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한민국이라는 회사의 인사부서가 드리는 이야기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전하는 인간 신경수의 이야기.
CEO 신경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더십 전문가이다.
마케팅을 공부하고자 일본으로 건너갔으나 우연히 듣게 된 허츠버그의 '동기부여이론'에 매료되어 진로를 HR로 바꾸었다.
10년 동안 일본에 있으면서 조직과 사람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아인스파트너의 대표로서 한국의 많은 기업체에 조직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제목 서민갑질은 이제 그만!
등록인 신경수 등록일 2016.06.07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139번째 이야기「서민(庶民)갑질은 이제그만!」


최근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화제의 단어 중에 ‘갑(甲)질논란’이라는 단어가 있다. 지위가 높고 우월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약자인 ‘을(乙)’을 함부로 대하는 사회현상을 의미하는 단어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땅콩회항’으로 유명한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이나, ‘라면상무’로 유명한 포스코에너지 왕모 상무의 경우를 들 수가 있다.

하지만 위에 열거한 사례는 그리 흔한 케이스가 아니다. 1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매우 이례적인 사건이라고 볼 수가 있다. 사회지도층 인사나 사회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는 사람들의 경우 우리나라 국민들의 정서가 어떤 것이다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에 자신을 낮추는 행동에 잘 훈련되어 있다. 혹은, 자신의 이름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려서 좋을 것 하나 없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사건 초기에 속전속결로 해결해 버리기도 한다.

문제는 우리 생활 속에서 자주 목격되는 흔한 ‘갑질’이다. 소위 ‘서민(庶民)갑질’이라 불리는 이런 흔한 ‘갑질’은 대개 손님과 종업원 사이에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는 아마도 ‘손님은 왕이다’라는 용어가 잘 못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국민적인 이슈가 되었던 대표적인 사례 몇 가지를 소개해 본다.

#Episode 1
2014년 10월 7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 신현대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던 A씨가 입주민 B씨의 지속적인 괴롭힘을 받던 중 인격모독성 발언에 격분하여 분신자살을 시도한 사건이 발생했다. A씨는 사고직후, 급히 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집중치료를 받았으나 사건이 발생하고 한 달이 지난 11월 중순 경, 결국 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A씨의 분신에 대하여 정신적 가해자인 B씨는 소심한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라며, 자살한 A의 성격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이 사건을 단순히 경비원 A씨의 소심한 성격으로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사건 하나가 같은 아파트에서 발생했다.

그 사건이 있고 3개월이 지난 12월10일, 같은 아파트에서 경비원 폭행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또 다른 경비원 C씨가 입주민에게 폭행당해 코뼈가 내려앉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에는 당사자들간에 사과와 합의를 통해 가해자가 처벌을 받는 상황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같은 아파트에서 비슷한 일이 연속으로 일어났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그 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인격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Episode 2
2016년 4월27일 부산에 있는 이마트 해운대점에서 황당한 사건 하나가 발생했다. 7년째 이곳 계산대에서 근무해온 박씨(46. 여) 앞에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건장한 남성이 섰다. 이 남성은 박씨를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야릇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동그란 사탕 하나를 입에서 꺼냈다. 그리고 박씨에게 이렇게 말했다. “키스하고 먹으면 입냄새가 날까요? 안 날까요?”

손님의 갑작스런 성희롱에 순간 당황하긴 했지만, 지금까지 이 일을 하면서 별의별 고객을 상대해 온 박씨는 손님의 말장난에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고 계산에 열중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이 손님이 판매중인 생수통을 하나 집어 들더니 아무런 말도 없이 그냥 가지고 나가려 했다.

당황한 박씨가 “손님, 계산하고 가셔야 합니다!”라고 큰 소리로 말했다. 순간, 이 남성의 험악한 목소리가 박씨를 향해 날라 들었다. “손님한테 이렇게 고개 뻣뻣이 쳐들고 또박또박 말대꾸해도 되느냐?”며 참아 입에 담긴 힘든 욕설을 퍼부었다고 한다. 결국 주변에 있던 다른 손님들이 나서서 박씨를 도와 주었고,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Episode 3
이번에는 내가 직접 경험한 일이다. 지금은 성남시 상대원동으로 이전하긴 했지만 거의 20년을 교대역 근처에서 터를 잡고 지역봉사활동도 활발히 하신 ‘김상균 치과’라는 병원이 있었다. 오래 전에 우리 회사가 교대역 근처에 있을 때부터 다녔던 병원이라 지금의 삼성동으로 이주하고 나서도 계속해서 다니고 있었던 치과병원이다.

3년 전, 이맘때였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충치 때문에 치료를 받기 위해 치과 치료대 위에 누워 있는데(이 나이가 되어서도 치과의 치료대 위에 누워 있으면 마치 실험실의 해부용 개구리가 된 듯한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너무나 싫다. 나만 그런건가? 아니면 다른 사람도 같은 느낌일까? 항상 궁금하다), 어깨 너머로 어느 할머니의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전화기 밖으로 흘러나오는 것이었다.

뭔지는 모르지만 애원하는 간호사와 심한 욕설을 내 뱉는 할머니의 목소리, 그리고 일방적으로 수화기를 끊어 버리는 할머니...뭔 영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병원에 아니면 적어도 내 눈앞에 보이는 이 간호사에게 뭔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기고 있음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리고 다시 전화 한 통이 결려왔다. 이번에는 할아버지 목소리였다. “아니 젊은 Ⅹ이 왜 먼저 전화를 끊어? 손님이 말하고 있는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도 되는 거야? 기분 나빠서 치료비 못 주겠으니까, 여기 와서 잘못했다고 사과를 하든지, 그리 못 하겠다면 치료비 받을 생각은 꿈에도 꾸지 마!”

객관적으로 봤을 때, 간호사의 태도와 이미 치료가 끝난 치료비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설령 있다고 해도 욕을 하면서 전화를 먼저 끊은 이는 할머니 쪽이다. 영문을 몰라서 어리둥절해 하고 있는 원장님에게 “무슨 내막이 있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여기 간호사책임이 아니니까, 오해하지 마셔요!”라고 말하며, 내가 들었던 내용을 그대로 전해 주었다.

원장님 말에 의하면, 오래 전에 치료가 끝난 할머니 한 분이 있는데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려고 이런 저런 핑계를 대고 계시다고 한다. 그런 와 중에 그 간호사가 꼬투리를 잡힌 것이다.

위에서 열거한 아파트 경비원, 이마트 계산원, 병원 간호사, 이런 분들은 사람들을 상대하는 직업을 가진 분들이다. 친절, 예절교육은 수도 없이 받는다. 아마도, ‘손님(입주민)은 왕이다’라는 표어는 입에서 거품이 날 정도로 외쳤을 것이며, 귀에 목이 박힐 정도로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왕으로 지칭된 그 손님들은 그에 걸 맞는 행동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내가 그리 대접받고 싶다면 상대방을 그대로 대접하라…… 는 말이 생각난다. ‘손님은 왕이다’라는 말을 우리는 이상하게 해석하고 있는 것 같다. 백성을 내 몸처럼 사랑하지 않는 왕은 왕의 자격이 없다. 자격이 없는 왕에게 우리는 왕의 대우를 할 필요가 없다. 마찬가지로 나를 위해 봉사하고 있는 사람들을 함부로 대하는 손님을 극진히 대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또 하나... 이런 우습지 않은 ‘갑의 자격’도 문제지만, 무엇보다도 나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건, 보통사람들끼리 서로 무시하고 가슴에 상처를 입히는 이런 ‘서민갑질’이 횡횡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터넷에 ‘감정노동자’라는 단어를 넣어보니 이런 사례가 수도 없이 튀어 나온다. 그저 마음만 아플 뿐이다.



* 신경수의 지난 칼럼보기
-138번째 이야기 :「고마워요! 데보라스미스(Deborah Smith)」


대표이사 신경수 사진 (주)아인스파트너 대표이사 신 경 수
Address: (135-090) 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로95길 15 천해빌딩 3F
T: +82-2-523-3592 / H: +82-10-8914-3592
Direct: 070-7600-1901  / F: +82-2-588-8057
 ksshin@ains.co.kr / old.ain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