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한민국이라는 회사의 인사부서가 드리는 이야기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전하는 인간 신경수의 이야기.
CEO 신경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더십 전문가이다.
마케팅을 공부하고자 일본으로 건너갔으나 우연히 듣게 된 허츠버그의 '동기부여이론'에 매료되어 진로를 HR로 바꾸었다.
10년 동안 일본에 있으면서 조직과 사람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아인스파트너의 대표로서 한국의 많은 기업체에 조직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제목 이제 더 이상 무서운 상사는 없습니다
등록인 신경수 등록일 2017.02.13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161번째 이야기 「이제 더 이상 무서운 상사는 없습니다」

1. 최근(3개월) 부하직원이 큰 잘못이나 실수를 한 적이 있습니까?
   Yes 36명 VS No 14명
2. (손을 든 36명에 대해) 부하직원의 잘못에 대해 엄한 톤으로 지적하였나요?
   Yes 3명 VS No 33명
3. 조직에는 무서운 상사나 선배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Yes 41명 VS No 9명
4. 그렇다면 당신이 그러한 역할을 할 용의가 있습니까?
   Yes 7명 VS No 43명

얼마 전, '퇴보하는 관리자'라는 제목으로 연설한 특강시간에 있었던 질문이었다. 어느 관리자가 "요즘 신입사원들은 잘못한 부분을 가지고 야단을 치면 회사를 뛰쳐나가는 아이들이 더러 생기는 바람에 잘못을 해도 야단을 치기 힘들다. 참고 인내해야 한다"라고 고충을 토로한 적이 있었는데 참석한 상당수가 고개를 끄떡이며 엄청난 호응을 보이는 장면이 인상적으로 눈에 들어 온 것이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반응이 생각보다 격했던 탓에 조금 더 깊이 있게 파고들어가 보기로 하고 위와 같은 질문을 던져 본 것이다. 대상자는 00산업의 차.부장급 관리자로서 인원은 대략 50명 정도였다.

조용히 눈을 감게 하고 손을 들어 응답하게 했다. 눈을 뜨고 집계결과를 확인 한 관리자들은 칠판에 적힌 결과를 보고 꽤나 놀라는 눈치였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결과치가 높았기 때문이다.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심한 결과네요. 그보다도 저만 안고 있는 고민이 아니라는 것이 더 놀라워요!" 참석한 어느 중간관리자의 코멘트였다. 그렇다면 왜 관리자들은 부하직원의 잘못에 대해 지적하기를 꺼리는 것일까? 개별적 답변에서 대부분 공통적으로 대답한 이유는 '지적에 대한 반감'이 주류를 이루었다.

성인학습이론에 따르면 "성인이 된 이후의 성격이나 행동양식은 대부분 청소년기에 형성이 된다"라고 기술되어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별다른 이견을 보이지 않는 학설이기도 하거니와 나 또한 이를 지지하는 사람중의 한 명이다. 다시 말해서 젊은 직원들의 '지적에 대한 반감'은 그들의 청소년기에 형성된 교육환경이나 가정환경의 영향이 클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기도 하다. 시대별 문화적 차이에 대한 고찰이 필요한 대목이다. 왜냐하면, 과거와 현재의 변화는 사람관리에 중요한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7,80년대 학교를 다녔던 세대에게 있어서 잘못에 대한 지적은 절대 이상한 것이 아니었다. 선생님으로부터 받는 육체적 체벌이 일상적이었던 시절이기도 했다. 지각하면 당연히 매를 맞았고, 성적이 떨어져도 매를 맞았고, 숙제를 안 해와도 매를 맞았다. 소위 '사랑의 매'라 불리는 선생님의 회초리는 두 가지 용도로 사용이 되었는데, 하나는 학교 수업 중에 중요한 곳을 가리키는 포인터로 사용이 되었고 다른 하나는 당신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제자들을 이끌기 위한 훈육의 도구로 활용이 되었다.

선생님들이 가지고 다시시던 '사랑의 매'는 재료적인 면에 있어서 두 가지 종류가 있었다. 대나무로 만든 것과 오동나무로 만든 것이 대표적인 것들이었다. 대나무는 맞을 때도 아팠지만 시간이 지난 뒤에도 상처가 쉽게 아물지 않아서 학생들 사이에서는 솔직히 기피의 대상이었다. 반면에 오동나무로 만든 것은 둔탁한 소리와 함께 때리는 선생님이나 맞는 학생들 모두에게 큰 임팩트를 안겨 주었고, 맞고 난 뒤에도 상처가 빨리 나아서 모두에게 선호의 대상이었다.

이런 영향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 세대들이 사회에 입문한 90년대의 회사분위기는 조직생활을 함에 있어서 상사나 선배들로부터 받는 혹독한 질타는 별다른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였다. 근태가 불량하면 불려가서 호되게 욕을 먹었고, 보고서나 기획서의 맞춤법이나 철자에 오타가 발생하면 밤이 새도록 다시 만들어서 새벽까지 제출하는 것은 기본이었다. 심한 경우에는 조상님과 선생님까지 싸잡아서 욕을 먹는 경우도 있었다.

90년대 중반 문민정부가 들어서고 모든 학교에 신체적 체벌을 금지하는 명령이 내려졌다. 혹시라도 매를 드는 선생님이 발견이 되면 그 이유가 어디에 있든 폭력교사로 낙인이 찍혀 인사고과에 불이익을 받게 될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불명예 퇴직을 당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발견이 되었다.

이런 현상은 핸드폰에 카메라 기능이 강화되고 인터넷 보급률이 정점에 달한 2000년대 들어서 더욱 심화되었다. 학생들을 벌 세우는 장면이나 빗자루로 내리치는 장면이 인터넷을 타고 유포가 되었는데, 여론은 좋지 않게 흘러가면서 이를 의식한 교육부가 전국의 모든 학교에 더욱 더 강력한 체벌금지 명령을 내리게 된 것이다.

이러한 학교환경의 변화는 전반적인 사회분위기와 톱니바퀴처럼 연결되어 갔다. 집에서는 아버지를 중심으로 한 가부장적 집안분위기가 서서히 무너져갔다. 아이들 교육뿐만 아니라 집안의 모든 일은 어머니가 주도권을 쥐게 되었다. 아버지는 더 이상 예전의 아버지가 아니었다. 아이들 교육에 더 이상 관여할 수 없는 이방인으로 밀려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에게 무서운 존재라는 이미지는 과거의 그것과는 많은 차이가 생기게 된 것이다.

이제 더 이상 학교에는 호랑이 선생님이 없다. 가정환경도 마찬가지다. 이제 더 이상 집안에는 무서운 어른이 존재하지 않는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이제 더 이상 지각한다고 야단치거나 보고서가 엉망이라고 질타하는 상사나 선배는 존재하지 않는다. 아이들이나 동료들에 대한 관심이나 애정이 없어서가 아니다. 흘러가는 강물과도 같은 자연스런 시대의 흐름이다.

간섭 받기 싫어하는 세대, 스스로의 결정을 존중하는 자율의 시대를 살아온 세대, 타인에게 무관심하면서도 토론에 익숙해진 세대, 그리고 무엇보다도 풍요로운 시대를 살아온 세대이기 때문에 그들 위에 군림하는 관리자들과는 자라온 배경이나 사고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를 수 밖에 없다. 이런 연유로 관리를 할라치면 반발이 일어나고 지적을 할라치면 반감을 사게 되는 것이다. 불필요한 마찰을 피하기 위해서 왠 만하면 터치 안하고 방치하는 관리자가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그렇다고 스스로 알아서 하라며 조직 구성원들의 행동영역에 전혀 간섭을 하지 않는 것 또한 무책임하고 무능력한 관리자다. 우리 조직이 추구하는 공통의 가치관과 경영이념을 강제적으로 머릿속에 주입시켜야 한다. 멤버들이 익숙해질 때까지는 인위적인 조작과 관여로 그들을 괴롭혀야 한다. 이익을 내야 하는 회사라서가 아니다. 서로 다른 수십, 수백 명의 사람들이 모여 하나의 골(Goal)을 설정하고 조직이 추구하는 공동의 이익을 창출해 내기 위해서는 독자적 행동보다는 응집된 결집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응집된 결집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모두가 믿고 따를 수 있는 크레도(Creedo)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그 크레도는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 기본 바탕에는 조직의 이념이 들어가야 한다. 우리는 누구이며, 우리는 왜 이 비즈니스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이 들어가야겠다. 그리고 그 위에 '자율과 책임'이 강조되어야 한다. 프로세스에 대한 자유를 존중하되 결과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는 조직문화를 말하는 것이다.

조직에 반드시 무서운 상사나 선배가 있을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조직의 크레도에 반하는 행동을 그대로 내버려 두는 조직은 최악이다. 베스트는 직원들 스스로가 그들의 가슴 속에 무서운 상사나 선배를 본인의 가슴속에 모셔두고 생활하게 끔 유도하는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스스로 그런 자세를 갖게 끔 유도하며 이런 팀 문화를 만드는 것이 지금의 시대가 요구하는 관리자의 새로운 역량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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