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한민국이라는 회사의 인사부서가 드리는 이야기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전하는 인간 신경수의 이야기.
CEO 신경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더십 전문가이다.
마케팅을 공부하고자 일본으로 건너갔으나 우연히 듣게 된 허츠버그의 '동기부여이론'에 매료되어 진로를 HR로 바꾸었다.
10년 동안 일본에 있으면서 조직과 사람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아인스파트너의 대표로서 한국의 많은 기업체에 조직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제목 인사고과도 평등하게?
등록인 신경수 등록일 2018.01.15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194
번째 이야기인사고과도 평등하게?


‘평등’이라는 키워드는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화두가 되었다. 나보다 잘 난 사람을 절대 인정하지 않으려는 문화는 아마도 우리민족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국민성이 되어 버린 듯한 느낌이다. 노력하여 큰 기업을 일군 사업가는 말할 것도 없고 사회적으로 유명한 학자나 천신만고 끝에 고위직에 오른 사람들 등등, 누가 보아도 존경을 받아 마땅한 인물에 대해서도 “저들하고 나하고 다른 게 뭐야? 왜 저 사람들만 저런 대접을 받아야 돼?”라는 식의, 절대로 그들과 나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눈으로 유명인사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적지가 않다.

이 문제에 대해 수년 전에 『이분법 사회를 넘어서』라는 책을 발간하신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송호근 교수와 대담을 나눈 적이 있는데, 그 분은 이 문제에 대해 “성장위주의 국가정책이 빚어낸 불평등의 문제입니다. 성장기에 발생한 잘못된 관행이나 편법이 아무런 제재 없이 그대로 정당화 되어버린 이유가 가장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라고 말씀하시며, “공정하지 못했던 과거의 대한민국에 그 책임이 있다”라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난다. 이러한 견해는 이분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사회학자들이 갖고 있는 보편적인 의견으로 보여진다. 그만큼 우리의 과거가 떳떳하지 못했기 때문에 결과에 승복하고 차이를 인정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일정기간의 여과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비슷한 논리가 조직의 상황에서도 일부 보여지고 있는데, 어느 조직에서 있었던 ‘핵심인재’와 관련된 사건이다. 일반 소비자를 상대로 한 비즈니스모델 때문에 나름 유명세를 타고 있던 A기업에서 얼마 전 있었던 일이다. 사장의 지시로 핵심인재를 선발하고 그들에 대한 지원책과 육성방안을 마련하여 전사공지를 하였는데, 현장에서 난리가 난 것이다. “핵심인재의 선발 기준이 뭐냐?”에서 시작하여 “왜 그들은 되고, 나는 안 되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설명해 달라”는 식의 불만의 목소리가 쇄도한 것이다. 심지어는, 핵심인재에게 적용되는 각종 혜택에 대해서 모든 사원들에게 공평하게 적용해 줄 것을 요구하는 연판장까지 작성이 되어 경영진에 전달이 된 모양인데, 이유는 그 회사의 오너가 자격이 안 되는 주변의 특정 인물들만 챙겼던 과거의 추억이 뿌리깊게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결국, 그 회사는 ‘핵심인재관리 프로젝트’ 자체를 없었던 일로 취소하는 것으로 사태를 일단 마무리하게 되는데, 이를 주관했던 부서 사람들의 고생과 허탈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물론 과거의 공정치 못했던 행적 때문에 핵심인재 선발을 반대하고 나서는 것도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지만, 사람의 능력이 균일하지 않다는 것을 모르지는 않을 텐데 이건 좀 상식 이하의 행동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퍼센트의 차이는 다소 있겠지만 어느 조직이든 상위 20%의 A급직원과 하위 20%의 C급직원이 같은 지붕아래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은 엄연한 사실이다. 거기에 더하여, 심한 경우는 A급직원들의 탁월한 업무능력 덕분에 조직전체가 굴러가는 회사도 적지가 않다. 그렇다고 C급직원이 필요 없다는 말은 아니다. 그들이 없다고 C급직원이 아예 사라지고 없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기 때문이다. 때가 되면 다시 B급에서 C급으로 내려오는 직원들이 하나 둘씩 생기기 때문에 내려오려는 B급인재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일정부분의 C급직원은 현실적으로 필수불가결한 존재이다. 문제는 조직에서 엄연히 존재하는 A, B, C의 능력차이를 일부 직원들은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는 점에 있다.

아래의 도표는 지난 해, 어느 교육기관에서 주관하는 ‘핵심인재’를 테마로 한 세미나에서 그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이다. 23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핵심인재관리의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들이 총 100명(그렇다 67명, 매우 그렇다 33명)이었고, 필요치 않다고 응답한 사람들의 숫자도 100명(전혀 그렇지 않다 25명, 그렇지 않다 75명)으로 필요성과 불필요성에 대한 의견이 정확히 반으로 갈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기업의 규모가 클수록 필요성을 느끼는 쪽의 의견이 많았고 기업의 규모가 작을수록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쪽의 의견이 많았다는 사실에서 보듯이 역시나 핵심인재관리의 필요성은 기업의 규모에 비례함을 알 수가 있었다.
도표

핵심인재관리의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지만, 현실적인 운용에 있어서는 애로사항이 크다는 의견들이 많아서 이 부분에 대한 질문을 따로 해 보았더니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 아래의 도표에서 보듯이 “도입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기존직원과의 형평성 38%’ ‘선발의 공정성 29%’ ‘비용의 문제 15%’ ‘해당자원이 적어서 10%’ ‘기타 8%’의 순으로 나타났다. 논리적으로 생각해 보면, 선발의 공정성이나 비용의 문제가 큰 장애요인으로 거론되는 것이 마땅할 텐데, 실제로는 기존직원들과의 형평성의 문제, 즉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이냐? 와 같은 현장에 깔린 ‘평등주의’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여겨지고 있었던 것이다.

도표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사람은 모두가 평등해야 하고 불공정한 대접을 받지 말아야 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비즈니스적 관점에서 보면 이런 논리가 매우 위험한 사고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부문은 인간의 기본적인 심리구조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가 있다. 인간은 절대적 기준보다는 상대적 비교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인데, 거기에는 크게 2가지 심리가 작용한다.

첫 번째는 상대적 박탈감이다. 예를 들면, 열심히 일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지 못하는 현실에는 참고 넘어갈 수 있을지 모르지만, 대충 일하면서도 열심히 일한 나와 아무런 차이가 나지 않는 대우를 받는 동료를 그대로 방치하는 상황은 용서치 못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조직은 불성실한 직원이 발생할 시에는 신속히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런 상황을 내버려 두고 방치할 경우 조직의 분위기가 이상해 지는 것은 물론이고, 성실히 일하고 있는 직원들로 하여금 “왜 나만 열심히 일하는 거지?”하는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게 만들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적당주의 현상의 만연이다. 이는 조직에 대한 충성도가 사라진 애사심 Zero의 상황이라기 보다는, 할 수 있는 범주의 절반 정도에서만 움직이려고 하는 적당주의 현상을 의미한다. C급 사원들에게서 보이는 무임승차 현상이 A급 사원들에게도 나타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우수한 실적을 내어도 C급 직원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공평한 보상을 받는 다고 한다면, 실적의 평균을 유지하며 더 이상 아웃풋을 내려고 하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종종 개별 인센티브와 집단 인센티브 중에 어느 쪽이 더 효과적인가? 하는 문제로 연결이 되는데, 이 문제에 대해 프랑스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모야보발레(Maya Beauvallet)씨는 2013년 발행한 『인센티브와 무임승차(원제: Les Stratégies Absurdes)』라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집단 인센티브의 효과는 거꾸로 된 U자형 곡선을 그리는 것과 같다. 간단히 말하면 최하위 사원과 최우수 사원은 집단 인센티브를 적용하면 일을 더 안 한다. 최하위 사원은 무임승차를 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어쨌든 팀원들이 모두 일하고 있는데 빈둥거리는 것은 꽤 이익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우수 사원이 일을 덜 하는 것은 문제가 크다. 최우수 사원은 다른 동료들이 작업의 속도와 효율성을 따라올 때까지 기다려도 된다고 생각하는데, 일을 신속히 하고 성과를 내는 일이 자신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은 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심리적인 이유는 둘째 치고라도,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공평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조직은 엄중히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 사고를 기본에 깔고 인사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A급은 A급에 맞게, C급은 C급에 맞는 대우를 해 주어야 한다. 공평하고 평등하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우수한 업무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직원들과 아무리 가르쳐도 제대로 따라오지 못하는 직원들을 공평하게 대우 할 경우 조직은 반드시 하향평준화의 길로 접어들 것이다. 그리고 무임승차하는 직원들의 숫자도 점점 늘어날 것이다. 그때 가서 후회해 봐야 침몰하고 있는 배에서 아우성치고 있는 모습과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 신경수의 지난 칼럼보기
-193번째 이야기 :양들의 침묵


대표이사 신경수 사진 (주)아인스파트너 대표이사 신 경 수
Address: (135-090) 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로95길 15 천해빌딩 3F
T: +82-2-523-3592 / H: +82-10-8914-3592
Direct: 070-7600-1901  / F: +82-2-588-8057
 ksshin@ains.co.kr / old.ain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