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한민국이라는 회사의 인사부서가 드리는 이야기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전하는 인간 신경수의 이야기.
CEO 신경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더십 전문가이다.
마케팅을 공부하고자 일본으로 건너갔으나 우연히 듣게 된 허츠버그의 '동기부여이론'에 매료되어 진로를 HR로 바꾸었다.
10년 동안 일본에 있으면서 조직과 사람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아인스파트너의 대표로서 한국의 많은 기업체에 조직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제목 양심불량 아버지를 둔 사람들의 고통 - 2
등록인 신경수 등록일 2015.07.07
(주)아인스파트너
 
「 양심불량 아버지를 둔 사람들의 고통 - 2

지난 주에는 부대 지휘관의 부정행위로 인하여 나를 포함하여 불량집단으로 취급을 당한 선량한 군인들 이야기를 해 보았다. 하지만 이런 일들이 군에서만 일어나는 보기 드문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최근에 발생한 양심불량 CEO의 부정행위로 인하여 아무 죄 없는 일반 시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사례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지난 주 일요일 오후 늦은 시간 아이들이 떡볶이가 먹고 싶다고 조르길래 평소 자주 들르는 ‘아딸 떡볶이’이라는 이름의 떡볶이 집에 들렀다. 다른 동네에 위치한 여느 떡볶이 집처럼 우리동네 ‘아딸’도 착하고 선한 얼굴을 갖고 계시는 사장님과 사모님 두분이서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는 곳이다. 동네에 있는 치킨집이나 식당의 사장님들처럼 이곳 ‘아딸’의 사장님도 나의 직업을 학교선생님으로 인지하고 계셨다.

“사장님 안색이 영 좋지 않으신데, 무슨 걱정거리라도 있으세요?”
“아, 신선생님…… 지난 주에 저희 ‘아딸’과 관련된 좋지 않은 뉴스가 나간 후부터 손님들 발길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서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네요. 메르스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손님이 줄어드는 판에(∏∏)”

자세한 내용을 모르는 터라 힘내시라고 대충 위로의 말을 전달한 후에 집으로 돌아와 ‘아딸’에 대한 기사를 검색해 보았다. 최근 메르스 사태에 가려서 크게 부각되지는 않았지만 평소 ‘아딸’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던 나와 같은 사람에게는 배신감이 이는 기사가 올라와 있었다. 대표이사 이경수(하필이면 나랑 같은 이름이라니@@) 사장이 식자재 납품업체로부터 60억에 이르는 뒷돈을 받고 체인점에 대한 음식재료의 납품권을 주었다는 것이다.

‘아버지와 딸이 하는 떡볶이 집’이라는 슬로건으로 감성마케팅에 성공한 ‘아딸’은 가난했던 이경수 사장의 휴먼스토리가 방송을 타면서 일순간에 스타프랜차이즈 기업으로 등극하였고 지난해에는 가맹점 수가 1000개를 돌파하였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성공의 원인이 가난을 극복한 독실한 기독교 신앙에 기인한다고 말을 하였기에 많은 소비자들은 그가 말한 섬기는 CEO, 봉사하는 CEO의 약속을 찰떡 같이 믿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이번에 터진 검은 뒷거래는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식자재 납품업체로 선정된 A기업은 리베이트로 제공한 금액만큼 이익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 가맹점에 납품하는 음식의 질을 종전보다 더 낮출 수 밖에 없었다고 검찰조사에서 말했다. 검은 뒷거래로 들어온 돈만큼 고스란히 그 피해가 가난한 가맹점주에게 돌아갔다는 사실에서 금번 리베이트 사건은 여느 기업 CEO의 리베이트 사건과는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선한 이미지로 포장한 사악한 CEO가 인생 제2막을 위해 뛰고 있는 선량한 시민들을 향해서 사기를 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아딸’CEO의 양심불량으로 인해 인생 2막을 설계하고자 했던 중년의 남성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면 전국민이 그 피해를 안게 된 또 하나의 사연이 있다. 2013년 벌어진 원자력발전소 불량부품 납품사건이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원전에 들어가는 부품 중에 일부 부품의 시험성적서가 위조되어 공급되는 일이 벌어졌다.

LS전선의 자회사인 JS전선의 케이블이 원자력발전소에 납품되면서 담당자인 송모 부장이 17억 원 정도의 뇌물을 받고 시험성적을 조작해 준 것이다. 이 돈의 일부는 당시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의 사장이었던 김종신씨에게로 흘러 들어갔다. 법원은 김종신 사장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결함 있는 부품이 사용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국의 모든 원자력발전소의 가동이 일시 중단되었다. 이로 인해 발생한 피해금액이 10조원이라고 법원은 발표했다.

현장에서는 부실한 부품을 제공받는 대가로 돈을 받고, 사장은 사장대로 납품업체의 수뇌부로부터 돈을 받고 그야말로 윗물도 아랫물도 세트로 썩어 들어간 고개를 들 수 없는 사건이었다. UAE 원전 수출로 국위선양을 하였다고 자랑하던 한수원은 혹시나 불량부품 사건이 상대국의 귀에 들어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기회를 통하여 내부의 자정노력에 한층 더 노력을 기울이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집안 단속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 남이 어떻게 생각할까? 를 고민하고 있다고 하니 참으로 한심하다.

도표 왼쪽의 도표는 지난 2014년 9월 잡코리아의 협조를 얻어 전국의 직장인 800명으로부터 받은 설문의 결과이다. “CEO의 도덕성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인가?”라는 질문에 대하여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관련이 있다’에 응답한 사람들의 비율이 60~70%에 육박하였다. 반면, ‘거의 없다, 전혀 없다’는 10~15%의 수준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최고책임자의 도덕적 청렴성이 조직과 구성원들의 정신적 자세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전편에서 소개한 군 지휘관의 양심불량으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군인들처럼, 여기 소개한 두 사건의 여파 또한 단지 CEO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뇌물을 상납 받았다는 사실에서 끝나 보이지는 않아 보인다. 아무 죄 없는 주변 사람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고 있기 때문이다. ‘아딸’은 가난한 가맹점주 들이 구겨진 회사이미지 때문에 큰 고통을 당하고 있으며, 한수원은 중단된 원전가동 때문에 무려 10조원이라는 국민혈세를 낭비케 하였을 뿐만 아니라 국가신용도에도 크나 큰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손실은 내부 직원들의 사기하락일 것이다. 전편에 소개한 해군참모총장의 비리사건으로 인하여 사관생도 지원경쟁률이 하락하고 해군 장병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진 것처럼 내가 속한 조직의 CEO가 부도덕한 행위로 인하여 구속이 되거나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다면 그 누구도 자신 있게 나와 나의 조직에 대하여 자신 있게 외부사람과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심지어는 내가 군에서 경험했던 것처럼 마치 내가 죄인인 것처럼 아무 이유 없이 주눅이 들기도 한다.

인품이 훌륭한 아버지를 둔 집안의 자식들은 주변의 칭송을 받고, 반대로 개차반 아버지를 둔 집안의 자식들은 주변의 손가락질을 받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 글을 쓰면서 고향에 계신 아버지 생각이 났다. 자랑스런 아버지가 있어서 너무 감사할 따름이다.


* 신경수의 지난 칼럼보기
-2015년 7월 1일 컬럼: 양심불량 아버지를 둔 사람들의 고통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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