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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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전하는 인간 신경수의 이야기.
CEO 신경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더십 전문가이다.
마케팅을 공부하고자 일본으로 건너갔으나 우연히 듣게 된 허츠버그의 '동기부여이론'에 매료되어 진로를 HR로 바꾸었다.
10년 동안 일본에 있으면서 조직과 사람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아인스파트너의 대표로서 한국의 많은 기업체에 조직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제목 밥값은 누가 낼까?
등록인 신경수 등록일 2016.08.29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149번째 이야기 「밥값은 누가 낼까?」


시중에 떠도는 재미있는 유머 하나를 소개할까 한다. 검찰총장, 경철청장, 국세청장이 만나서 저녁을 먹었다고 한다. “식사가 끝나고 밥값은 누가 냈을까요?”가 질문이다. 누가 계산을 하였을까…… 정답은 식당주인이다. 권력에 눌려서 밥값을 스스로 계산한 것이 아니다. 셋 다 아무도 안 내려고 서로 눈치만 보고 있으니 이를 참지 못한 식당주인이 그냥 나가라고 돈을 안 받고 내 보낸 것이다. 쓸지는 모르고 얻어 먹는 데만 익숙한 일부 계층에 대한 뼈있는 농담이다.

나는 검찰에도 친구가 있고, 경찰에도 친구가 있고, 국세청에도 친구가 있다. 천만 다행히도 내 친구들은 같이 밥을 먹어도 지들이 낸다. 보통은 사업하는 사람이 술사고 밥 사는 것이 암묵적인 룰이라고 하는데, 내가 밥을 사겠다고 하면, 내 친구들은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화를 내면서 사업하는 사람한테는 절대로 얻어먹지 않겠다고 열변을 토한 후, 내 식사비까지 지들이 계산을 한다. 참 착한 친구들이다(^^).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자리에 있음을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이 친구들의 마음에 큰 상처를 내는 사람들이 있다. 같은 조직에 있으면서도 재산이 많아서 조직은 취미로 다닌다는 부자 직원들이다. 친구들 말에 따르면, 부자 직원들의 대부분은 부자 장인을 두고 있고, 이런 부자 장인은 사위의 출세에 물심양면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조직 내에서 발생하는 미묘한 기류이다. 조직은 취미로 다니는 듯 보이는 이 친구들 때문에 조직 내에 위화감이나 상대적 박탈감이 생기고, 어떤 때는 모아 둔 재산 한푼 없이 이렇게 대책 없이 정직하게만 살면 되나? 하는 걱정과 불안을 토로하는 동료들이 한 둘이 아니라고 한다. 소위 권력기관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서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단어가 튀어나왔을 때, 역시나 인간은 상대적이구나 하는 생각이 뇌리 속에 파고들었다.

그렇다면 부자 직원들처럼 내 친구들도 돈이 많아지면 다시 평온한 마음으로 국민과 국가를 위한 봉사에 다시 매진할 수가 있는 것일까? 오늘은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왜냐하면 나도 돈 많은 사람들이 부럽기 때문이다. 돈이 많다는 것은 평소 해보고 싶었던 것을 실현시킬 수 있는 가능성도 훨씬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나 또한 돈 많은 사람이 부럽다.

돈이란 것이 행복이나 삶의 만족도에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일정수준 이상의 돈은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한다. 돈이 많아서 느끼는 행복감보다는 돈이 없어서 곤란을 겪을 때 느끼는 불행의 감정이 우리들을 훨씬 더 힘들게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행복과 불행의 감정을 무디게 해 주는 일정수준 이상의 금전적 기준은 어느 정도를 말하는 것일까?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에 대한 연구보고서가 나와 있지 않지만 작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어느 노교수가 5년 전에 비슷한 조사를 한 적이 있다. 2015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앵거스 디턴(Deaton)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2002년에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그의 친구 대니얼 카너먼(Kahneman) 교수와 함께 미국인의 삶의 만족도를 조사하여 얻은 연구보고서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겨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연 소득 7만5천불 아래에서는 소득이 내려갈수록 불행의 감정이 크게 상승되는 반면, 소득이 올라갈수록 불행의 강도가 약해지면서 행복수준은 높아갔다고 한다. 그러나 연 소득이 7만5천불 이상일 때는 사람이 실제 느끼는 행복은 소득과는 크게 상관이 없었다고 한다. 또 다른 지표인 스트레스의 경우, 연 6만 달러를 버는 사람보다 2만 달러를 버는 사람의 스트레스가 훨씬 심했다고 한다. 그러나 연 소득이 6만 달러를 넘어가면 돈을 더 많이 번다고 해서 스트레스 강도가 낮아지지는 않았다고 한다.

요약해서 말하면 이렇다. 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을 경우, 더 이상 소득이 늘어난다고 해도 그때까지 행복감을 느끼거나 의미 있는 행동이었다고 생각했던 것들에는 별로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일정 수준 이상에서의 증가하는 소득은 소소한 즐거움을 앗아 가는 등의 부정적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한다. 반면 연 소득 7만5천불 미만에서는 불행한 일을 겪을 경우 얻게 되는 부정적 영향은 훨씬 크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있어서 돈은 생존하기 위해서 필요한 위생영역(Hygiene Factors)이기 때문에 행복도 불행도 돈과 연관 지어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는 대략 얼마 정도의 연 소득이면 돈이 없어서 불행하다는 느낌에 대한 감각이 무뎌지는 것일까? 디턴 교수가 제시한 7만5천불을 환율을 적용하여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대략 9천만 원 정도가 되는데, 이 말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연봉 9천만 원이 넘어가는 순간 미국인처럼 돈에 따라서 행복감이 늘어나고 줄어드는 세속적 울타리에서 해방이 될 수 있다는 말로 해석할 수가 있다.

그러나 나는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이 이론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돈의 액수가 아니라 ‘상대적 비교’이기 때문이다. 내가 얼마를 받느냐의 문제보다는 내 주변에 나와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 중에 나보다 훨씬 많은 연봉을 받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현재의 나의 연봉과는 상관없이 나는 불행하다고 느끼게 된다. 내가 뭐가 부족해서 저 사람보다 더 적게 받아야 되는 거지? 하는 한국인 특유의 비교심리 때문이다.

나는 초연해 지려고 해도 주변에서 난리다. 특히나 마누라가 난리다. “친구 신랑은 당신하고 나이도 비슷하고 학벌도 비슷한데 당신보다 더 좋은 차를 타고 다니고 해외여행도 자주 간다”는 말 한마디에 지금까지 쌓아놓은 사회적 명성이나 학문적 지식은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쓰레기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나 또한 권력기관에 있는 친구들처럼 자조적인 목소리로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며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고 외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부러움의 대상으로 거론된 부자직원들은 행복할까?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본다. 일정소득 이상이면 돈 때문에 느끼는 행복감은 그렇게 많지가 않다고 했다. 심지어 부자가 아닐 때 가지고 있었던 소소한 즐거움마저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고 디턴 교수는 증언했다. 나 또한 개인적 의견에서 피력했듯이 중요한 것은 자족(自足)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타인과 비교하지 말고 스스로 만족하자는 뜻이다.

지혜의 주머니라 불리는 탈무드에서도 부자에 대한 정의를 이렇게 내렸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말했다. 어떤 사람을 부자라고 부르는가? 어떤 사람이 부자인가? 자신이 가진 부를 즐기는 자이다.”(「타미드」32a) 즐긴다는 말은 만족한다는 뜻으로 해석이 된다.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하는 사람을 부자로 정의한 것이다. 스스로의 기준을 정하고 남과 비교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스스로의 기준이란? 인간은 어느 정도의 돈을 가지면 충분하다고 느낄까? 이 질문에 대해서는 답을 얻을 수 없다. 돈에 관한 한 대부분의 사람이 만족할 수 있는 한도는 없기 때문이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 벤저민 프랭클린이 한 말이다. “돈은 사람을 결코 행복하게 만들지 못하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더 많이 가지면 더 많이 원하기 때문이다. 돈은 허전함을 채우기보다는 허전함을 만들어낸다.” 철학자 쇼펜하우어도 똑 같은 말을 했다. “돈은 바닷물과도 같다. 마시면 마실수록 목이 마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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