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한민국이라는 회사의 인사부서가 드리는 이야기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전하는 인간 신경수의 이야기.
CEO 신경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더십 전문가이다.
마케팅을 공부하고자 일본으로 건너갔으나 우연히 듣게 된 허츠버그의 '동기부여이론'에 매료되어 진로를 HR로 바꾸었다.
10년 동안 일본에 있으면서 조직과 사람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아인스파트너의 대표로서 한국의 많은 기업체에 조직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제목 '탁월한 개인능력 VS 팀 플레이' 어느 쪽이 더 중요한가?
등록인 신경수 등록일 2014.07.16

글로벌, 글로벌…… 무조건 외국인만 데려다 놓으면 글로벌이 되고, 매출도 올라가는 건가?”

그러게 말이야~ 일이라는 건 팀플레이인데 위에 있는 사람들은 현장을 몰라도 너무 모르는 것 같아!”

 

대한민국의 대표적 전자메이커 중의 하나인 LG전자는 2008~2009년도에 부사장 이상 최고임원에 외국인 5명을 임명하였다. 글로벌 LG에 걸 맞는 다양성과 전문성을 확보한다는 게 명분이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10년 안에 외국인 임원 비율을 70%까지 높이겠다고 발표하였다. 전문성을 가진 외국인을 더욱 더 많이 영입하여 조직력을 한 단계 더 높이겠다고 그들은 야심 찬 목소리로 대대적인 홍보를 하였다. 그들이 원했던 조직력 강화를 위한 조처들에 현장에서는 위와 같은 목소리로 반응을 보였다.

 

현장에 답이 있다라고 했던가? 결국 글로벌 기업 LG전자의 야심 찬 실험은 참담한 실패로 끝이 났다. 2010년 영입된 외국인 부사장 5명이 전원 해임되었기 때문이다. 이유는 조직 내부의 불화였다. 외국인 임원과 국내 스텝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제대로 안 되면서 한국인 직원들의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실적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는 모양새였지만, 본질적인 이유는 외국인 상사와 한국인 부하들 간의 팀웍이 전혀 형성되지 못한 데 대한 질책성 인사였다.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는 “지식노동자는 제조업에 종사하는 육체노동자와 달리 생산수단을 직접 보유한다. 머릿속에 지식을 넣어두고 필요할 때면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다.”라고 말하였다. 그렇다면, 환경의 변화와는 상관없이 동일한 지식을 사용할 경우에는 동일한 결과가 나와야 한다는 말인데, 현장에서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주변인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라고 말한다. 우리가 집단주의 경향이 강한 국가이기 때문에 그런가? 개인주의가 강한 서구사회는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지식산업에 있어서 (개인의 자질 VS 팀 플레이) 어느 쪽이 더 생산성이 높은가?’ 라는 테마는 OB(Organization Behavior)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끊임없는 연구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하여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젊은 교수들이 주축이 되어 개인의 우수한 자질이 더 중요한지, 팀 플레이가 더 중요한지를 가지고 열띤 토론을 하였고 그것도 모자라 지식산업의 대표적인 분야라 불릴 만한 의료계와 금융계의 지식노동자들의 생산성과 관련하여 과거 10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그 결과를 2005 6월에 HBR에 발표하였다.

 

먼저, 금융계를 분석한 이는 보리스 그로이스버그Boris Groysberg라는 교수로 우리나라 매경미코노미에도 여러 번 소개된 적이 있는 조직행동론에서는 매우 유명한 교수이다. 그는 서로 다른 78개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주식 및 고정수익증권 분석가 1,000명의 지난 9년간의 자료를 정밀 분석해 보았다. 이때 그는 투자자문기관 고객 1,000명의 예상 수입과 산업 부문에 대한 전문지식, 서면 보고서, 서비스 및 투자 상품 선택 그리고 고객의 요구에 얼마나 빨리 반응하는가를 토대로 투자 분석가의 능력을 평가했다.

 

그로이스버그Groysberg 연구팀은 분석가가 회사를 옮겼을 때 실적이 어떻게 변하는지 추적했다. 9년 동안 9퍼센트에 해당하는 366명이 회사를 옮겼고, 연구진은 그 자료를 토대로 스타 분석가가 새 직장에서도 계속 성공가도를 달렸는지를 확인했다. 흔히 스타분석가는 자신의 능력만으로 그 자리에 올랐다고 생각하지만, 연구 결과 실적은 갖고 다닐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스타 분석가가 다른 회사로 옮기면 실적이 떨어지고 최소 5년 이상 그 상태에 머물렀다. “스타 분석가를 고용하는 것은 분석가의 실적으로 보든 회사의 시장 가치로 보든 좋을 게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어떤 스타 분석가는 회사를 옮기고도 계속해서 성공가도를 달렸다. , 그들은 평소 함께 일했던 팀과 함께 회사를 옮겼다. 혼자 이직한 스타 분석가는 1위를 차지할 확률이 5퍼센트에 불과하지만, 팀과 함께 이직한 스타 분석가는 1위를 차지할 확률이 10퍼센트로 이직하기 전과 별 차이가 없었다. 그리고 팀과 부서에 능력을 갖춘 동료들이 있을 때, 스타 분석가가 최고 실적을 유지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스타 분석가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정보를 얻을 때 뛰어난 동료들에게 의존하고 있었던 것이다.

 

같은 시기에 의료계를 분석한 이는 같은 대학의 로버트 허크먼Robert Huckman과 개리 피사노Gary Pisano라는 젊은 교수들이었다. 그들은 병원경영과 관련된 학문을 연구하다가 실력이 뛰어난 전문의가 병원을 옮겨서도 동일한 실력을 발휘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일어서 심장외과 전문의 203명이 각기 다른 43개 병원에서 2년간 집도한 수술 3 8,577건을 추적 조사했다. (미국의 외과의사는 우리와 달리 여러 병원에서 시술하고 있음을 참고하기 바란다)

 

자료를 분석한 허크먼Huckman과 피사노Pisano교수는 놀라운 패턴을 발견했다. 전체적으로 외과 전문의는 수술 회수와는 상관없이 자신이 근무하는 ‘특정 병원’에서 시술할 때만 더 좋은 결과를 보여 주었다.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에서 시술하면 환자의 사망률이 떨어졌지만, 다른 병원으로 옮기면 사망률이 원래대로 돌아갔다. 다른 병원에서는 의사들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에서 의사들의 시술실력이 더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자신의 강점과 약점, 습관 및 수술 방식을 잘 아는 간호사나 마취과 의사들과 함께할 때 더 익숙하게 솜씨를 발휘할 뿐이다.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그 익숙함은 다른 병원으로 가져갈 수 없다. 자료를 분석한 하버드의 두 젊은 천재교수는 외과의사가 환자의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수술 팀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내가 아는 헤드헌팅 회사 중에 리쿠르트 에이전트Recruit Agent라는 꽤 괜찮은 써치펌이 있다. 규모는 작지만 그들은 역사와 전문성, 그리고 업계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성실성을 동시에 겸비한 보기 드문 인재소개기업이다. 이 곳에 10년을 넘게 근무하며 매년 수백 명에 달하는 전문인력의 성공적인 전직轉職을 돕는 김주필이라는 이름의 소박한 친구가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도중에 마침 그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온다. 기가 막힌 우연이 아닐 수 없다. 근처에 왔다가 인사차 들렀다는 그에게 느닷없이 스카우트 대상자를 찾을 때 탁월한 개인능력 VS 팀플레이어느 쪽이 더 중요한가요?”라는 질문을 던져 보았다.

 

헤드헌팅 회사를 통해서 들어 갔다고 해서 모두가 인정을 받고 승승장구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제대로 실력발휘도 못하고 무시당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충분한 자질과 실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실력발휘를 못하고 계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와 반대로 기대이상의 성과를 내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런 분들의 특징은 팀플레이로 움직인다는 점입니다. 이분들께서 공통적으로 하시는 말이 있습니다. ‘팀웍이라는 창으로 뚫지 못할 방패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