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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한민국이라는 회사의 인사부서가 드리는 이야기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전하는 인간 신경수의 이야기.
CEO 신경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더십 전문가이다.
마케팅을 공부하고자 일본으로 건너갔으나 우연히 듣게 된 허츠버그의 '동기부여이론'에 매료되어 진로를 HR로 바꾸었다.
10년 동안 일본에 있으면서 조직과 사람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아인스파트너의 대표로서 한국의 많은 기업체에 조직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제목 작은 균열이 댐을 무너뜨린다.
등록인 신경수 등록일 2017.11.06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185번째 이야기작은 균열이 댐을 무너뜨린다.



인사의 현장에서 일을 하다 보면, 자격이 안 되는 팀장이 만들어 낸 사건사고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기업들을 볼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조직에서 중간관리자인 팀장의 위치와 역할은 신체에 있어서 사람의 허리에 비견될 정도로 중요한 자리이기에 능력이나 자격이 안 되는 팀장이 보직자로 임명이 될 경우 그 피해는 해당 팀 하나만의 문제가 아닌 조직 전체로 퍼져나간다는 사실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얼마 전 방문한 다난건설(가명)에서 있었던 일이다. 메이저 건설사는 아니어도 시공플랜트 분야에 있어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중견건설회사로서 최근 해외사업에 대한 물량이 급증하면서 기존의 팀들을 합체 분해하여 팀의 숫자는 늘리고 팀원의 숫자는 줄이는 방식을 택함으로써 조직의 기동력을 강화하는 인사시책을 도입했다. 누구의 아이디어인지는 몰라도 적절한 타이밍에 필요한 제도가 시행이 되었다고 모두가 입을 모아 제도의 도입을 반겨 했다고 하는데, 이러한 환호성은 제도가 시행되고 채 반년을 넘기지 못하는 시점에서 ‘원점에서의 재검토’라는 상황으로 역전이 되었다고 한다.

설계-시공-검수와 같은 건설분야의 전반적인 프로세스를 다루는 과정에 있어서 각 분야별 팀장의 숫자를 대폭 늘리면서 신임팀장의 임명기준을 회사에 입사한 입사연차와 생년월일의 나이를 기준으로 한 연공서열로 한 것이 발단이 되었다. 기존 차.부장급 직원들 중에서 회사에 들어온 기간이 오래되고 나이가 많은 고참 사원들 순으로 팀장의 보직을 맡긴 것이다.

많이 사라지고 없어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승진 승급의 과정에 있어서 나이와 입사연도를 기준으로 한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삼강오륜 장유유서와 같은 유교문화가 만들어낸 나이, 선배라는 형식적인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조직관리를 하는 기업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요즘은 능력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에 두고 경험과 연륜을 참고자료로 활용하는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 기업의 경우는 사원에서 부장까지의 승진시책이 전부 나이 순으로 이루어져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는 임원 승진도 나이와 입사 순으로 이루어져 있었던 모양이다. 뭐든지 '선배님 먼저!, 형님 먼저!'였던 것이다.

이렇게 대우 받은 선배들이 능력에 있어서도 앞서가는 분들이면 문제될 것이 없었겠지만, 능력이 안 되는 사람들이 많았던지, 새로 구성된 팀 중의 일부 팀에서 상당수에 달하는 구성원들이 집단으로 사표를 제출하는 일이 발생해 버렸다. 새로 임명된 팀장의 무능력과 불통을 문제 삼으며 불협화음을 일으키다 급기야 집단행동으로 옮겨간 것이다. 사건의 중심에 서 있던 어느 젊은 대리의 말에서 얼마나 이 회사의 인사가 엉망이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나이 순으로 할 것 같으면 인사고과는 왜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단지 선배로 머물러 있는 것과 저런 분들이 나의 보스가 된다는 것은 다른 문제이지 않겠습니까?"

생각지도 않은 집단반발에 놀란 회사는 새로 변경된 팀 제도를 원점으로 돌리는 것으로 사건을 수습할 생각에 기존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하였다고 전사공지를 내렸다고 하는데, 잘못된 승진이나 승급도 문제지만 이 회사의 더 큰 문제는 이런 식의 일 처리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누구를 비난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 회사의 인사팀장은 정말 자격미달이구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인사문제는 정말 신중해야 한다는 말을 누구나가 하는데, 이유는 조직과 구성원 간의 신뢰문제 때문이다. 친구들 사이의 관계처럼 신뢰라는 것은 겉으로 드러내 놓고 "너하고 나하고는 이제부터 굳건한 신뢰관계가 형성이 되었어! 우리는 이제부터 의형제야!"라고 말한다고 해서 그 관계가 형성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이러한 말이 나오기 까지는 그 만한 행동들이 차곡차곡 발현이 되어서 믿음이라는 것이 쌓인 결과이기 때문에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런 관계에 있고 없고가 느껴지는 것들이다.

반대로 신뢰관계의 붕괴도 마찬가지다. 가끔은 드러내 놓고 "너하고 나하고의 신뢰관계는 회복불능이니 이제 만나지 말자!"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는 친구관계도 있긴 하지만 이러한 경우는 대개 연인들의 경우에 해당되지, 남자들의 경우는 "안보고 말지!"라는 식으로 믿음과 의리가 사라진 것에 대한 의사표현을 굳이 구두로 표현하는 사람은 많지가 않다. 조직도 마찬가지여서 회사와 직원들 사이의 신뢰관계가 어느 정도인지는, 그 조직내부의 밑바닥에 자연스럽게 퍼져있는 정서를 측정해 보면 알 수 있다. “우리회사는 상하의 신뢰가 강하다, 약하다”라고 말로서 표현한다고 해서 정확히 측정되는 것은 절대 아닌 것이다.

다난건설과 같이 중요한 시책을 시행하고, 시행한 정책이 실패로 끝났을 때는 '왜 그렇게 되었는지'에 대한 반성, 즉 실패의 원인이 어디에 있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설명이 최소 중간관리자급 이상의 간부들 사이에서는 이루어졌어야 했다. 더 나아가 이렇게 공유된 정보가 중간관리자들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아래단계로 내려가게끔 유도하는 프로세스를 거치다 보면, 제도의 실패는 더 나은 조직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발생한 좋은 교훈으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하지만 이처럼 유야무야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원점으로 복귀하는 것은 회사의 경영능력에 대한 불신만 증폭시킬 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인사재난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미국 《포춘》이 선정한 '경영구루 10인' 중의 한 사람인 패트릭 렌치오니Patrick Lencioni 더테이블그룹의 대표는 조직성장의 비밀을 강조하면서 "성공적인 기업들과 그렇지 못한 기업들 간의 핵심적인 차이는 그들이 '얼마나 많이 아는가'나 '얼마나 똑똑한 가'가 아니라 '얼마나 건강한 내부의 신뢰관계를 가지고 있는가'에 달려있다"라고, 그의 저서 『무엇이 조직을 움직이는가』를 통해 강조했다.

경영구루 렌치오니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조직내부 구성원들이 느끼는 조직에 대한 신뢰도의 정도는 기업성장의 가장 큰 핵심동력임에 틀림이 없다. 나는 지금까지 크고 작은 많은 기업들의 내부를 들여다보면서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이 느끼는 조직에 대한 신뢰도가 얼마나 해당 기업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지를 수도 없이 보아왔다. 이러한 경험적 추측을 증명하기 위하여 얼마 전에 '구성원들의 신뢰도가 미치는 실적의 상관관계'라는 제목으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는데, 아래와 같이 내가 생각한 추측을 뒷받침할 만한 결과가 도출이 되었다.

도표

실적 Up이라고 표시한 기업들은 최근 3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5개의 기업들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참여한 설문결과이고, 실적 Down이라고 표시된 기업들은 최근 3년간 성장이 멈추었거나 실적이 오히려 하락한 기업들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해 본 결과인데, 놀랍게도 실적이 향상중인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들의 가장 큰 차이 중의 하나에 이러한 '경영진과 직원들간의 신뢰관계'의 정도가 크게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다. 표에서와 같이 실적Up의 긍정적 신뢰도가 26%인 반면, 실적Down기업의 부정적 신뢰도는 58%에 달했다.

사람인 이상은 누구나가 실수를 할 수 있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세상에 완벽한 기업은 절대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성장하는 기업과 실패하는 기업의 조직문화를 들여다 보면 실수를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서 매우 차이가 있다. 다난건설과 같은 실수가 발생했을 때, 사후 처리하는 수습과정에 있어 작지만 큰 차이가 있다. 성장하는 기업의 경우, 절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또는 먼저 들어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냥 감투를 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설령 내부의 사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그런 식의 인사를 하였다 하더라도 잘못된 부분이 발견이 되었을 때 즉각적인 시정작업에 돌입했을 것이다. 절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시계바늘을 6개월 전으로 돌리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역사를 기억하지 못하는 민족의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듯이 '실패를 분석하고 기록하지 않는 기업의 성공은 기대할 수 없다'. 아무런 반성과 관련자들에 대한 문책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그냥 넘겨버린다면 구성원들은 조직을 우습게 볼 것이다. 그러는 순간 조직은 규율이 무너지고 책임감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규율과 책임의식이 사라진 조직은 더 이상 회사라고 볼 수가 없다. 필요에 의해서 이합집산하는 동호회와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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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번째 이야기 :능력이 없는 게 아니라 모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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