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한민국이라는 회사의 인사부서가 드리는 이야기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전하는 인간 신경수의 이야기.
CEO 신경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더십 전문가이다.
마케팅을 공부하고자 일본으로 건너갔으나 우연히 듣게 된 허츠버그의 '동기부여이론'에 매료되어 진로를 HR로 바꾸었다.
10년 동안 일본에 있으면서 조직과 사람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아인스파트너의 대표로서 한국의 많은 기업체에 조직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제목 나쁜 친구랑 놀지 말아라!
등록인 신경수 등록일 2016.06.21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141번째 이야기 「나쁜 친구랑 놀지 말아라!」


부모님들이 자녀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잔소리 중에 하나가 “나쁜 친구랑 놀지 마라!”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왠지 설득력 있어 보이는 어머니의 훈계가 사회에서도 그대로 통용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어제 있었던 일이다. 유명 특허법인에서 파트너로 일하고 있는 엄청 가까운 선배가 있는데, 어제 모임에서 이런 말을 한다.

“지난 해는 정말 힘들었습니다. 근데 올 해는 시작부터 출발이 좋습니다. 실적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고요, 작년보다 30%는 매출도 오르고 일도 많아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신기한 것은 작년에 말썽을 부렸던 파트너 3명을 내 보냈는데도 오히려 의뢰 건수는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 업무의 특성상 파트너가 영업을 하는 거라서 사람이 줄면 일도 줄어야 마땅하거든요. 이유가 뭘까요?”

같이 있는 사람들 때문에 기분이 좋았는지, 아니면 요즘 한껏 비즈니스가 잘 돼서 기분이 좋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목소리에 잔뜩 힘을 줘가며 “직원들을 너무 네거티브하게 선동하고 다니길래 제가 ‘그러지 마라!’라고 따끔하게 한 마디 했지요, 그 후부터는 저를 피하더라고요!”라는 자랑도 섞어가며, 말썽부린 3인의 파트너를 대적한 무용담까지 늘어 놓는다.

참석하신 분들 중에는 큰 조직의 정점까지 오르고 퇴직하신 분들이 많았던 터라, 그 분들에게 질문을 하면 뭔가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졌던 모양이다. 안타깝다. 전문가가 바로 옆에 앉아있는데 나한테는 물어 볼 생각을 안 한다. 역시 너무 가까우면 인정을 받기 힘들다는 불변의 진리를 다시 한 번 느껴보며, 선배에게 보내는 답변서를 만들어 보았다.

같은 동네에서 나고 자란 친구 중에 ‘신동’이라 불릴 정도로 머리가 좋았던 친구가 있었다. 당연 공부도 잘했고 중학교 졸업할 때는 전교1등으로 교육감 상도 받았다. 행운인지, 불행인지 이렇게 머리가 좋은 친구가 12개 남자고등학교 중에서 나와 같은 고등학교로 배정을 받았다. 3년을 비교당하면서 학교를 다닐 생각을 하니 끔찍했지만, 다행히도 이 친구 통학시간이 아깝다며 고등학교 진학하자마자 학교근처의 하숙집으로 이사를 해 버렸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친구와 관련된 소문들이 학교 내에 돌기 시작했다. 워낙 공부를 잘했던 친구인지라 선생님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소문의 내용은 좋지 않았다. 저녁마다 동네 건달들과 어울려 다닌다는 것이었다. 이 친구가 들어간 하숙집에 불량학생들이 있었는데 이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담배도 피우고 술도 마신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진 것이다.

고등학교에 입학식에서 600명의 동급생을 대신하여 입학선서를 했던 전교 1등의 우등생이 중간 정도의 성적으로 학교를 졸업했다. 물론 몇 번의 시험을 다시 치른 끝에 간신히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의 진학은 성공을 했지만, 그 친구와 관련한 안타까운 이야기는 고향사람들은 물론 우리 친구들 사이에서도 두고두고 회자되는 큰 뉴스거리가 되었다. 본인은 자신의 의지가 약했다고 스스로 자책했지만, 같이 생활했던 못된 친구들 때문에 천재소년 하나가 인생을 망쳤다고 그를 아는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안타까워했다.

반대의 케이스도 있다. 남해안 완도에서 올라 온 작은 키의 왜소한 체구를 가진 ‘김준구(가명)’라는 이름의 친구가 있었는데, 고등학교 입학성적이 뒤에서 세는 거이 더 빠를 정도로 딱히 공부에 재능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 친구였다.

선생님에게도 친구들에게도 존재감이라고는 전혀 없었던 이 친구가 두각을 나타낸 건 고등학교 3학년에 올라가면서부터였다. 전국모의고사에서 상위 10%에 진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더니만 졸업할 때에는 상위 3%대에 진입하여 결국 수도권에 위치한 모 대학의 의대에 입학하는 쾌거를 만들어 냈다.

시간이 한 참 흐르고 나서 그 친구에게 비결을 물어 보았다. 그 친구가 하는 말, “친구를 잘 사귀어야 해! 2학년 가을에 같이 하숙 했던 애들이 엄청남 공부벌레들인 거야, 공부의 요령을 그 친구들한테 배우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공부에 재미가 붙더라고, 요령도 생기고, 그 친구들한테 지지 않으려는 오기도 생기고, 내 인생에 은인들이지(^^)”

마치 ‘착한 일을 하면 복이 오고, 나쁜 일을 하면 벌을 받는다’는 진부한 권선징악스토리처럼 너무나도 많이 듣는 이야기라서, 마치 어딘가에서 본 듯한, 아니면 소설 속에서 읽어 본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키지만…… 위에서 소개한 내 친구 이야기는 실화다. 너무나도 뻔해서 지어낸 소설처럼 느껴질지 수도 있겠으나 진짜 있었던 이야기다.

이런 이야기들을 과학적인 접근법으로 설명할 수는 없나? 하는 고민을 하던 터에 서울대학교 심리학과의 최인철 교수가(요즘 제일 잘 나가는 고등학교 선배 중에 한 분이다. 부러워라~) 이끄는 ‘행복연구센터’에서 발간하는 뉴스레터를 뒤지던 중 우연히 아래와 같은 원고를 발견하게 되었다.

“다음은 미국의 저명한 심리학회지 중의 하나인 <사회적 발달>(Social Development)에 실린 연구논문입니다. ‘우리는 ‘베스트프렌드’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 청소년 500명을 인터뷰했다. 학업성적이 높은 학생들과 친하게 지내고 있다고 말한 학생들은 자신의 성적 역시 향상되는 것을 경험했다고 말했고, 반대로 학업성적이 좋지 않은 친구를 둔 학생들의 경우 자신들의 성적 역시 떨어지는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라고 합니다.”

행복연구소의 최인철 교수는 <사회적 발달>에 실린 이 연구논문을 인용하면서 “이는 아마도 성공을 추구하는 사람들과 어울리면 그들에 의해 나의 동기부여지수가 올라가는 긍정적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릴 적 부모님들한테 많이 듣던 ‘나쁜 친구하고는 놀지 말라!’는 말씀은 일리 있는 잔소리였다”라는 말로 인용문의 끝을 맺었다.

‘나쁜 친구, 좋은 친구’에 관한 연구보고서가 여기 또 하나 있다.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의 니컬러스 크리스태키스(Nicholas Christakis) 라는 교수가 <사회적 관계망이 우리의 행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하버드에서 10년 동안 환자들을 마주하며 기록한 상담기록을 정리하여, 2010년 『Connected: The Surprising Power of Social Networks and How They Shape Our Lives』라는 책을 발간했다. 내용은 약물남용, 불면증, 흡연, 음주, 식이장애, 행복 같은 것들이 환경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추적한 연구보고서다.

책에 따르면, 친한 친구가 비만이 되면 나도 그렇게 될 가능성이 57퍼센트나 높아진다고 나와있다. 왜 그럴까? 보고서에 의하면, 인간은 자주 보는 사람들의 모습과 행동을 바탕으로 자신의 판단기준을 세우기 때문이라고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는 자주 어울리는 사람과 비슷하게 생각하고, 행동하고 심지어 겉모습까지 닮아 간다고 한다. 자주 만나는 사람들의 태도와 건강 습관뿐만이 아니다. 그들의 상대적인 성공도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불평불만이 많은 동료하고 일하게 되면 이상하게 일이 꼬이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정직하고 긍정적인 동료들은 일의 보람과 기쁨을 준다. 이 글의 소스를 제공한 재열이 형의 경우만 해도 그렇다. 말로는 “3명의 파트너가 나가는 바람에 일이 두 배로 늘었어, 힘들어 죽을 것 같아~”하며 엄살을 떨면서도 표정은 ‘충치 빠지듯이 좋아 죽겠다’는 표정이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해 보게 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퍼져가는 것은 병균뿐만이 아니다. 행동도 전염된다.” 크리스태키스 교수가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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