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한민국이라는 회사의 인사부서가 드리는 이야기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전하는 인간 신경수의 이야기.
CEO 신경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더십 전문가이다.
마케팅을 공부하고자 일본으로 건너갔으나 우연히 듣게 된 허츠버그의 '동기부여이론'에 매료되어 진로를 HR로 바꾸었다.
10년 동안 일본에 있으면서 조직과 사람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아인스파트너의 대표로서 한국의 많은 기업체에 조직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제목 보이지 않는 손으로 여기까지 온 거야
등록인 신경수 등록일 2016.07.18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145번째 이야기「보이지 않는 손으로 여기까지 온 거야」


사람들은 이력서의 실적을 내가 전부 다 한 것이라고 적는다. 상사의 도움으로 수주하게 된 계약은 말할 것도 없고, 선배들의 피와 땀으로 구축한 고객사의 프로젝트 수행실적도 마치 100% 본인의 능력으로 한 것처럼 주변에 자랑을 하고 다닌다. 아무리 봐도 여기까지 올라 올 위인이 아닌데, 누구의 도움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일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인물들이 한 둘이 아니다. 조상님께서 보살펴 주고 계신 것일까? 아니면 전생에 나라를 구한 것일까?

얼마 전, 어느 중견기업에서 인사를 총괄하고 있는 선배로부터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신사장, 잘 지내지?”
“예 선배님! 오랜 만에 연락 주시네요. 선배님께서도 잘 계시죠? 얼마 전에 신문에 크게 났던데, M&A로 몸집이 2배로 불어났다고, 일이 많아지셔서 정신 없으시겠어요(^^!)”
“응, 갑자기 관리해야 할 인원이 두 배로 느니까 정신이 없네. 그거하고도 관련된 이야기인데…… 박동민(가명)이라고 알지? 신사장네 회사에서 근무한 적 있는 걸로 적혀있던데”
하면서 꺼낸 인물은 우리 회사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인물이었다.

내용은 이랬다. HR팀에서 경력직 채용을 위한 구인공고를 냈는데, 프로필이 꽤나 화려한 인물이 지원을 했다고 한다. 화려한 경력덕분에 임원으로 있는 그 선배의 눈에 금방 이력서가 들어왔고, 前직장의 이름 중에 우리회사의 이름이 들어 있어 나에게 전화를 한 것이다.

“A라는 기업에서는 조직진단을 리딩했고, B라는 기업에서는 역량평가 안을 설계를 했고, B라는 기업에서는 단독으로 부서별 KPI설정과 함께 팀장들 교육을 진행을 했다고 기입이 되어 있는데, 이 정도면 엄청 대단한 것 아닌가 해서 확인차원에서 전화를 한 거야, 어때? 이력서에 있는 게 다 사실인가? 그리고 인성은? 근데 왜 그만 둔거야?”

필요했던 자질을 갖춘 인물이 지원을 해서 그런지, 목소리가 다소 흥분된 상태에서 질문들이 끊임없이 쇄도하기 시작했다. 뭐라고 답변을 드려야 좋을 지 순간 난감했다. 이력서에 기재된 내용들이 전혀 틀린 거짓말은 아니지만 기재된 내용의 대부분은 본인이 주도적으로 했다기 보다는 선배의 주도하에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대게 이런 경우에는 전체를 관장하는 역량보다는 자료작성과 산출물의 정리업무에 치중되기 때문에 새로운 환경에서는 주도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은 기대하기가 힘들다.

어떡할지 살짝 고민이 되었다. 전화를 주신 선배의 기업이 근무조건도 좋을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흐름을 보았을 때 앞으로의 성장가능성도 상당히 높았기 때문이다. 괜히 나의 말 한마디에 이런 좋은 조건이 날라갈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하니 박동민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거짓말을 할 수는 없는지라 위에 열거한 프로젝트 건 별로 그 친구가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지에 대한 사실자체만 전해 드리기로 했다.

나중에 들으니 결국 박동민이는 채용되지 못했다고 한다. 선배 말에 의하면, 박동민이처럼 이력서에 자신의 공적을 부풀려서 제출하는 후보자들이 한 둘이 아니라고 한다. 50%만 믿고 나머지는 레퍼런스 체크로 걸러낸다고 하면서, 이런 일은 이미 익숙해져 있다고 말씀하시는데, 나에게는 그렇게 말씀하시는 내용 자체가 좀 생소하게 느껴졌다.

박동민처럼 본인이 직접 자신의 손으로 실제 업적보다 조금 과장되게 표현하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로는 본인 스스로 내가 다 이룩한 걸로 착각하는 사례 또한 적지 않다. 아주 오래 전에 유럽에 본사가 있는 PR업체를 경영하시는 임원에게 들은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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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광고프로젝트가 공지가 되면, 담당 팀이 구성이 되고 몇 일간 밤낮없이 작업을 해서 시안 만들고 광고샘플 만들어서 입찰에 참여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공식적인 프로세스를 밝아서는 수주 확률이 그리 높지가 않습니다. 발주사 담당임원을 모시고 유럽에 가서 고객사와 비슷한 제품을 파는 회사를 한 번 둘러보는 비공식적인 프로그램을 가동시켜야 수주의 확률이 올라간다는 것입니다.”
“근데 일반직원들한테는 비밀로 하는 이유가 있나요?”
“정상적인 루트를 밟아서 본인들의 힘으로 수주를 했다는 자랑거리를 만들어 주고 싶어서 그러는 거지요. 그래야 실제로 일을 할 때에 모티베이션에 영향이 없어요. 직원들 사기를 위해서 그냥 축하해 주고 진실은 영원히 감추는 경우도 많답니다.”
“제안을 주도했던 담당팀장은 전부 본인의 힘으로 수주했다고 착각을 하겠네요?”
“가끔 본인의 능력으로 큰 금액을 수주했다고 떠벌리는 친구를 볼 때가 있는데, 그냥 웃고 말지요, 하하하”

리쿠르트에이전트라는 유명 헤드헌팅 기업에서 커리어컨설팅을 하고 있는 후배에게 이력서의 정확도에 대해 물어 보았더니 “50%만 믿으면 돼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아니 거짓말 하는 사람들이 그렇게나 많아?”
“그걸 거짓말이라고 하기도 좀 그런 게, 본인들은 100% 자신들의 힘으로 성공시켰다고 스스로 믿고 있다는 거에요.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거지요”
“내 힘으로 완성한 건지, 다른 사람들의 도움으로 성공한 건지, 모른다는 게 말이 돼?”
“조직이라는 게 눈에 보이는 몇 가지를 빼면 대부분 보이지 않는 조력으로 성공에 이르게 된 케이스가 많잖아요.”

보이지 않는 손들의 도움으로 성공에 이르게 되는데 어리석은 사람은 자기가 다 한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 것이다. 누군가는 인연이 없었던 기업에 다리를 놓는 역할을 했을 것이고, 그리고 누군가는 관심이 없었던 제품에 관심과 흥미를 불러 일으키기 위해 폼 나는 제안서를 만들었을 것이고, 그리고 또 누군가는 담당자의 결정에 힘을 보태기 위해서 구름 위의 영업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계약이 성사되는 순간, 이런 모든 조력은 사라지고 오로지 ‘내 노력의 산실’이라는 하나의 결과만 남게 된다.

그래도 겸손한 사람은 “운이 좋았어요!”라는 말로서 모든 공적을 자신의 노력만으로 돌리지는 않는다. 운이라 불리는 수호천사들에게 그 공을 돌리는 센스가 있다. 누구에게나 3만 명의 행운천사가 있다고 하는데, 이런 보이지 않는 천사들이 언제든지 도울 준비를 하고 끊임없이 내 주위를 맴돌고 있다는 말이다. 결국 어느 것 하나 온전히 내 힘만으로 이룰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는데, 모두가 다 나의 힘으로 이룩한 것인 냥 자랑하고 다니니 그저 웃음만 나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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