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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한민국이라는 회사의 인사부서가 드리는 이야기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전하는 인간 신경수의 이야기.
CEO 신경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더십 전문가이다.
마케팅을 공부하고자 일본으로 건너갔으나 우연히 듣게 된 허츠버그의 '동기부여이론'에 매료되어 진로를 HR로 바꾸었다.
10년 동안 일본에 있으면서 조직과 사람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아인스파트너의 대표로서 한국의 많은 기업체에 조직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제목 망하는 조직의 3가지 특징
등록인 신경수 등록일 2016.05.10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134번째 이야기「망하는 조직의 3가지 특징」


‘행복한 가정은 살아가는 모습이 비슷하다. 그러나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러시아의 대 문호 톨스토이(Leo Tolstoy)가 쓴 『안나 카레니나(Anna Karenina)』라는 소설 속에 들어 있는 문구이다. 소설을 읽어보지 않더라도, 그 소설의 내용에 흥미를 느끼지 않더라도, 위의 문구는 누구나 공감할 만한 훌륭한 문장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불행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이유가 제각기 달라서 일 것이다.

직업병이라고 해야 하나? 조직을 테마로 삼아 일생을 공부하고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톨스토이가 말한 ‘불행의 이유’를 조직의 상황으로 가져와 보았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곳에서 불행이 시작되고, 결국은 파국을 맞는 소설 속의 안나(Anna)처럼, 조직이 망하는 전조(前兆)는 어디서부터 시작이 되고 그 이유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 걸까?

지난 2013년 3월 아인스파트너는 ‘‘기업문화와 실적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위해서 국내 500개 기업의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 우리는 3년 연속 기업실적이 상승한 기업과 3년 연속 기업실적이 하락한 기업들을 따로 나누어 조사를 해 보았다. 실적이 하락한 기업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적인 특징들이 눈에 띄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특징 3가지만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보았다.

소통이 자유롭지 못한 조직
소통이라는 단어는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말이긴 하지만, 구체적으로 직시하지 않는 한, 우리는 소통을 조직내부 상하간의 자유로운 의견교환이라고 이미지하고 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상황이 가장 많이 떠오르게 되는데, ‘업무지시의 상황’과 회의나 부서미팅과 같은 ‘의견수렴의 상황’이 가장 일반적인 상황설정이라고 말할 수가 있겠다.

예를 들면, 프로젝트 회의나 부서미팅의 상황을 가정해 보자. 현장에 있는 일선 담당자는 한 마디 말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팀장이나 부서장만 1시간 내내 떠들어 대고 있는 상황을 떠올려 보자. 그 일을 직접 처리해야 하는 담당자의 생각이나 의견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업무지시가 이루어졌을 때, 담당자의 머리나 가슴 속에서는 어떤 화학작용이 일어날까?

‘자기결정이론’의 창시자인 에드워드 데시(Edward L. Deci) 박사는 『마음의 작동법』이라는 책에서 ‘당근과 채찍은 이제 더 이상 사람의 행동을 결정하지 않는다. 동기부여는 스스로의 선택과 자율성에 기반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데시 박사가 말한 것처럼 동기부여의 원천에 대한 심도 깊은 고찰이 조직의 상층부에서도 활발하게 논의 되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이런 기업들의 거의 대부분은, 본인들은 이런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저희 부서는 담당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고 있으며, 회의나 미팅 시에도 부하직원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뿐만 아니라 스스로를 훌륭한 보스라고 자랑스럽게 말하고 있다. 하지만 회의가 시작되고 5분도 채 안돼 그 사람의 실체를 바로 알게 되는 경우가 태반이다.

책임은 회피하고 권리만 누리려는 조직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컴퍼니는 2012년 3월호에 발간한 내부보고서용 자료(월간사례연구)를 통해서 몰락하는 기업들의 전형적인 특징으로 ‘경영진의 책임회피 문화’를 꼽았다. 맥킨지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2001년 12월 파산한 미국의 엔론을 꼽았는데, 조직적으로 회계부정이 이루어지는 과정에 있어서 부서장들의 책임회피 문화가 큰 역할을 했다고 명시했다. 아울러 잘 나가는 회사에서는 관리자들의 책임감 지수가 보통의 회사에 비해 2배 정도 높게 나왔다고 보고했다.

엔론과 같이 구름 위에 있는 거대기업의 사례가 아니더라도 책임회피는 망해가는 기업의 전형적인 특징으로 볼 수 있다. 국내 조선업계를 리딩해 가는 대우조선해양의 경우도 이런 조짐이 일찍부터 감지가 되었었다. 대우조선은 작년 7월, 3조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발표하면서 모든 사태의 책임을 채권사인 산업은행으로 돌렸다. 산업은행이 대주주로 오면서 재무·회계 부서의 모든 인력을 산업은행 출신으로 채웠고, 바로 이들이 이번 분식회계 사건의 주범이라고 비난한 것이다.

이러한 대우조선 경영진의 주장에 대해, 산업은행 담당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오히려 대우출신 경영진의 모럴헤저드가 현 사태의 주범이다. 그들은 수천억 원의 은행 빚에도 불구하고 수억 원의 성과급을 보너스로 받아 갔으며 실적을 위해서 손해를 보면서 수주하는 엉터리 같은 일도 서슴지 않았습니다.”라고 항변했다.

누구의 말이 사실이고 누구의 말이 거짓인지는 중요치 않다. 한 배를 탄 동지들끼리 서로를 비방하며 욕하고 싸우는 모습을 보며 직원들은 어떤 생각이 들까 하는 걱정이 일었다. 결과적으로 같은 경영진끼리 상대방을 비난하며 사적인 부분까지 폭로하는 비방전이 오늘날 대우조선의 문제를 더욱 더 꼬이게 만드는 원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훈련되지 않은 리더가 이끄는 조직
직업의 특성상 나는 많은 CEO들을 만난다. 종업원 수가 10여 명에 불과한 자그마한 기업의 경영자뿐만 아니라, 수천 명의 직원들을 거느린 대기업 경영진들과도 깊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대부분은 국내기업 CEO들이지만, 우리회사가 외국기업에 들어가다 보니 비슷한 처지의 외투기업사장님들과의 교류관계도 적지는 않다. 이런 교류 속에서, 물론 전제조건은 ‘Depend on the person’이지만 전반적으로 기업의 규모가 클수록 리더의 학식이나 세련미도 비례해 가는 경향을 느끼곤 한다.

당연한 얘기이지만,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그에 비례하는 엄청난 난관을 극복하고 이 자리까지 왔을 것이다. 신입사원부터 시작하여 기업의 별이라는 임원이 되기까지는, 못 해도 20년 이상은 걸렸을 터인데, 실적이나 성과에 대한 검증도 만만치가 않았을 것이고 그 동안 훈련 받은 리더십 교육 또한 양적인 면에 있어서도 중소기업에 계신 분들하고는 비교가 안 될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1인당 교육비는 대기업이 중소기업보다 평균 2.5배 높다고 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중소기업의 경우는 종업원의 능력개발보다는 먹고 사는 생존의 문제가 더 시급한 화두이다 보니 교육과 같은 장기적 관점의 투자는 엄두를 내지 못하는 기업이 적지가 않기 때문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본인 스스로가 학습과 성장에 열성적인 분들도 있긴 하지만, 조직이 도와주지 않는 상황에서는 금방 한계에 봉착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훌륭한 스승 밑에서 유능한 제자가 나오는 법인데,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그마한 기업의 경우 조직관리의 기본기조차 안 되어 있는 관리자들도 적지가 않다. 이런 관리자들이 이끄는 조직은 현상유지면 잘하는 것이고, 거의 대부분은 3년을 넘기지 못하고 흡수 합병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성장을 위한 전략적인 마인드도 없을뿐더러, 위기상황에 대한 대처요령이나 훈련도 전혀 받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조직이 망하는 이유를 더 이야기하라면 수도 없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매직넘버3’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경험하고 있는 3가지 사례만 들어 보았다. 위에 열거한 3가지 사례는 컨설팅의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사례일 뿐만 아니라 3년 전에 조사한 ‘망하는 기업의 공통된 특징’에도 탑랭크 되어 있는 항목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톨스토이의 말을 빌려, ‘불행한 가정의 이유는 제각기 다르지만, 망해가는 기업의 이유는 거의 비슷하다’라는 말로서 망하는 기업의 특징을 마무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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