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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한민국이라는 회사의 인사부서가 드리는 이야기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전하는 인간 신경수의 이야기.
CEO 신경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더십 전문가이다.
마케팅을 공부하고자 일본으로 건너갔으나 우연히 듣게 된 허츠버그의 '동기부여이론'에 매료되어 진로를 HR로 바꾸었다.
10년 동안 일본에 있으면서 조직과 사람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아인스파트너의 대표로서 한국의 많은 기업체에 조직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제목 능력 VS 노력
등록인 신경수 등록일 2017.10.10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178번째 이야기 능력 VS 노력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 들어간 직장에서 유별나게 생각나는 인물이 하나 있다. 같이 입사했던 친구를 유별나게 괴롭혔던 선배였는데, 다른 후배들 한 테는 상냥하게 잘 대해 주었던 그 선배는 유독 입사동기인 나의 친구에게는 못 된 짓을 많이 했다. 그렇다고 군대식으로 얼차려 한다거나 육체적으로 고통을 주었다는 뜻은 아니다. 정신적으로 그 친구에게 큰 고통을 주었다는 의미인데, 친구가 가장 힘들어했던 고통은 언어폭력이었다.

인격적으로 모욕을 주는 언어폭력이 심했다. "어떻게 너 같은 아이가 우리 회사에 들어왔는지 모르겠다" "대학 졸업해서 이런 것도 모른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너희 부모는 도대체 뭘 가르친 거야?"와 같은 언어는 친구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남기기 일쑤였다. 그런 날은 상심해 있는 친구 옆에서 "잊어버려, 그래도 우리가 영원히 저 인간하고 같이 지낼 건 아니잖아?"라는 아무 도움도 안 되는 위로를 던지며 술잔을 기울이곤 했다.

시간이 지나고 유독 친구를 괴롭혔던 선배는 다른 회사로 이직을 했다. 본인 말로는 아주 좋은 조건으로 회사를 옮기게 되었다고 마지막 날 거하게 저녁을 쏘긴 했지만, 다른 루트로 들어 온 소식에 의하면 평소에 그 선배를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우리 부서장이 지방발령을 내려고 하자, 사표를 내고 경쟁사로 건너가게 되었다고 한다. 어느 쪽이 맞는 지는 지금도 모른다. 알 수 있는 방법도 없었고, 그렇게 궁금하지도 않았다. 나에게 중요했던 건 괴롭히던 선배의 사슬로부터 풀려 난 친구의 행복이었다. 그렇게 그 친구는 자유인이 되었고, 다음 해 회사에서 보내는 유학프로그램에 선발이 되어 미국으로 건너갔다. 회사지원으로 MBA프로그램에 들어간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은 이상하게 생각한다. "아니 어떻게 바보로 취급 받던 아이가 갑자기 우수사원에 선발이 될 수가 있지요?"라고 반문한다. 모두가 짐작하고는 있겠지만, 사실 그 친구는 원래 바보가 아니다. 똑똑한 아이였는데, 그 선배에게 찍혀 질질 끌려가다 보니 바보라는 오해와 함께 진짜 바보가 되어가는 현상이 조금씩 발생했던 것뿐이다. 심각한 상황으로까지 갈 뻔 했지만, 그 선배의 퇴사로 원래의 위치로 돌아 올 수 있었던 건 정말 다행이었다.

그 사건 이후로 한 가지 깨달은 것이 있다. 위 사람이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아래 사람은 천재가 될 수도 있고, 바보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친구를 통해 피그말리온 효과가 무엇인지를 직접 경험했던 것이다.

이런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 사건 하나가 최근 발생했다. 평소 친분이 있던 김호영(가명) 대표를 만나기 위해 인천의 어느 회사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사장실로 안내를 받고 복도를 걸어가는 데 회장실이라고 쓰인 방안에서 들려오는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귓가에 파고들었다. 워낙 목소리도 컸지만, 그 큰 목소리의 주인공이 내 뱉는 말들이 평소에 들어보기 힘든 아주 걸쭉한 욕들이었기에, 나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무엇 때문에 저 분이 저리도 화가 난 것인지 들어보기로 했다.

밖에서 몰래 엿듣게 된 대화내용을 전하는 것은 부적절한 행동이기에 여기에 옮겨 적을 수는 없다. 다만, 무슨 일 때문에 그 분이 그렇게 화를 냈는지 만을 요약해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그 회사는 식자재의 유통분야에 이름이 알려진 회사인데, 외식업분야에 진출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식품분야의 전문가들을 대거 채용하여 제품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도 결과가 나오지 않자 회장이 관련자들을 불러 욕을 하면서 멤버체인지를 주문한 것이다.

"충분히 시간을 주었는데도 신제품개발이 늦어지는 건 원래 능력도 안 되는 직원들을 데려다 쓰고 있기 때문이다. 실력 있는 멤버들로 전원 물갈이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는 지시를 내리면서, 지금까지 들어간 물적, 인적 투자에 대한 아까운 마음을 욕으로 대신하던 그 타이밍에 내가 거기에 있었던 것이다.

아주 잠깐이었지만, 나는 순간적으로 상황을 정리해야 할 필요성을 직감했다. 혹시 이 문제로 김호영 사장이 나를 보자고 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기 때문이다. 지금 이 복도를 따라 저기 저 끝에 있는 사장실로 들어가게 되는 순간, 이곳의 사장이 나를 보면서 지금 회사가 직면하고 있는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을 던질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심지어는 지금 큰 소리로 꾸지람을 듣고 있는 개발실장, 인사임원 모두를 동석시킨 가운데 나의 의견을 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일, 그런 상황이 온다면 나는 어떤 답변을 내 놓아야 할까? "회장님 말씀대로 능력 없는 직원들은 기다려봐야 시간낭비입니다"라고, 말해야 할까? "동기부여가 약해서이니 전력투구하게 끔 환경을 정비할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말해야 할까? 어떤 답변이 그들의 기대치를 채우고 향후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이끌어 가는데 도움이 될까? 하는, 이런 저런 상상 속의 고민이 나를 괴롭혔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우려했던 예상질문은 나오지 않았다. 그런 큰 고민을 상담하기에는 신경수라는 인물의 급이 아직 미미하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지만, 그 정도의 큰 고민덩어리를 상담하기에는 그 분과 나와의 인간관계가 그리 깊지 않았기 때문이었을 거라고 위로를 해 본다. 물론 정식으로 의뢰를 받아 상담에 임한 경우라면 다르겠지만, 그런 깊은 내부의 속 사정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허심탄회한 대화가 가능한 인간관계가 필요한 데, 그 분과 나의 역사는 그리 오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식으로 요청 받은 안건이 아니기에 답변을 드리지는 못했지만, 아래의 내용은 혹시나 날아올지 모르는 질문에 대비해서 그 짧은 시간에 만들어 본 나의 답변노트이다. 비록 써 먹어보지는 못했지만 평소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대변하는 듯 하여 아래의 실험을 근거로 하여 나의 의견을 피력해 볼 생각이었다. 물론 그러한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지만, 알아두면 도움이 될 듯하여 적어 본다.

수년 전년에 교육방송 EBS와 서울 노원구에 있는 상경중학교 수영부가 공동으로 실시하여 <EBS다큐멘터리>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방송한 재미있는 실험 하나가 있다. 실패의 원인을 능력부족으로 설정했을 때와 노력부족으로 설정했을 때에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이었다.

우선, 연구진은 학교측의 도움을 받아 상경중학교 수영선수 9명을 선발하여 그들의 기록을 측정한다. 그리고 실험에 참여한 선수들에게 각자의 결과를 보여주는데 사실 이 기록은 실제 그들이 달성한 기록보다 2초가 더해지게 끔 사전에 설정 된 기록이었다. 선수들은 평상시의 기록에 못 미치는 자신의 기록을 보면서 표정들이 일그러지기 시작하고, 연구진은 아이들에게 기록이 좋지 않게 나온 원인이 무엇인지를 물어본다. 평상시보다 저조한 결과가 나온 원인이 무엇인지를 능력부족과 노력부족으로 나누어 표기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그랬더니 노력부족으로 원인을 돌린 아이가 3명, 능력부족으로 원인을 돌린 아이가 6명으로 분류가 되었다.

그리고 다음날, 연구진은 다시 이들을 대상으로 똑같은 실험을 재개한다. 다시 시작한 실험에서, 노력부족으로 표기한 3명의 경우는 2명이 더 나은 기록을 만들어 내었고, 능력부족으로 표기한 6명 중에는 기록이 향상된 학생은 1명 밖에 나오지 않았다. 1명은 같았고, 나머지 4명은 1차 때의 기록에 훨씬 못 미치는 기록을 남겼다. 이런 결과에 대해 실험에 참여한 경희대 교육대학원의 권준모 교수는 "실패 후에 원인을 어디에 둘 것인가는 이후 행동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을 하면서, 다른 분야에서도 노력부족으로 원인을 돌리는 아이들의 성취도는 높아가는 반면에, 능력부족으로 원인을 돌리는 아이들의 성취도는 갈수록 낮아 간다고 말을 이어갔다.

조직에서도 마찬가지다. 서두에서 언급한 입사동기의 일화에서처럼 나는 사회 초년생 시절에 이미 위에 있는 사람이 보여주는 믿음이나 기대가 아래 직원들의 행동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지를 친구를 통해 온 몸으로 경험했다.

물론 아무리 가르쳐도 따라오지 못하는 직원이 전혀 없을 수는 업겠지만, 그래도 대부분은 관심과 애정을 쏟으면 따라오게 되어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사람에 따라서는 습득하는 데 필요한 시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사람에 따라서는 습득하는 방법이 다를 수도 있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능력에 문제가 있는 직원'으로 낙인을 찍기 보다는 '노력하지 않는 직원'으로 분류하여 스스로가 최선을 다하게 끔 동기부여를 주는 관리법이 더 현명한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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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번째 이야기 :「 이별에 대처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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