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한민국이라는 회사의 인사부서가 드리는 이야기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전하는 인간 신경수의 이야기.
CEO 신경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더십 전문가이다.
마케팅을 공부하고자 일본으로 건너갔으나 우연히 듣게 된 허츠버그의 '동기부여이론'에 매료되어 진로를 HR로 바꾸었다.
10년 동안 일본에 있으면서 조직과 사람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아인스파트너의 대표로서 한국의 많은 기업체에 조직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제목 천국으로의 출근을 꿈꾸다
등록인 신경수 등록일 2016.07.06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143번째 이야기「천국으로의 출근을 꿈꾸다」


(어느 대기업 영업부장의 하루)
아침 7시면 어김없이 사무실에 도착한다. 청소하는 아주머니들의 뒷모습이 저기 보인다. 나보다 먼저 새벽을 열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감사하고 신기할 따름이다.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 들어설 때면 학창시절의 생각하기도 싫은 자취방이 생각나서 죽을 것처럼 싫지만 그래도 케케묵은 냄새는 없지 않냐는 위안 아닌 위안을 하면서 밤새 전송해 들어온 팩스를 살핀다.
8시가 가까워진다. 팀 멤버들이 하나 둘 숨을 헐떡이며 사무실로 달려 들어온다. 규정상으로는 9시 출근이지만 9시부터 시작하는 부서장회의에서 발표할 자료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팀원들을 8시까지는 출근시켜야 한다. 이런 습관은 20년 전 내가 신입으로 들어올 때부터 있어왔다. 그때는 너무나 당연했던 8시 출근인데, 요즘 젊은 친구들은 불평불만이 많다. 자기들끼리 만나면 공공연히 출퇴근에 대한 성토를 하는 것 같다.

9시 담당임원과 함께 하는 부서장회의 시간이다. 사업부별로 전날 판매고에 대한 보고와 국가별 주문량에 대한 변동사항에 대해 보고한다. 유럽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사업2팀의 박팀장이 오늘 안색이 영 좋지가 않다. 최근 중국제품의 덤핑영업으로 우리 쪽 거래선의 상당량이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는 추세에 있기 때문이다. 임원에게 호되게 혼나는 박팀장이 안쓰럽기만 하다.

오후 6시, 강남성모병원 장례식장을 향해 사무실을 나선다. 대학동기 김양수의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곳에서 오랜만에 학창시절 같이 공부했던 친구들을 만났다. 벌써 퇴직한 친구, 자영업으로 다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친구, 독립해서 자기병원을 차린 의사, 무엇보다도 같이 CPA공부를 했던 영일이가 제일 부럽다. 자기이름을 딴 회계사무실을 낸 것이다. 전문직이라 정년이 없다는 것이 제일 부러웠다.

오후 9시, 중국에서 날아온 거래처 사장이 머물고 있는 명동으로 향했다. 우리 쪽 물건을 가져다가 중국 제조사에 넘기는 일을 하는 에이전트 중에 제일 우리 물건을 많이 팔아주는 A급 에이전트다. 소홀한 대접은 있을 수가 없다. 특히 이 친구는 술을 엄청 좋아한다. 그것도 독한 양주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중간에 가격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하고 싶은 마음 굴뚝같지만 혹시나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할 까봐 연거푸 술만 들이킨다. 그러면서 취해 간다. 오늘도 어김없이 12시 퇴근이다.

(어느 대기업 5년 차 대리의 하루)
8시가 가까워진다. 우리도 남들처럼 9시까지 출근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을 하면서 어떻게든 지각은 피하려고 오늘도 필사적으로 달려본다. 숨을 헐떡이면서 간신히 8시 전에 사무실 도착에 성공한다. 저 앞에 선배들이 하나 둘씩 노트를 들고 회의실로 들어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도착한 팩스를 카피해서 나 또한 따라 들어간다. 회의실 분위기가 별로 좋지 않다. 최근 실적 압박에 모두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아~ 오늘은 또 어떻게 하루를 보내려나~~~

10시 부서장 회의에 들어갔던 팀장이 나를 부른다. 다음 주에 유럽출장을 다녀오라고 한다. 최근 동유럽을 시작으로 불기 시작한 중국제품의 덤핑공세가 서유럽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 거래처를 돌면서 거래선이 흔들리지 않도록 정신적인 유대관계를 강화하고 오라는 주문이다. 북아프리카 지역을 다녀 온지 2주 밖에 안 되었는데 또 출장을 가라고 한다. 기왕 가는 거 맘이 불편한 박차장만 아니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지긋지긋한 출장을 준비한다.

오후 2시 팀장이 다시 또 나를 호출한다. 자기대신 법무팀장에게 가보라는 것이다. 영문도 모른 체 법무팀장 앞에 서있다. “너희 팀장 부른 건데 왜 네가 왔어?” 나이가 나보다 3살이나 어린 게 다짜고짜 반말이다. 자기보다 나이가 20살이나 많은 부장들한테도 절반은 반말이다. 그러니 팀장들이 이곳에 오는 걸 극도로 꺼려하는 것이다. 그래도 할 수 없다. 앞으로 회장님이 되실 분인데 참아야지!

오후 7시 팀장을 따라서 유럽에서 날아온 거래처 사장님과 식사하기 위해 강남역으로 향했다. 강남에서도 가장 유명한 한정식집이다. 자기 돈으로는 먹을 수 없는 비싼 식당을 즐길 수 있어서 부럽다는 말을 가끔 듣는다. 정말 속 모르는 말이다. 수뇌부 통역하느라 음식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다.

오후 10시 거래처 사장님을 떠나 보내고 팀장이 나를 부른다. 조금 전 있었던 거래처 사장님과의 대화내용에 대한 리뷰를 하자고 한다. 아니 술 마시면서 나누었던 이야기를 꼭 지금 이 시간에 정리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서로 오고 간 대화내용을 정리해 드렸다. 정리가 끝나자, 이제 진짜로 마음 편하게 술 한잔 하자며 잘 가는 BAR로 나를 데리고 간다. 통역하느라 말을 많이 해서 너무 피곤하다. 그저 집에 가서 쉬고 싶은 마음뿐이다.

어느 부장의 이야기는 동부제철에서 일하고 있는 선배의 이야기를 다룬 내용이고, 어느 대리의 이야기는 현대상사에서 근무하는 조카아이의 이야기를 다뤄본 내용이다. ‘직무스트레스’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전경련 국제경영원과의 공동세미나를 준비하면서 그들의 하루 일과를 일기형식으로 담담하게 청취한 것이다.

아인스파트너가 최근 직장인 7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직장인 스트레스 중에서 가장 큰 스트레스로 지목한 부분이 직무관련 스트레스(42.7%)였다. 다음으로 고용관련 스트레스(40.5%)와 사내인간관계(33.1%)가 뒤를 이었다. 이를 주제로 한 세미나를 지난 달에 전경련 국제경영원과 공동으로 개최를 하였는데,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노력하는 기업의 노력을 소개하기 위해 나온 LG와 롯데의 사례발표를 듣는 시간도 덧붙였다.

사례발표를 위해 연사로 나온 분들은 ‘구성원들의 스트레스는 결국 부메랑이 되어 조직의 손실로 돌아온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회사가 적극적으로 스트레스해소를 위해 나설 필요가 있다’는 말로 자사의 노력을 정리해 주었다. 이러한 결론은 금번 실시한 설문에서도 어느 정도 표출이 되었는데, 아래와 같이 스트레스해소를 위한 주도적 역할에 대하여 경영층을 지목한 직장인들이 28.1%, 직속상사가 23.8%에 이르렀던 것이다.
스트레스해소를 위한 액션플랜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또 하나의 필요한 구성요소가 있다. 바로 구성원들의 동참이다.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실행안과 현장의 멤버들이 참가한 시나리오가 전개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플랜이어도 오래가기 힘들다는 결론은 지금까지 수도 없이 제기되어 온 사실이며, 사례발표를 위해 참여한 연사들도 힘 주어 강조한 부분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첫째는 ‘경영진의 강한 의지’ 그리고 둘째는 ‘현장에 있는 일반직원들의 적극적 참여’가 지금의 척박하고 지옥 같은 조직문화에서 나올 수 있는 해법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마치 마차의 양 쪽 바퀴처럼 둘 중에 어느 하나가 느슨해도 일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결론을 얻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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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번째 이야기 :「젊은 주니어 층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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