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한민국이라는 회사의 인사부서가 드리는 이야기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전하는 인간 신경수의 이야기.
CEO 신경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더십 전문가이다.
마케팅을 공부하고자 일본으로 건너갔으나 우연히 듣게 된 허츠버그의 '동기부여이론'에 매료되어 진로를 HR로 바꾸었다.
10년 동안 일본에 있으면서 조직과 사람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아인스파트너의 대표로서 한국의 많은 기업체에 조직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제목 기업인의 정치참여
등록인 신경수 등록일 2016.03.03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126번째 이야기「기업인의 정치참여」



1992년 1월, 故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은 “무능한 정치인들은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슬로건으로 본인 스스로가 직접 국가를 운영해 보겠다며 정당을 창당했다. ‘통일국민당’이라 불리는 정주영 회장의 정당은 같은 해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에서 전국적 돌풍을 일으키며 민자당(149석), 민주당(97석)에 이어 31석을 얻고 원내 교섭단체가 되는 데 성공했다.

통일국민당을 만든 정주영 회장은 국회입성에 만족하지 않고 곧이어 치러진 대통령선거에도 출마했다. 같은 해 12월에 치러진 대한민국 제14대 대통령선거에서 통일국민당의 정주영 후보는 388만67표(16.31%)를 얻어 1위 김영삼, 2위 김대중 후보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정주영 회장은 대선에서 낙선한 뒤 정계를 은퇴했고, 통일국민당은 다음 해 해산되었다.

92년 대통령선거 출마의 변에서 정주영 후보는 이렇게 말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현대는 건설, 시멘트, 철강, 부동산, 금융 등등 아파트를 짓는데 필요한 요소는 전부 다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내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전국의 모든 아파트 분양가를 지금보다 50% 더 낮은 가격으로 분양하겠습니다.” 라고 공약을 내 걸었으며 당시 정주영 후보의 공약은 사회적으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집 없는 서민들은 열광적 반응을 보인데 반하여, 지식인들로 대변되는 교수사회에서는 ‘포퓰리즘’의 전형이라며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다음은 어느 유명 교수의 말이다. “정주영 회장의 ‘반값아파트’공약에는 표면에 드러나지 않은 전제조건이 깔려있다. 전국의 모든 아파트는 현대건설이 지어야 하며 진입도로는 물론 주변인프라도 현대건설이 지어야 한다는 조건이다. 아마도 현대건설은 아파트 그 자체에서는 손해를 보더라도 주변인프라의 독점적 권리를 통해서 충분한 보상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이에 따른 생활의 불편함이나 피해는 우리 국민들이 전부 떠 안아야 한다.”

위와 같은 우려와 비판에 대해서 정주영 후보가 한 말이다. “나는 여러분이 상상할 수도 없는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나는 돈이 없는 정치인과는 다르다. 집을 짓는 데 부족한 돈은 전부 다 내 돈으로 충당할 것이다. 정말 집 없는 서민이 불쌍해서이다.”라고 말했다. 혹시 이 말을 곧이 곳대로 믿는 사람이 있다면 알프스에 진짜로 ‘하이디’와 ‘페터’가 사이 좋게 지내고 있다, 고 믿는 사람일 것이다.

지난해 말,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킨 영화 한편이 개봉이 되었다. <내부자들>이란 제목을 달고 나온 이 영화는 개봉 두 달 만에 1천만 관객을 넘어섰다. 스토리는 간단하다. 유력한 대통령후보와 재벌회장, 그들을 돕는 정치깡패와 그 뒤에서 판을 짜는 유력신문사의 논설주간이 벌이는 정치깡패 드라마다.

물론 영화는 실화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100% 허구에 불과한 논픽션 드라마다. 그러나 그 영화를 본 사람들은 허구라고 생각하지 않은 모양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영화 속 장면이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 가능하다고 사람들은 생각하는 것일까? 궁금해서 저 앞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 우리 직원들에게 물어보았다. “그 보다 더하면 더했지 절대 못하진 않을 거에요!”라는 의견이 돌아왔다. 정치인과 재벌에 대한 불신의 벽이 생각보다 크다는 사실을 통감했다.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도 해 보았다. 하지만 솔직히 나는 잘 모르겠다. 나이브(Naïve)해서라기 보다는, 여론을 조작하고 정치인을 매수하고 깡패를 고용하는 그런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잘 알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근처에도 가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잘 모르는 사실을 단지 추측만 가지고 접근해서 부정적인 의견을 퍼트리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미래자동차그룹의 총수와 관련된 상황설정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면이 없잖아 있다. 이유는 내 주요 업무 중에 하나가 기업하는 사람들의 DNA를 연구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는 기업가들의 사적·공적 욕구를 알고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정말 많은 연구자료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해가 가는 부분이 미래자동차그룹 회장인 오현수의 언론매수와 정치인매수 욕구이다. 물론 언론은 홍보팀에서, 정치인은 대외협력팀에서 별도 관리를 하고 있겠지만(대외협력팀의 특수업무에 관해서는 칼럼75를 참조), 영화에서 등장하는 메이저 언론사의 논설주간이나 대통령후보와 같은 거물급의 경우 본인이 직접 관리를 하지 않으면 안되었을 것이다.

그럼 오현수 회장은 왜 이들을 이처럼 정성을 다해 도와주려고 한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재벌에게 있어서 정치인은 보험이자 수익창구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해외에서 들여오는 수입자동차를 전부 사치품으로 규정하고 여기에 매기는 특별소비세의 비율을 10%올리는 법률안을 어느 국회의원이 발의하였다고 치자, 국내 자동차 메이커에게 돌아가는 어부지리 이득은 어느 정도일 것 같은가?

현대자동차가 2014년 국내에서 판매한 승용차는 약 60만대이다. 특소세 부담 때문에 외제차 대신 판매되는 국산차의 판매대수가 1%만 올라도 6천대가 더 팔리게 된다. 승용차 한 대의 가격을 평균 3천 만원으로 잡으면 추가로 얻게 되는 반사이익은 1년에 1천8백억 정도인 것이다. 3년이면 5천4백억이다. 비약이긴 하지만 전혀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기업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회사를 위해서라면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팔아야 한다!”–미국의 전설적 경영자였던 GE 잭웰치 회장이 2001년 9월 자신의 후계자인 제프이멜다에게 자리를 물려주면서 한 말이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故정주영 회장의 정치참여도, 영화에 등장하는 미래자동차 오현수 회장의 정치인 관리도 다 이유가 있는 행동으로 보여진다.

4월13일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기업인들의 출마가 러시를 이루고 있다. 솔직히 많은 걱정이 된다. 혹자들은 돈 많은 사람이 정치까지 하면 안 된다는 논리로 기업인의 정치참여를 반대한다. 하지만 나는 그 논리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돈이 많아도 정치는 충분히 할 수 있다. 오히려 돈의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 있기 때문에 딴짓 안하고 정직하게 더 잘할 수도 있다.

내가 기업하는 사람들의 정치참여를 우려하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 기업인은 24시간 자신이 일구어온 회사 걱정만 하기 때문이다. 회사를 다른 사람에게 맡겨 놓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고 말하는 사람들은 기업인의 생리를 정말 모르는 사람들이다. 기업인은 몸이 어디에 있든지 온통 회사 걱정뿐이다. 국민을 위한 국회의원이 아닌 주식회사 00을 위한 국회의원이 탄생할까 봐 걱정이 되어 반대하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순전히 개인적인 의견임을 강조한다.)


* 신경수의 지난 칼럼보기
-125번째 이야기 :「퇴근 후의 회식은 업무의 연장인가?」
대표이사 신경수 사진 (주)아인스파트너 대표이사 신 경 수
Address: (135-090) 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로95길 15 천해빌딩 3F
T: +82-2-523-3592 / H: +82-10-8914-3592
Direct: 070-7600-1901  / F: +82-2-588-8057
 ksshin@ains.co.kr / old.ain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