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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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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전하는 인간 신경수의 이야기.
CEO 신경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더십 전문가이다.
마케팅을 공부하고자 일본으로 건너갔으나 우연히 듣게 된 허츠버그의 '동기부여이론'에 매료되어 진로를 HR로 바꾸었다.
10년 동안 일본에 있으면서 조직과 사람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아인스파트너의 대표로서 한국의 많은 기업체에 조직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제목 깨진 유리창의 법칙
등록인 신경수 등록일 2017.03.07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163번째 이야기 「깨진 유리창의 법칙」


직원을 관리하는 조직의 장(長)이 되면 가장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 칭찬이든 문책이든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 일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때를 놓치지 않는 ‘저스트타이밍’의 조직관리가 중요하다는 말인데 이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칭찬은 그래도 때를 놓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쉽게 나오지만, 지적이나 문책의 경우는 여러 가지 생각 때문에 때를 놓치는 일이 적지가 않기 때문이다.

특히나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이에 있는 멤버가 잘못을 했을 때, 그 자리에서 바로 질책을 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가 않아서 종종 실기(失期)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렇게 한 번 때를 놓치게 되면 다시 이 문제를 가지고 지적을 하기는 쉽지가 않아서 나중에 조직을 와해시키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 오는 경우가 많다. 얼마 전 이와 유사한 사례를 경험하였기에 본인의 동의를 얻어 공유해 보고자 한다.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선배가 지방에 있는 어느 중소기업의 CEO로 스카우트가 되었다. 워낙 실력이나 내공이 탁월했던 분인지라 새로운 곳으로 거처를 옮겨 또 어떤 활약을 하고 계실까 하는 궁금증을 안고 오랜만에 연락을 드렸다. 그랬더니, “신사장 내가 지금 큰 걱정거리가 생겼는데 시간 좀 내어줄 수 있겠나?”하는 무척이나 다급한 어조의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부터 들려오는 것이었다.

오랜 만에 만나서 반가운 마음도 잠시,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아메리카노를 앞에 두고 선배가 던진 화두는 이런 것이었다. “내가 자리를 옮기면서 내 말귀를 잘 알아먹는 부하직원을 하나 데리고 가지 않았겠나, 회사는 뭐니뭐니해도 자금관리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오던 터라, 전에 있던 직장에서 금전흐름에 센스가 있는 친구를 재무책임자로 데리고 갔는데, 글쎄 이 친구가 내려가서 얼마 안 있어 조용히 할 얘기가 있다면서 면담요청을 하는 거야.”

그러면서 들려준 이야기는 대략 다음과 같았다. 선배를 따라 지방에 내려오게 된 그 직원은 맘에 드는 오피스텔계약을 앞두고 회사 돈에 손을 대게 되었다고 한다. 큰 금액이 아닌 것도 있었지만, 1주일 후면 은행에서 빌린 돈이 들어오는 걸로 예정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급한 대로 회사에서 보유하고 있던 현금을 잠깐 빌려 쓰기로 마음을 먹고 일을 처리했고, 지금은 모든 일이 종료된 상황이라는 말과 함께 그간 있었던 일을 보고하는 것이었다.

사정을 들은 선배는, 이미 다 끝난 일이고 무엇보다도 자신이 데려온 직원이 벌인 일이라 뭐라 따끔하게 큰소리를 치기도 뭐해서 그냥 넘어갔다고 한다. 그리고 3개월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유사한 사건이 또 발생했다고 한다. 이번에는 금액이 조금 컸다. 서울에 있는 집을 이사하면서 전세자금 흐름이 원활치가 않아서 회사 돈에 손을 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항상 생각지 않은 곳에서 터진다고, 정상적인 회전이 될 것으로 믿었던 전세자금이 갑자기 상대방의 사정으로 막히면서 회사자금을 채워 넣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듣는 내내 내가 더 안절부절 하지 못했다. “큰일났다, 대형사건이 터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그마한 개미구멍 하나가 큰 제방을 무너뜨린다’는 말처럼, 소소한 실수를 그냥 눈감고 넘어가는 바람에 그 직원은 말할 것도 없고 전문경영인으로 내려 온 선배의 지위와 안위에도 큰 문제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처음 오피스텔 계약에 필요한 단기자금 융통이 사내에 알려지면서 몇몇 직원들이 이를 악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 재무책임자의 행동을 용서한 사장의 행동이 선례가 되어 다른 직원들이 빌려달라고 해도 해당 부서장들이 뭐라 방어할 명분이 없었던 것이다. 호미로 막을 수 있었던 일을 가래로도 막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 듯한 느낌이 들었다.

비록 사후 일 처리이긴 하지만 최초 오피스텔 계약금의 전횡에 대해 엄정하게 책임을 물었더라면 일이 이렇게까지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가까운 사이라서 문책에 대한 타이밍을 놓쳐버린 것인데, 이런 ‘관대화 경향’이 사건을 키우고 기존의 규칙과 원칙마저 허물어뜨린 것이다. 다른 직원들이 규칙을 어겨도 할 말이 없다. 조직 전체에 규칙위반바이러스가 빠르게 전이되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규율위반이 사소하다고 생각한 점과 문책에 대한 타이밍을 놓쳐 버린 데서 시작이 되었다고 볼 수가 있다.

사소한 위반을 그냥 눈감아 주었다가 도시 전체가 망한 케이스도 있다. 바로 뉴욕이다. 반대로 아주 소소하고 경미한 사건을 함부로 넘기지 않아 세계 최고의 도시로 태어난 곳이 있다. 이곳도 뉴욕이다. 미국의 상징이며 UN의 상징이기도 한 뉴욕은 7,80년대에는 ‘고담시티’(악의 도시를 의미한다)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타락과 범죄가 난무하는 도시였다. 그랬던 뉴욕이 9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 화려한 변신을 하게 된다. 세계 최고의 일류도시로 다시 태어나게 되는 것이다. 어찌 된 일일까?

늘어나는 강력범죄 때문에 골치를 앓던 뉴욕시는 유명한 범죄학자 제임스 윌슨(James Willson)과 조지 켈링(Jeorge Kelling)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강력범죄의 원인분석에 들어간 윌슨과 켈링은 뉴욕의 범죄사건이 늘어나는 이유가 낙서와 무임승차, 그리고 쓰레기투척과 같은 경범죄 처벌에 대한 관대함이 원인이라고 보고서를 작성했는데, 여기서 말한 관대함에 대해 좀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다음과 같다.

뉴욕은 전통적으로 문화 예술이 발달한 도시다. 이러한 무드를 타고 행위예술이나 표현의 자유가 아무런 제재 없이 퍼져가게 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그래피티(Graffiti)가 도심곳곳을 채워가게 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장소가 지하철 역이었다. 그래피티를 즐기는 사람들이 무임승차로 역과 역을 이동하며 낙서를 즐기는 데, 뉴욕시는 이를 눈 감아 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가난한 도심 빈민들의 공짜 승차도 같이 늘어가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있었다.

지하철은 갈수록 무임승차를 즐기는 빈민들로 늘어나고, 지하철 역은 온통 낙서로 도배가 되다 보니, 도심은 자연스럽게 중산층이 빠져나가는 공동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지식인들이 하나 둘씩 시외로 빠져나가면서 뉴욕의 환경은 더욱 더 열악해 지고, 범죄율은 더 늘어나게 되었다”고 말하면서 연구자들은 강력범죄의 가장 근본적인 이유를 “경범죄가 발생해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시당국의 관대함에 있었다”고 지적을 했다.

그래서 일까? 1994년 뉴욕시의 새로운 시장으로 당선이 된 루돌프 줄리아니(Rudolf Giuliani)가 취임 후에 가장 먼저 한 일이 경범죄에 대한 강력한 단속이었다. 살인사건, 방화사건과 같은 강력범죄의 단속보다도 공공질서위반과 같은 비교적 가볍게 발생할 수 있는 경범죄의 단속에 공권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하게 되었는데, 결과는 대 성공으로 이어졌다. 또한 이 결과는 나중에 줄리아니 시장을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후보로 만드는 밑거름이 되기도 한다.

(※ 뉴욕시의 놀라운 변화를 이끈 인물에 대해서는 학자들에 따라 다소 상이한 의견이 존재한다. 프랑스 인시아드(INSEAD) 경영대학의 김위찬 교수는 그의 저서 『블루오션전략』(Blue Ocean Strategy)의 본문 안에서 거의 30페이지에 가까운 양을 당시 뉴욕의 놀라운 변화에 대해 언급하면서 줄리아니 시장이 아닌 뉴욕시 경찰국장이었던 빌 브래튼(Bill Bratton)에게 모든 공을 돌리고 있다.)

뉴욕시의 발표에 따르면, 경범죄에 대한 특별단속이 실시되고 90일 만에 뉴욕시의 범죄율이 떨어지기 시작했는데, 1년 후에는 30~40%감소, 2년 후에는 50%감소, 3년 후에는 무려 80%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자그마한 유리창에 금이 갔을 때, 금이 간 그 부분을 제때 바로 교체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보여주는 ‘깨진 유리창의 법칙’(Broken Window Theory)의 전형적인 성공사례로 많이 거론되는 대표적인 사건이기도 하다.

서두에 이야기를 꺼낸 일화에서처럼 유리창에 금이 갔을 때, 이를 제때 처리하지 못해 사단이 나는 케이스는 적지가 않다. 조직의 룰을 위반하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는 무엇보다도 타이밍과 원칙이 중요하다. 리더의 입맛에 따라 대응방식이 다르다거나, 사소한 실수라고 그냥 넘어가게 된다면 ‘깨진 유리창의 바이러스’는 조직 전체로 퍼지게 된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문제는 예외 없이 모두에게 적용할 수 있는 규칙과 원칙이 서 있는 유리창으로 ‘너무 늦지 않은 타이밍에 교체하는 일’에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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