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한민국이라는 회사의 인사부서가 드리는 이야기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전하는 인간 신경수의 이야기.
CEO 신경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더십 전문가이다.
마케팅을 공부하고자 일본으로 건너갔으나 우연히 듣게 된 허츠버그의 '동기부여이론'에 매료되어 진로를 HR로 바꾸었다.
10년 동안 일본에 있으면서 조직과 사람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아인스파트너의 대표로서 한국의 많은 기업체에 조직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제목 저성과자제도 도입을 찬성하는 속내
등록인 신경수 등록일 2015.10.21
 
# 112번째 이야기 「저성과자제도 도입을 찬성하는 속내」

도표

기간: 2015년 7월 13일~8월 16일
대상: 남녀 직장인 607명
방법: 웹+모바일 설문조사

2015년 노동계의 가장 뜨거운 감자 중의 하나는 지금 노사정 위원회에서 논의중인 ‘저성과자 해고’와 관련된 법률안의 통과라고 볼 수 있다. 정부에서는 노동개혁이라는 호칭을 써 가면서 어떻게든 통과시키려 하고 있는 반면, 노동계에서는 이 법률이 통과될 경우 직원 해고가 보다 용이해지기 때문에 평소 회사운영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직원들을 해고 하는데 가장 편리한 수단으로 악용될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여론에 편승하여 뜨거운 감자를 다루어 볼 요량으로 조사를 한 건 아니지만 우연히도 지난 8월 ‘저성과자 문제’와 관련하여 현상파악을 목적으로 전국의 직장인 6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저성과자 제도의 도입여부’-> ‘인지여부’-> ‘저성과자 관리프로그램 운용여부’의 3단계로 나누어 총 12가지 설문항목으로 구성된 앙케이트 결과는 9월24일 전경련에 등록된 HR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세미나 형식을 빌어 공유하는 시간을 갖기에 이르렀다.

사회과학이라는 학문이 가설을 세우고 검증을 하는 작업의 일상인지라 대개는 물어보는 질문의 결과값이 연구자의 예측 치에서 그리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가끔은 전혀 엉뚱한 예상외의 답이 나올 때도 있다. 그럴 때면 고개를 갸웃거리며 ‘왜?’ 하는 의문점을 갖게 되고 그 의문점이 해소가 될 때가지 뚫어져라 통계치만 쳐다보는 바보 같은 행동을 하게 된다. “이건 이래서 엉뚱한 답이 나온 거예요!”하고 통계치가 답을 해 줄 리가 없는데도 말이다.

이 글의 제일 상단에 올려 놓은 Q4가 최근 내가 접한 이해할 수 없는 설문결과 중의 하나이다. 대한민국 직장인 600명이 응답한 결과치를 살펴보면, ‘저성과자 선별과 관리’가 ‘필요하다’ 라고 답한 직장인들의 비율이 68.4%인 반면에 ‘필요없다’라고 말한 직장인은 불과 8.1%에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노총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해고의 수단’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는 제도일 수도 있는데 그 법의 적용대상에 해당하는 당사자들은 10명에 7명 꼴로 제도도입의 필요성을 외치고 있는 이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걸까? 예상과는 너무나 상반된 결과치를 앞에 두고 한참을 고민했다.

예상 치와 다른 결과가 나올 때 주로 사용하는 방법은 개별인터뷰이다. 권위 있는 저널에 나가는 페이퍼라면 공식적인 일정을 잡아 제대로 된 심층면담을 해야 되겠지만 개인적인 관심사를 해소하기 위해 실시한 사소한(?) 연구보고서를 위해 비용과 시간을 들여 포멀한 1:1면담을 하는 것은 비용대비 효과적인 측면에서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 들어 내부직원들의 의견과 외부 강연회에 참석한 청중을 대상으로 형식에 억매이지 않고 개별적인 의견들을 청취해 보았다.

“아무런 예고 없이 자르는 것 보다는 최소한의 기준을 만들어 놓고 그 기준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 회사를 떠나게 하는, 뭔가 납득할 만한 눈에 보이는 기준을 만들자는 의미라고 생각해요” - 39세 박00 과장

“조직이라는 것이 모두가 같은 배를 탄 공동운명체이잖아요, 그런데 간혹 팀원 모두를 지치고 힘들게 만드는 고문관이 나타나곤 해요! 조직의 전력을 약화시키고 모두에게 피해를 끼치는 그런 낙오자를 걷어내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42세 오00 차장

“거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직장동료와 함께 보내잖아요, 서로 간에 조금씩 긍정적 자극을 주는 스마트한 동료들이 좋아요! 가끔 생계유지 때문에 억지로 회사에 다니는 선배들을 보곤 합니다. 그 사람 밑에서 일하는 사람은 무슨 죄인가요? 회사가 나서서 좀더 적극적인 대응을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33세 박00 대리


위에 열거한 개별 코멘트 이외에도 무수히 많은 의견이 접수가 되었다. 하지만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서 과연 이러한 답변들이 Q4의 설문결과를 충분히 설명해 줄 수 있는가, 하는 의구심은 완전히 가시지가 않았다. 그래도 대충 의견들을 정리해 가면서 다음과 같은 개인적인 추측 몇 가지를 만들어 보았다.

첫째, 우선 우리나라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저성과자의 이미지는 자의든 타의든 조직에 피해를 끼치는 무능력자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둘째, 나하고는 거리가 멀지만 우리 조직은 안타깝게도 저성과자에 해당하는 누군가가 존재하고 있다.
셋째, 조직의 안녕과 성장을 위해서 저성과자 제도를 공론화하고 그 기준을 명확히 제시함으로써 어느 정도 경각심을 불러 일으킬 필요가 있다.

이상의 이유를 가지고 직장인들은 저성과자 문제가 조직내에서 공론화되기를 바라고 있지 않나 하는 추측을 해 보았다. 그리고 이렇게 분류된 저성과자들에 대한 이후의 프로세스에 대해서는 별도의 설문을 통하여 다음과 같은 결과가 도출이 되었는데, 역시 예상했던 데로 지위나 환경의 급격한 변화보다는 교육이나 직무전환과 같은 개인의 능력이나 적성을 고려한 내재적 동기부여 정책을(58.5%) 대부분 희망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도표

하지만 아직도 모르겠다. 위에서 열거한 세가지 이유가 정말 Q4의 해답으로 적당한 것인지? 아니면 내가 미쳐 발견하지 못한 다른 동기가 내재되어 있는 것인지? 정말로 궁금하다. 68.4%에 해당하는 직장인들이 왜? 무슨 이유로 저성과자 제도도입에 대해 찬성의 의견을 표해 주었는지를…… 혹시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은 충분히 이해가 가는지? 혹시 아직 내가 발견하지 못한 점이 눈에 들어온다면 간단하게라도 의견을 보내주면 고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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