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한민국이라는 회사의 인사부서가 드리는 이야기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전하는 인간 신경수의 이야기.
CEO 신경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더십 전문가이다.
마케팅을 공부하고자 일본으로 건너갔으나 우연히 듣게 된 허츠버그의 '동기부여이론'에 매료되어 진로를 HR로 바꾸었다.
10년 동안 일본에 있으면서 조직과 사람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아인스파트너의 대표로서 한국의 많은 기업체에 조직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제목 신수정, 신수정, 내사랑 신수정
등록인 신경수 등록일 2014.07.22

오늘은 오랜만에 저희 딸아이 이야기를 좀 할까 합니다. 저는 자타가 공인하는 딸 바보입니다. 딸만 둘입니다. 큰아이 이름은 신수정, 작은 아이 이름은 신수연, 3, 6학년생입니다. 자기 손 깨물어서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다고 합니다만, 아픈 정도는 조금씩 다르다고 하는 말이 참 공감이 갑니다. 둘째는 마냥 귀엽고 사랑스런 존재입니다만, 첫째는 여러 가지로 신경이 많이 가는 것이 사실입니다.

 

얼마 전 큰아이와 집사람이 한 바탕 붙은 적이 있습니다. 작년에 있었던 전쟁이(칼럼35-도대체 어디서 온 거니 나의 천사) ‘1차대전이었다면, 1년 만에 찾아 온 ‘2차대전이라는 표현이 적당할 듯 합니다. 아무튼 ‘2차대전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일요일 오후 엄마가 집안 청소를 하면서 신수정의 방도 같이 청소를 해 줍니다.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고 있던 신수정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울려 퍼져서 거실에서 책을 읽고 있던 저는 무슨 일인가? 하고 신수정의 방으로 향합니다.

 

아니 왜 시키지도 않았는데, 방 청소한다고 들어와서 일을 만들어놔!”

진정해 수정아, 엄마가 찾아 볼게~”

하나라도 없으면 퍼즐 완성이 안 된다고! 당장 찾아내!”

 

퍼즐 조각이 신수정 방의 바닥에 있었는데 엄마가 무심코 청소하다가 그 중에 몇 조각이 진공청소기로 빨려 들어간 모양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건 아니다 싶어 신수정을 불렀습니다.

 

신수정~ 이리 와봐~ 엄마한테 그게 무슨 말 버릇이야!”

잘못한 건 엄만데 아빤 왜 나한테 뭐라고 그래! 내방에서 다 나가! 혼자 있을래!”

 

그러고는 방문을 걸어 잠그고 불러도, 불러도 들은 척도 안 합니다. 이건 아니다 싶어 문을 따고 들어가서 신수정의 뺨을 때렸습니다. 신수정이가 초등학교 다닐 때 예절교육 시킨다며 사랑의 매로 몇 번 종아리를 때린 적은 있습니다만, ‘사랑의 매없이 신체적인 훈육을 한 적은 전혀 없기에 뺨을 때린 저도 놀랐고, 특히 신수정이의 놀란 눈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사실 그 순간은 이성이 마비되었다기 보다는 오랜 시간 동안 누적되어 온 감정이 폭발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듯싶습니다.

 

3이라는 이름으로 집사람은 수정이에게 무조건 적인 복종을 합니다. 소위 말해서 무조건 오냐, 오냐하는 거지요. 요 근래 갈수록 수정이의 성격이 안하무인眼下無人인 것 같아서 따끔하게 뭐라 해야겠다 하고 벼르고 있던 터에 적당한 사건이 터진 거지요. 하지만 죽고 못사는 딸아이를 때린 아빠의 심정도…… “어떻게 아빠가 나에게 @@;”라고 생각하며 놀라서 정신이 나가버린 신수정만큼이나 불편합니다. 몇 일간 서로간에 긴 침묵이 흐릅니다. 침묵의 1주일이 마치 1년만큼이나 길게 느껴지더군요.

 

사건이 터지고 1주일 후에 다시 찾아온 주말, 아내가 더 답답했던지 신수정이 좋아하는 식당으로 외식하자고 제안을 합니다. 그리고 들어간 식당에서, 아내와 둘째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신수정에게 용기를 내어 1주일간 묻어 두었던 이야기를 꺼내봅니다.

 

수정아~ 많이 놀랬지~ 이유야 어찌되었던 너 뺨을 때린 거 정말 미안해~, 아빠 미워해도 좋은데, 딱 두 가지만 영원히 기억해 주면 좋겠어, 하나는 아빠에게 있어서 우리 수정이는 목숨보다도 더 소중한 존재라는 것 하나하고, 또 하나는 누군가 너를 도와주려고 시도를 했는데 결과적으로 너에게 피해가 되었을 때, 중요한 건 결과가 아니라 처음의 의도라는 사실이야~ 그때 그 상황에서 엄마는 너를 도와주려다가 그렇게 된 거잖아~ 그런 상황에서는 설령 엄마가 당황해 있더라도 네가 먼저 괜찮아~ 엄마라고 말을 했어야 된다는 거야, 마찬가지로 친구들 때문에 네가 큰 피해를 입었다 하더라도 만일 너를 도와주려는 선한 의도에서 시작된 것이라면, 그 친구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하는 거야~”

 

3짜리 꼬마 아이가 무슨 뜻인지 알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면서도 이렇게 메시지를 전달해 놓지 않으면 우리 수정이에게 매를 든 의미가 없을 듯 하여 말을 꺼낸 것인데, “아빠 맘 알아~ 수정이도 아빠 정말 사랑해~”라고 말을 하면서 우리 수정이 저를 꼬옥 안아주네요. 눈가에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아무리 연구하고 궁리를 해도 정답을 알 수 없는 것이 자녀교육이라고 모두가 말을 합니다. 저도 아이들을 키우면서 어떻게 키우는 것이 정답인지 모를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있습니다.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혜는 기회를 포착하여 꼭 알려주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 중에 하나가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진심眞心어린 마음으로 다가서는 상대방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입니다. 아무리 결과가 나쁘게 나올지라도 그 의도가 한 마음에서 시작이 되었다면 감사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저는 내일부터 조금은 사치스런 휴가를 떠납니다. 프랑스~독일~스위스~이탈리아를 여행하는 3주간에 걸친 긴 여행입니다. 직장생활 18년 만에 처음으로 떠나는 해외여행입니다. 너무 긴 시간 사무실을 비우게 되어 직장 동료들에겐 미안한 마음 가득하지만, 지금 하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아 큰 맘 먹고 추진해 온 대형 프로젝트입니다. 한가지 재미있는 현상은 집사람과 저의 설레는 이유가 조금 다르다는 점입니다. 저는 우리 아이들하고 멋진 추억을 만들 생각에 들떠 있습니다만, 우리 집사람은 친정엄마와 함께하는 여행으로 들떠있는 모양입니다.

 

목적이야 어디에 있든, 우리 가족은 내일부터 추억 만들기 영화를 찍으러 유럽에 갑니다. 개인적으로 한 가지 더 소박한 꿈이 있다면, 쉽게 올 수 없는 모처럼의 기회이니만큼 소크라테스가 말한 삶의 지혜가 무엇인지, 우리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배우고 느낄 수 있는 여행이 되었으면 한다는 점입니다. 공자가 말한 삶의 지혜는 이곳에서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충분히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