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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한민국이라는 회사의 인사부서가 드리는 이야기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전하는 인간 신경수의 이야기.
CEO 신경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더십 전문가이다.
마케팅을 공부하고자 일본으로 건너갔으나 우연히 듣게 된 허츠버그의 '동기부여이론'에 매료되어 진로를 HR로 바꾸었다.
10년 동안 일본에 있으면서 조직과 사람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아인스파트너의 대표로서 한국의 많은 기업체에 조직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제목 인사불변의 법칙
등록인 신경수 등록일 2017.04.18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167번째 이야기 「인사불변의 법칙


나는 출판사에 있는 사람들을 비교적 많이 아는 편이다. ‘김영사’나 ‘북21’과 같은 국내 대표출판사의 CEO는 물론이거니와 소규모 영세 출판사의 사장들과도 터 놓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정도로 깊은 친분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유는 내가 그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다. “지금의 직업에서 은퇴하면 뭘 하지?”하고 질문을 받는 다면, “1인 출판사를 해보고 싶어요”라고 답을 할 정도로 책 보는 것도 좋아하고 글을 쓰는 작가들도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신간도서가 나오면 관심을 갖고 쳐다보게 된다. 제목을 보면서 어디서 나온 책일까? 누가 쓴 책일까? 등등 제목과 작가를 보면서 여러 가지 추리를 해 본다. 제목을 보면, 굳이 책의 내용을 읽지 않더라도 요즘 사람들의 관심사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시대적 트렌드가 읽히는 재미가 있다. 심지어 몇 부 팔릴 것인지, 짐작이 갈 때도 가끔은 있다. 이런 추론이 맞든, 맞지 않든, 개인적으로 느끼는 소소한 즐거움 중의 하나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요즘 대세는 ‘4차혁명’인 것 같다. 새로 나온 신간서적은 말할 것도 없고 각종 강연회의 단골 메뉴로도 가장 많이 올라오는 주제가 바로 이 ‘4차혁명’이기 때문이다. 전하고자 하는 책의 메시지와 관련이 있든 없든, 모임의 성격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든 없든, 무조건 홍보 타이틀에 ‘4차’라는 단어를 넣지 않으면 안 된다고 관계자들이 말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준다는 것이다.

관공서에 사업을 해야 하는 사람들은 이런 유행어에 민감해야 한다. 물론 정부가 어떤 유행어를 화두로 삼느냐의 관점도 중요하겠지만 대게 이렇게 등장한 유행어는 모든 프로젝트의 타이틀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노무현정부 때는 ‘과학기술’, 이명박정부 때는 ‘녹색성장’, 박근혜정부 에서는 ‘창조경제’와 같은 이름을 달고 거의 모든 일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사업을 따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런 타이틀로 포장을 해야만 했다.

아주 오래 전 일이긴 하지만, 내가 아는 교육업체에서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중소기업재직자 역량강화사업’의 주관 사업자가 되기 위해 제안서를 제출한 적이 있다. 제안서를 한 번 검토해 달라는 협회의 부탁을 받고 그 회사가 제출한 제안서를 읽어본 적이 있는데, 내용은 그대로인데 제안서 곳곳에서 ‘녹색성장을 주도할 인재의 육성’에서 ‘창조경제를 주도할 인재의 육성’으로 중간중간 들어가는 소제목들만 바꾼 것을 보고 어이없는 웃음만 나온 적이 있다.

이런 슬로건을 반영한 제안서나 사업제안이 비단 정부기관이나 공공사업에서만 국한되어 일어난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멀리 갈 것 없이 최근에 개최되고 있는 HR세미나, 포럼만 보아도 금방 알 수 있다. 비교적 유행에 둔감할 것 같은 HR영역에서도 한 때는 누구나 할 것 없이 ‘녹색’과 ‘창조’를 타이틀로 넣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런 기류가 최근에는 ‘4차’로 바뀌는 듯한 인상이다.

<4차혁명에서의 인사제도의 구축> <4차혁명에서의 인재육성>등과 같이 요즘은 HR에서도  ‘4차’라는 단어를 빼고는 대화가 잘 되지 않을뿐더러, 심지어 최신트랜드를 잘 모르는 사람으로 왕따 당하기 쉽다. 그러나 책의 내용을 아무리 훑어 보고, 세미나 포럼에서 열변을 토하는 강사의 스피치를 아무리 열심히 들어봐도, 종래 우리가 알고 있는 인사와 무엇이 다른지 통 감이 잡히지 않는다. 알맹이는 그대로 인데 포장지만 바꾼듯한 인상이다.

그렇다면 유명 석학들은 시대에 편승하는 이런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호기심이 일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경영의 대가 피터드러커(Peter Drucker), 미래학자 톰피터스(Tom Peters)같은 분들은 출판사들이 자신들의 저서를 시대에 맞추어 새로운 용어를 넣어가며 편집하는 것을 극도로 꺼려했다고 전해지는데, 이는 자신들의 이론이 시대를 관통하는 불변의 이론으로 존중 받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고 한다.

그런 마음은 나도 마찬가지다. 그래서일까? 우리회사 비즈니스 모델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조직력이나 관리력’ ‘핵심가치내재화’ 등의 교육을 함에 있어서 지금까지 한 번도 기존의 컨텐츠를 새로운 유행어로 바꿔 본 적이 없다. 물론 사례연구와 같이 이해를 돕기 위해 지금 유행하는 사례들을 끄집어 내어 수강생들에게 소개한 적은 있지만 현란한 수식어를 동원하여 교육에 임하는 수강생들을 속인적은 없다는 것이다.

취급하고 있는 비즈니스모델 자체가 워낙 기본적인 것들을 다루고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조직력향상’ ‘핵심가치전파’ 등과 같은 컨텐츠는 시대를 관통하여 통용되는 불변적 요소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간혹 “아인스의 컨텐츠는 왜 그렇게 올드하냐?”라는 말을 들을 때도 있지만, 그렇게 말하는 분들의 대부분이 시간이 조금 흐른 후, “아인스의 컨텐츠는 시간이 갈수록 그 가치가 느껴진다”라고 말해주는 경우가 많아서 오히려 자부심을 느낄 때가 더 많다.

시대를 관통하며 그 가치를 인정받는 사례가 몇 가지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피터드러커 교수의 『경영의 실제』에 소개된 ‘경영의 원칙’들을 들 수가 있다. 원제목은 『The Practice of Management』인데, 우리나라에서는 2006년에 번역이 되어 발간되었지만, 원서가 나온 시점은 1954년이다. 반세기가 지난 지금에 와서도 여전히 『경영의 실제』는 베스트셀러에 올라와있다. 시대를 관통하는 기본적 사고를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래와 같은 추천의 글에서 얼마나 이 책이 경영학에 있어서 바이블로 통하는 지를 짐작할 수 있다. “1954년에 발표된 원본은 전세계 천만 독자는 물론 국내 유명 기업인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 당시 보편적이던 ‘명령과 통제’를 강조하던 전통적 경영기법과는 전혀 다른 개념의 원칙을 정립시켜준 책으로 지금까지도 경영학의 바이블로 칭송 받고 있다.” – 서울대학교 송병락 교수

책에서 드러커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기업의 존재이유는 고객이고 기업의 목적은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다. 기업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하고 있는 사업이 무엇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파악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즉 기업의 목적과 사명이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를 내려야 하는데, 그 출발점은 바로 고객에게 있다. 그리고 경영자의 성과목표는 이를 향해야 한다.”라고 말했는데, 70년 전에 만들어진 이론으로 보기에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혜안이라고 생각한다.

비슷한 사례가 또 하나 있다. 세계일류 마케터의 꿈을 가졌던 적이 있는데, 그 때 나에게 가장 큰 자극제가 되어 준 책이 바로 마케팅의 대가 Jack Trout 회장이 저술한 『The Immutable Laws of Marketing』이라는 책이다. 비록 정식출판은 1993년도에 이루어졌지만 책에서 언급한 기본적인 내용들은 1972년도부터 이미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8년도에 『마케팅불변의 법칙』이라는 이름으로 번역이 되어 지금도 마케팅 영역에 종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바이블로 여겨지고 있는 스테디셀러 중의 하나이다.

다음은 책에 들어 있는 저자의 코멘트다. “나는 젊은 마케터들에게 과거에서 배워야 하며, 세상이 과거와 달라졌다는 생각을 하지 말라고 당부하곤 한다. 왜냐하면 근본적으로 인간이 살아가는 방식은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역사란 느리게 전개되기 때문에 긴 안목을 견지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불변(不變), 그것은 ‘그것은 결코 변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좋은 마케팅 전략이란 바로 그런 것이다. 원칙은 절대 변하지 않는 법이다”

『마케팅불변의 법칙』과 같이 인사에서도 절대 변하지 않는 원칙들이란 것이 있다. 언제 기회가 주어진다면 『인사불변의 법칙』이라는 제목을 붙여서 한 권의 책으로 내가 싶은 마음은 간절하지만 나에겐 너무 과한 욕심인 것 같아 참기로 했다. 대신 유행에 좌우되지 않는 시대를 관통하는 인사에 대해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시간을 좀더 많이 갖기로 했다. 그 시작이 ‘인사연구회’의 모임이다. 가슴이 뛴다. 좋은 결과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으로 기나 긴 여정을 자축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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