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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한민국이라는 회사의 인사부서가 드리는 이야기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전하는 인간 신경수의 이야기.
CEO 신경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더십 전문가이다.
마케팅을 공부하고자 일본으로 건너갔으나 우연히 듣게 된 허츠버그의 '동기부여이론'에 매료되어 진로를 HR로 바꾸었다.
10년 동안 일본에 있으면서 조직과 사람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아인스파트너의 대표로서 한국의 많은 기업체에 조직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제목 콰이어트Quiet 보다는 휴먼커뮤니케이션
등록인 신경수 등록일 2016.05.02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133번째 이야기「콰이어트Quiet 보다는 휴먼커뮤니케이션」


지난 주의 칼럼 ‘갈라파고스의 비극’을 보고 어느 독자가 다음과 같은 편지를 보내주었기에 본인의 승낙 하에 일부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안녕하세요. 신대표님
작년 협회 모임에서 만난 후, 좋은 인연이 되어 가끔 보내주시는 HR정보를 받아보고 있습니다. 특히 신사장님이 직접 써서 보내주시는 칼럼은 정말 재미있게 읽어보고 있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항상 느끼는 바지만, 우리 신사장님은 참 글을 맛깔 나게 잘 쓰시는구나, 하는 생각과 참 가슴이 따뜻한 분이구나, 하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오늘 이렇게 편지를 드리는 이유는 지난 주에 보내주셨던 칼럼을 읽으면서 제가 지금 고민하고 있는 내용과 관련이 있는 듯 하여 상담을 드리고자 함입니다. 저희 회사는 직원 수가 200여명 정도 되는 통신장비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부사장을 맡고 있고요, 상담의 내용은 저희 회사 연구소와 관련된 내용입니다.

약 30명의 연구인력으로 구성된 저희 회사 연구소 때문에 큰 걱정입니다. 분위기가 너무 어두침침해서 다른 부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으로는 연구소장의 영향 때문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연구소장이 매우 내성적이거든요, 외부인과 접촉하는 것도 싫어하고요, 이러다 갈라파고스 섬에 서식하는 동식물처럼 자연도태 되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입니다. 좋은 아이디어 부탁 드립니다.
김주열(가명) 드림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에 있었던 일이다. 친하게 지내던 선배들의 부인이 한 달 간격으로 자살하는 비극적 사건을 겪은 적이 있다. 두 분다 자살의 이유가 같았다. 우울증 때문이었다. 심지어 한 분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을 데리고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9시 뉴스에 보도되기도 했었다. 큰 아픔을 경험한 그 선배들은 지금은 과거의 아픈 기억을 뒤로 한 채 좋으신 분들 만나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어 너무 다행스럽기는 하지만 지금도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면 등골이 오싹해 진다.

당시에는 우울증으로 자살하는 사람들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니 이렇게 할 일이 태산인데, 우울증이 왜 걸려? 할 일 없고 게으른 사람들의 변명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무지의 소치라고 할까? 부끄러워진다.

우리 마누라의 나이는 올해 46이다. 아이들은 고2, 중2이고 엄마가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자기네들이 알아서 자기들의 생활을 영위한다. 오히려 엄마가 신경 써 줄라치면 간섭한다고 반항을 한다. 알아서 할 테니 엄마 일이나 신경 쓰라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아내는 아이들이 요구하는 ‘신경 써야 하는 일’이 ‘아이들과 관련된 일’ 말고는 없다.

작년 가을부터 아내가 이상해졌다. 그렇지 않아도 쓸데 없는 말은 별로 안 하는 사람인데, 더 말이 없어졌다. 동네 아줌마들 만나는 일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집 밖으로 나가는 일도 거의 없어졌다. 심지어 1주일 내내 집 안에만 박혀있을 때도 많고, 나와 아이들 말고는 다른 사람들 만나는 일도 거의 없어졌다. 갑자기 겁이 나기 시작했다. 남의 일처럼 여겼던 우울증이 우리 마누라에게 찾아 온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10년 전에 있었던 그 사건들이 떠올랐다.

물론, 혼자만의 조용한 시간을 선호하는 사람들도 적지가 않다. 조용하고 내성적인 사람들이 사고력도 뛰어나고 창의력 또한 앞서간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표적인 사람이 미국 월가에서 이름을 날린 수전케인(Susan Cain) 변호사다. 그녀는 ‘외향성 이상주의’는 산업사회의 과다한 경쟁이 낳은 부작용이라고 주장하며 외향적 성격을 선호하는 사회를 통렬히 비판하는 책을 발간했다. 『콰이어트Quiet』라는 이름으로 발간된 이 책은 <타임>선정 2012년 최고의 책에 선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해 가장 많은 판매부수를 자랑했다.

내성적인 사람들을 찬양하는 유명한 강연도 있다. “심리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두세 명 중의 한 명은 내향적인 사람이다. 그들은 말하기보다는 듣기를, 파티보다는 독서를 좋아한다. 혁신과 창조에는 열광하지만 자기자랑은 싫어한다. 여럿이 일하기 보다는 혼자 어딘가에 꼭 박힌 채 고독한 작업을 즐긴다. 하지만 우리는 ‘외향성 이상주의’라는 신념체계가 우세한 세상에 살고 있다. 세상은 외향적인 사람을 선호하지만 그러나 정작 세상을 바꾸는 건 내향적인 사람이다.”라는 말로 시작하는 TED공연은 2012년 전세계 TED강연 중에서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물론 내향성과 우울증은 전혀 다른 별개의 문제이다. 편지에 등장하는 연구소장의 경우는 내향성 때문에 생긴 문제이고, 오래 전에 있었던 선배의 부인이나 내 마누라의 경우는 우울증 때문에 생긴 문제이다. 하지만 전혀 다른 별개의 문제가 하나의 공통된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바로, 주변환경을 어둡게 만들 뿐만 아니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는 것이다.

“세상은 ‘간디’나 ‘아인슈타인’과 같은 내성적인 천재들 때문에 발전해 왔다”고 주장하는 수전케인 변호사의 주장을 반박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그녀가 사례로 지목한 간디는 인도최대의 정당인 인도국민회의파(Indian National Congress)라는 정당을 이끈 최고지도자였고, 아인슈타인은 유대민족주의 운동인 시오니즘을 이끈 리더로 활동했다. 뿐만 아니라, 아인슈타인은 그의 특이한 외모(헝클어진 머리, 콧수염, 보헤미안 스타일)때문에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은 인기스타이기도 했다.

따라서 우리가 심각하게 걱정해야 하는 문제는 내향성, 외향성과 같은 성격적 차이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람들과의 교류관계를 이어가는 삶을 살 것인가, 아니면 외부세계와 단절하는 인생을 설 것인가와 같은 인적 교류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스펜서존슨(Spencer Johnson)이 지은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에서 보면 지식의 Input이 없는 세월을 보내다 결국 Output이 제로가 되는 상황을 맞이하는 주인공의 비극적 말로가 아주 적절한 풍자를 통해서 적나라하게 묘사되어 있다.

마찬가지로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이 없는 인생은 결국 기존에 알고 지내던 사람들이 줄어들면서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되는 파국적 종말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사람도, 정보도, Input이 되지 않는데 어떻게 Output을 위한 Doing이 일어날 수 있단 말인가? 결국 갈라파고스 섬에서 서식되었던 동식물과 같은 멸종의 길을 피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이 글을 쓰면서 너무 늦지 않은 타이밍에 우리 마누라를 고립된 세계에서 나올 수 있도록 내 일처럼 도와준 주변의 모든 분들에게 새삼 고마운 마음이 든다. 마지막으로, “편지를 보내 주신 김주열 부사장님과 주변 동료들의 애정 어린 노력이 결국 문제를 푸는 열쇠가 될 것입니다”라는 조언으로서 상담에 대한 답변을 대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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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번째 이야기 :「갈라파고스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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