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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한민국이라는 회사의 인사부서가 드리는 이야기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전하는 인간 신경수의 이야기.
CEO 신경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더십 전문가이다.
마케팅을 공부하고자 일본으로 건너갔으나 우연히 듣게 된 허츠버그의 '동기부여이론'에 매료되어 진로를 HR로 바꾸었다.
10년 동안 일본에 있으면서 조직과 사람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아인스파트너의 대표로서 한국의 많은 기업체에 조직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제목 '선장과 추장'의 성공방정식
등록인 신경수 등록일 2017.07.31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176번째 이야기 「‘선장과 추장’의 성공방정식


처음 누가 말을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들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서양 속담 중에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르라(When in Rome, do as Romans do)’는 말이 있다. 그 나라에 가면 그 나라의 풍습이나 생활습관을 따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이 속담을 이번에는 조직문화, 그리고 조직행동이라는 관점에서 생각해 보았다.

유명프랜차이즈 기업에서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던 후배가 갑자기 태양식품(가명)이라는 중견식품기업으로 회사를 옮기게 되었다. 오랜 시간 보아온 그의 이미지는 무슨 일이든 자신이 주도적으로 프로젝트를 이끌어 가야지 직성이 풀리는 매우 적극적인 성격의 소유자다. 그 후배가 속해 있는 내부 지인의 말에 따르면, 조직 내에서도 위 아래로 두터운 신뢰를 얻고 있는 친구라고 하는데 무슨 연유에서인지 갑자기 회사를 옮긴 것이다. 그리고 3개월이 지났다.

“선배님, 제가 요즘 사춘기도 아니고, 오춘기가 찾아 온 모양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 와 뜬금없이 이런 하소연을 하는 것이었다. 그가 옮긴 태양식품은 이전 직장과 비교해서 훨씬 규모도 크고 직원들 복리후생도 잘 되어 있는 것으로 소문이 난 곳이라 근무환경 때문에 생긴 고민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혹시 이성문제인가? 하는 쓸데없는 호기심을 갖고 이야기를 더 들어보기로 했다.

“이전 직장은 일이 참 재미있었거든요, 위에서 과제를 던져주면 제가 다 알아서 자료정리하고, 문서 만들어서 위에 올리고, 승인 받아서 현장집행하고, 웬만큼 펑크내지 않는 한 별다른 터치도 없는 그야말로 담당자의 의사결정에 따라 프로세스가 돌아가는 조직이었는데, 새로 옮긴 이곳은 하나부터 열까지 위에서 다 정해서 내려오네요. 뭔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려고 하면, 이미 정해진 일이니 쓸데없는데 에너지 낭비하지 말고 시키는 일이나 잘 하라는 식으로 구박이나 주고…… 지금은 괜히 옮겼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민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후배가 말하고 있는 태양식품이라는 회사의 조직문화가 형편없는 것은 아니다. 동종업계 타사와 비교하여 급여수준도 높은 편이고 직원들 육성체계도 훌륭하게 짜인 회사다. 무엇보다도 경영진의 직원을 위하는 마음이 업계에서도 소문이 자자할 정도로 모든 이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회사다. 그런 소문 때문에 후배도 회사를 옮기는데 있어서 아무런 의심이 없었을 것이다.

다만, 의사결정과 관련된 조직문화에 있어서는, 자수성가하여 큰 성공을 거두신 오너회장의 막강한 입김이 오랜 동안 익숙해져 있는 탓인지는 몰라도 탑다운식의 프로세스가 자연스럽게 조직에 흐르고 있었다. 오너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기업의 장점은 뭐니뭐니해도 스피드다. 빠른 의사결정으로 인해 경쟁사보다 더 빠른 스피드로 시장환경에 대응할 수가 있다. 지금처럼 소비자의 심리변화가 급격하게 이루어지는 초스피드의 시대에 속도경영은 시대가 요구하는 파워경쟁력 중의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 문화에 적응해 있는 직원들 틈바구니에서 바텀업의 업무처리에 익숙해져 있는 후배가 심각한 고뇌에 빠진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 지도 모르겠다.

가끔 이런 식의 탑다운 경영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을 만나곤 하는데,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탑다운 경영은 현장의 의견이 무시되는 병폐를 낳는다”라고 주장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그들의 주장대로 일방통행의 병폐가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오히려 풍부한 경험에 의한 정확한 판단력이 더 효과적으로 작용하여 경쟁사를 제압하고 시장을 석권한 경우도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탑다운 경영이 반드시 나쁘다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중요한 것은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조직문화에 어울리는 리더십과 팔로워십이 구축이 되어 있느냐에 대한 고찰이다. 예를 들면, 후배가 고충을 토로하고 있는 태양식품의 경우 전반적인 조직문화는 모든 구성원을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패밀리 문화가 확고히 자리잡고 있다. 이런 모토아래 그들은 위에서 아래를 보살펴주는 수직형 위계질서를 만들어 놓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위에서는 솔선수범과 책임감을 강조하는 리더십을 강조하고, 아래에서는 성실과 복종을 강조하는 팔로워십이 형성된 것이다.

반대로, 후배가 이전에 있었던 직장의 조직문화는 철저한 평등주의 기업문화였다. 직위에 상관없이 1인1표를 행사하는 그 기업의 조직문화는 수평형 조직의 전형이었다. 이런 체제하에서 리더는 카리스마보다는 중재자형 스타일이 더 어울린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팀을 이끌어 가는 “나를 따르라!” 식의 접근보다는, 모두의 입에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게 끔 유도하는 배려형 리더십이 더 필요한 것이다. 만일 이런 기업에 스티브잡스와 같은 혁신적 리더가 버티고 있다면 엄청난 마찰이 끊임없이 조직을 괴롭힐 것이다.

사실 후배가 처한 이런 상황은 문화가 다른 조직으로 이직하는 직장인들이 보편적으로 경험하는 문화충돌현상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조직은 크게 수직적 위계질서를 강조하는 문화와 수평적 평등주의를 강조하는 문화로 이분화되어 있는데, 문화가 다른 상대방 영역의 회사로 건너갔을 때에 이런 문화적 충돌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수직적 위계질서를 강조하는 조직에서의 리더십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어느 정도 해결책을 가지고 조직원을 통솔하는 ‘선장형리더십’이 요체이다. 풍부한 해상경험으로 바다 곳곳을 손바닥 보듯이 들여다보는 선장의 지혜는 모두가 그를 따르게 만드는 리더십의 원천이 된다. 이런 조직에서의 리더는 아무 생각 없이 말을 던져서는 안 된다. 모두가 아하~ 하는 반응이 나올 수 있을 정도로 사전준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이곳에서 일반 직원들에게 요구되는 팔로워십은 ‘참모형’이다. 비록 선장이 내리는 지시가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철학이나 아이디어와 맞지 않는다 하더라도 대놓고 면박을 줘서는 안 된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자신의 보스가 개진한 의견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행동은 무례하게 보일 뿐만 아니라 권위에 대한 도전이라고 받아들여진다. 면전에서의 반박은 삼가고 대신 둘 만의 시간을 가진 후에 자신의 의견을 조용히 개진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상사도 이런 부하직원에 대해서는 참모의 의견이라고 생각하고 귀담아 듣고 실행에 옮기는 경향이 강하다.

다음은 조직문화의 또 다른 축인 수평형 조직에서 필요로 하는 조직행동이다. 우선 수평형 조직에 어울리는 리더십 스타일은 ‘추장형리더십’이다. 여기서 추장은 아메리카인디언의 추장을 일컫는다. 인디언 추장은 구성원들 모두가 자신의 발언이 부족의 안녕과 질서유지에 공헌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끔 하기 위해 자신보다는 회의에 참여한 부족들의 목소리에 더 신경을 쓴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다.

이런 조직에서 필요로 하는 팔로워십은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조직행동이 바람직하다. 위에 있는 리더가 알아서 해 주겠거니 생각했다가는 생각 없는 직원으로 낙인이 찍히기 쉽다. 경우에 따라서는 상사와 의견이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 경우에도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 ‘침묵이 미덕이다’라는 생각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수직형의 조직문화가 되었든, 수평형의 조직문화가 되었든, 공통적으로 필요한 리더십이 있다. ‘솔선수범’이다. 리더는 조직의 상층부에 있는 사람이다. 위로 올라갈수록 조직을 위한 육체적인 활동량과 정신적인 고뇌는 비례해야 한다. 회사가 일반직원들보다 리더들에게 더 많은 급여를 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고뇌와 업무량이 많다고 불만을 토로한다면 리더의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 부하직원들에게 인정을 못 받기 때문이다.

일반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회사에 출근해서도 개인적인 일을 보느라 상당량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면, 조직이나 상사에 대한 미안함보다 옆에 앉아 있는 동료에게 먼저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현격한 입장 차를 가지고 있는 경영진이나 상사들에게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은 이해를 할 수 있지만, 같은 입장에 처해 있는 동료들의 눈치를 보지 않는 다는 것은 사람으로서 가져야 하는 기본적인 도리를 무시한 상식 이하의 행동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위에서 언급한 조직행동과 관련하여, 어느 조직이든지 극단적으로 어느 한 쪽에 치우치는 조직문화를 가진 조직은 없다. 따라서 수평형 조직에서 필요로 하는 조직행동과 수직형 조직에서 어울리는 조직행동에 대한 적절한 혼합은 각각이 처한 상황에 맡길 수 밖에 없음을 밝혀 두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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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번째 이야기 :「어떤 의도에서 시작이 되었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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