시면 그들도 충분히 기대되는 역할을 잘 소화해 낼 겁니다. 조금만 더 관심과 애정을 갖고 지켜봐 주셔요"라고 100%정답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모범답안에 근접한 접대성 멘트를 날린다. 하지만, 속내는 "혹시나 사장님한테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요?"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치고 올라온다. 그러나 차마 면전에서는 해 서는 안 되는 말인지라 머릿속에서만 빙빙 돌 뿐이다.

물론, 그들의 답답한 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중소기업에서 근무하는 관리자들은 적어도 조직관리에 있어서는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몰라서 실패하는 케이스가 대부분이다. 이런 현상은 비단 관리자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이제 막 들어온 신입사원부터 고위 임원에 이르기까지 거의 비슷한 증상을 보이고 있다. 조직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역할이 무엇인지 모를 뿐만 아니라, 설령 기대되는 역할이 무엇인지 안다 할 지라도 어떤 방식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미션을 클리어하면 되는지를 모르기 때문에 진급이 되어도 과거에 했던 패턴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고 보니, 새롭게 부여 받은 보직에 어울리는 역할행동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데 마음이 급한 경영자들 눈에는 답답하게 보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찌 해야 하는 것일까? 과연 어떡해 해야지 일일이 간섭하지 않아도 조직으로부터 부여 받은 미션을 깔끔히 소화해 내는 스마트한 관리자라고 칭찬을 받을 수 있는 것일까? 거기에는 두 가지 단계가 필요한데, 첫 번째는 관리자가 되기 전에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사전단계이고, 두 번째는 관리자가 된 이후의 사후단계이다.

사전단계라 함은 과연 그 포지션에 어울리는 능력을 갖춘 관리자가 제대로 임명되어 있느냐의 질문에서부터 시작한다. 혹시나, 나이가 많다고 조직을 이끄는 팀장이나 임원이 되었다거나, 아니면 회사에 들어온 지 오래되어서 자연스럽게 관리자가 되는 연공서열식 문화덕분에 간부가 되는 경우가 적지가 않기 때문이다. 혹시나 이런 분위기를 가지고 있는 회사에서 "우리회사 관리자들은 정말로 한심하다"라고 불평하시는 사장님이 계시다면, "문제는 사장님한테서 시작된 것입니다. 본인부터 반성하셔야 할 것 같네요"라고 말해 주고 싶다.

조직이 크든 작든, 관리자의 선발은 엄격하고 공정해야 한다. 철저하게 능력위주의 선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거기에는 두 가지 측면을 고려해야 하는데, 멤버시절에 충분히 기대에 어울리는 실적을 남겼느냐의 '실적베이스의 조직공헌도'와 관리자가 된 후에 전체를 아우르는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느냐의 '잠재적 리더십'에 대한 고찰이 이루어 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후자의 관점에 깊은 고민이 필요한데, 이유는 뛰어난 선수가 반드시 유능한 코치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반대의 케이스가 훨씬 많은데, 이유는 자신이 이끌고 있는 팀원들의 행동기준을 모두 자신에게 맞추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내가 멤버일 때는 하루 24시간 일했는데, 저 친구들은 왜 저 모양이야!"하는 식의, 조직을 위해 헌신한 자신에게 모든 기준을 맞추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플레이어로서 탁월한 능력을 갖춘 자신을 기준으로 팀 멤버들의 잠재역량을 측정하기 때문이다. 성공체험이 많은 자신의 높은 업무역량을 보통의 능력밖에 안 되는 멤버들과 비교하려니 모든 게 맘에 들지 않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답답하고 화가 나서 직원들을 혼내 키는 것이다. 이렇게 혼이 난 직원들은 더욱 더 팀장과 거리를 둘 수 밖에 없고,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소통의 부재가 일어나고 상호신뢰에도 금이 가는 것이다. 그래서 생겨난 말이 '훌륭한 선수가 반드시 훌륭한 감독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인데, 이런 상황을 축구나 야구와 같은 대중 스포츠에서 우리는 익히 많이 경험하고 있다.

일단 관리자로서 기본적인 자질을 갖춘 인물이 발탁되었다는 전제하에, 두 번째 단계인 사후단계, 즉 하드 트레이닝의 단계에 돌입해야 한다. 아무리 뛰어난 플레이어로서 활약한 멤버라 할지라도 관리자로서 어떤 역할이 기대되고 어떤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많지가 않다. 우선 플레이어와 매니저의 차이가 무엇인지부터 시작하여 혼자의 힘이 아닌 전체의 힘에 의해 100을 만들어내는 관리자가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서 일깨워 주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모르는 것을 알려 주는 교육의 힘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높기만 하다. 직원들의 역량개발에 팔을 걷어 부치고 매달리는 중소기업은 그리 많지가 않기 때문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직원교육까지 신경 쓸 정도로 경제적인 여유를 가진 기업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당사가 조사한 '2016년도 교육연감'에 따르면, 대기업의 경우 1년에 쓰는 교육예산이 직원 1인당 평균 200만원인 것에 비해서 중소기업의 경우 1인당 교육예산은 겨우 50만원에 불과했다. 그것도 역량개발에 쓰는 순수교육비의 성격보다는 조직의 단합을 위해 쓰는 레저용 교육비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역량개발에 들어가는 교육비는 거의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장님들은 이렇게 말한다. "없는 돈을 써가며 그렇게 교육을 시키는 데도 능력개발이 전혀 안 되니 정말로 답답할 뿐입니다." 모든 기준이 본인에게 있다 보니, 투자대비 아웃풋이 없는 것이 한심하고 답답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그러나 무지를 깨우쳐 주는 데 교육의 목적이 있었다면, 개개인의 능력개발이나 역량개발에 교육비가 투자되어야지 맞는 것이자, 레저용 바이크를 타거나 야외에서 캠핑을 하는 아웃도어 프로그램을 위한 투자를 가지고 "교육을 위해 많은 돈을 썼다"고 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은 궤변에 불과할 뿐이다.

특히나 신임관리자들의 관리역량을 키우기 위한 교육은 정말로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조금은 엉뚱한 비유이긴 하지만, 리더십의 요체라는 장교교육을 예를 들어 생각해 보도록 하자. 1명의 훌륭한 장교를 육성하기 위해 들어가는 총 예산은 미국의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의 경우 4년 동안 30만불(3.5억 원), 우리나라 사관생도의 경우 4년 동안 2.3억 원이 투자가 된다고 한다. 그 정도로 1명의 리더를 만들기 위한 과정은 비용이나 시간이나 만만찮은 여정을 거쳐야 하는데, 대부분은 아무런 대가를 치르지 않고 자연스럽게 리더가 태어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 우리들의 현실이다.

"육체근로자를 지식근로자로 전환하는 데는 지속적인 교육이 절실하다는 신념을 고수했다. 이러한 근로자들은 아이디어도 많이 내고 주도적으로 판단하는 일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새 시스템을 도입하고 패러다임을 전환한 직후 1년 동안 지식근로자들이 내놓은 업무개선 및 혁신 아이디어는 전보다 1,200건이나 늘어났다. 또한, 이런 모든 것들은 관리자들의 능력을 얼마나 향상시키느냐에 따라 큰 차이가 발생했다."는 말로 피터드러커는 『리더의 조건』에서 지식근로자와 그들의 상위계급에 있는 관리자들을 키우기 위한 기업의 노력과 지속적 학습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했다.

지난해 매경 지식포럼에 참석한 라구 크리슈나무르티 GE 크로톤빌 원장 겸 최고교육책임자(CLO)는 "크로톤빌에 투입되는 연간 예산만 10억달러에 달하며 매년 4만여 명의 GE직원들이 리더십 교육을 받습니다. 직원 모두가 리더라는 철학 아래 개인의 성장이 곧 조직성장으로 이어지게 끔 지속적인 학습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연못에 조약돌을 던지면 파장이 일어나듯 매년 키워낸 4만명의 리더들이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주변 직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조직발전을 이끌어 내고 있는 것입니다. 크로톤빌을 통해 우리는 '자이트가이스트(시대정신)'을 실현하고 있는 것입니다"라는 말로 GE의 리더육성에 대한 소명의식을 설명했다.

대기업의 관리자들이라고 해서 모두가 처음부터 훌륭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조직관리, 성과관리, 목표관리 등의 조직성과를 이끌어 내기 위한 관리자의 업무역량을 발휘하기 위해는 팀장이 되기 전의 사전단계에서부터 철저한 검증을 받는다. 과거 대리~부장에 이르는 승진의 과정에서 반드시 새로운 직급에 어울리는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팀장후보군으로 선별이 된 이후에는 업무평가와 잠재능력에 대한 다양한 관찰을 통해 팀장의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를 끊임없이 검증을 받는다.

이렇게 팀장의 선발이나 육성에 많은 공을 들이는 이유는, 팀장은 조직의 허리와도 같은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자리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중요한 자리를 아무런 검증 없이 임명하는 것도 문제이고, 임명을 시킨 이후에도 아무런 훈련 없이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방치해 두는 것은 더욱 더 큰 문제인데, 이런 문제에 대해 문제의 원인을 조직에 두기보다는 사람에 두고 있는 경영자들이 적지가 않은 듯 하여 문제제기를 해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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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번째 이야기 :성실한 배우자를 만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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