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한민국이라는 회사의 인사부서가 드리는 이야기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전하는 인간 신경수의 이야기.
CEO 신경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더십 전문가이다.
마케팅을 공부하고자 일본으로 건너갔으나 우연히 듣게 된 허츠버그의 '동기부여이론'에 매료되어 진로를 HR로 바꾸었다.
10년 동안 일본에 있으면서 조직과 사람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아인스파트너의 대표로서 한국의 많은 기업체에 조직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제목 경영이란 무엇인가
등록인 신경수 등록일 2016.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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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번째 이야기 「경영이란 무엇인가」


2011년 상영된 영화 중에 <머니볼>이라는 헐리우드 작품이 있다. 영화의 모티브는 경제 저널리스트 마이클 루이스가 쓴 소설 <머니볼>이며, ‘불공정한 게임을 승리로 이끄는 과학(The Art of Winning an Unfair Game)’이라는 이름의 부제가 달려 있는 논픽션 소설이다. 글의 소재는 미국 메이저리그의 야구팀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단장 빌리빈의 조금은 특별한 구단 운영과 관련된 이야기다.

내용은, 결과위주의 선발방식에서 탈피하여 숨어있는 잠재능력과 재능위주로 선수들을 발굴하고 이렇게 선발된 선수들을 기용하여 팀을 승리로 이끈다는 스토리이다. 책의 내용에 따르면, 머니볼이라는 개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미 레드오션이 되어버린 기존의 스타선수들에게 관심을 갖기 보다는 남들이 모르거나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재능을 가진 새로운 선수를 발굴하여 남들이 가치를 알아내기 전에 선점하자라는 이색적인 접근법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영화 속에서 주인공 역을 맡은 브래드피트가 구단의 스텝들과 스카우터들을 모아놓고 “우리는 돈이 없다. 그래서 많은 돈을 지불하고 스타선수를 데려가는 부자구단과 경쟁할 수 없다. 따라서 아직 주목 받지 못하고 있는 재능이 가려진 선수를 찾아야 한다. 기존의 잣대에서 저평가 받는 선수들 중에서 우리의 기준을 만족하는 선수를 골라내야 한다”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가슴 뭉클한 장면 중의 하나로 꼽히는 명대사로 불린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실제로 영화 속 주인공인 빌리빈 단장은 구단 취임 전, 메이저리그 최하위였던 오클랜드 애슬래틱스를 취임한 다음 해부터 메이저리그 최상위 팀으로 끌어 올렸다. 그뿐 아니라, 단장으로 재직한 16년 동안 5할4푼의 평균성적을 만드는 대기록을 달성하였다. 이는 뉴욕 양키스나 보스턴 레드삭스와 거의 같은 수준의 기록으로서 두 팀이 보유하고 있는 선수들의 몸값을 고려했을 때, 실로 엄청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머니볼전략’이라고도 불리는 빌리빈 감독의 야구이론을 경영의 현장에 접목시켜 성공시킨 기업가가 있다. 교세라그룹의 이나모리 가즈오한자 회장이다. 나는 그분을 직접 만난 적이 있다. 2012년 2월 3일 눈발이 흩날리는 늦은 오후, 서울 양재동의 외교센터에 위치한 교세라코리아의 대회의실에서다. 하나금융그룹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이나모리 명예회장이 한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일본인 CEO들과 간담회를 갖는 자리였는데, 나는 일본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당시 한국교세라의 책임자인 다마가와(玉川) 사장의 특별한 초청으로 그 자리에 참석하게 되었다.

‘아메바경영’ ‘카르마경영’으로 유명한 이나모리 회장은, 파나소닉의 창업주인 마쓰시다 고노스케, 혼다의 창업주인 혼다 쇼이치로와 더불어 일본을 대표하는 3대 경영자 중에 한 분으로 불릴 정도로 일본 내에서는 사랑과 존경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분이다. 이런 분을 만난다는 사실 자체가 쉽게 얻을 수 없는 행운이었기 때문에, 설레는 마음에 간담회 전날에는 잠을 이루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교세라코리아의 사장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만, 명예회장의 한국에 대한 사랑은 매우 각별하다고 한다. 아마도 한국이라는 나라가 명예회장에게 있어서 처가의 나라이기 때문에 이런 애정을 갖고 있지 않을까 추측해 본다. 그 분의 부인인 아사코(朝子) 여사는 ‘씨 없는 수박’을 만드신 우장춘 박사의 따님으로서, 평소 명예회장은 장인이신 우장춘 박사를 제일 존경한다고 말할 정도로 처가 댁의 영향력은 그 분에게는 절대적이었다고 전해진다.

그날 명예회장께서는 바쁜 일정 중에서도 짬을 내어 서울에 주재하고 있는 일본인 CEO들을 대상으로 미니강연을 해 주셨는데, 세계경제동향은 물론 한국과 일본의 미래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연설을 해 주셨던 기억이 난다.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이 있다면, 강연 말미에 “경영이란 무엇일까요?” 라는 나의 질문에 “직원들이 가지고 있는 각자의 장점을 어떻게 살리는 가에 대한 고민이다”라고 답변해 주셨는데, ‘참 명언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같이 모인 사람들과의 저녁식사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에 명예회장의 강연내용을 다시 한 번 떠올려 보았다. “경영이란 각자의 장점을 어떻게 살리는 가에 대한 고민이다”라는 말씀이 제일 머릿속에 많이 남았다. 물론 그 말은 감동적인 언어이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미학적 언어이기도 하다. 직접 낳고 기르고 한 부모도 자식들이 가지고 있는 장단점에 대한 컨트롤이 어려운 판에 매출과 이익을 생각해야 하는 조직의 CEO가 과연 각자의 성격을 십분 활용하여 멤버 개개인의 성장을 지원할 수 있을까? 하는 회의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유는 상사의 눈에 비치는 부하직원들의 행동은 장점보다는 단점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장에서 만난 많은 리더들은 부하직원을 코칭함에 있어서 장점을 살리는 노력보다는 단점을 고치게 하고 싶은 충동이 먼저 일어난다고 고백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럴 때마다 좀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득하곤 하는데, 다음의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 번째는, 상사로부터 단점을 지적 받고 좋아할 사람은 그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단점은 ‘조하리의 창’에서 말하는 맹인영역(본인은 모르는 영역으로 일명 Blind Area라고 함)에 들어있기 때문에 주변사람들로부터의 객관적인 자료를 근거로 한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상사 개인의 의견으로 접근해 버리면 수용성이 생기지 않아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만 낳게 되는데, 결국 조언을 하지 않느니만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두 번째는, 상사의 기대치와 직원 스스로 설정한 목표치의 불일치이다. 조직의 상사는 오랜 시간 회사와 생사고락을 함께한 탓에 우리가 어떤 환경에 놓여 있으며, 조직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무엇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지에 대한 경험적 정보가 이미 체득화 되어 있는 사람이다. 따라서 기대수준이 높을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스스로가 그 기대수준을 클리어하면서 조직생활을 한 탓에 따라오는 사람들도 그 기대수준을 넘는 행동을 보여주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다 자기 같을 수 없다는 사실에 기준을 잡고 생각을 해야 한다.

어찌되었든 단점보다는 장점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지혜가 필요한데, 그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수십 년간 인사의 현장에서 수 없이 많은 리더들을 코칭하고 상담하면서, 세치 혀로는 “직원에 대한 장점을 먼저 보세요”라고 말은 하면서도, 정작 나 스스로도 직원들에 대한 장점보다는 단점들을 먼저 떠올리는 우(愚)를 적지 않게 범하고 있으니, 나부터가 반성이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어찌되었건 종합선물세트 같은 다양한 성격의 보고(寶庫) 속에서, 아직 인지되지 않은 재능이 발견이 되었다면, 다음 과제는 그 재능을 갈고 닦아 조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빛을 발하게 끔 유도하는 작업이 남아있다. 그러나 이 또한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하지만 어떤 난관이 있더라도 반드시 극복하고 이룩해야 할 과업임에는 틀림이 없다. 세상에 나와 똑 같은 사람은 없다는 생각으로 나를 버리고 그들의 머릿속에 들어가 생각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야구와 경영은 닮았다”고 어느 경영이론가는 말했다. 명예회장께서 주장하시는 ‘재능의 발굴’ 그리고 빌리빈 단장의 ‘머니볼전략’은 거의 같은 개념이고 똑 같이 대성공을 거둔 경영이론이 되었다. 때문에 경영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거기에 더하여 경영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명예회장의 어록 하나를 추가하고자 한다.

“재능은 창조주가 우연히 나라는 존재에게, 세상을 살리고 인류를 위해서 사용하라고 전해준 것이거늘 이를 사유화해서 나 한 사람만 혜택을 누린다면 창조주의 의도에 어긋난다. 경영자란 직원의 능력을 극대화하여 주주, 고객, 지역사회를 위해 쓰게 끔 최선을 다할 의무가 있다”-<사장의 도리(2014 다산북스)>

경영이 무엇인지에 대한 해답은 각자의 가치기준에 따라 서로 다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밑바탕에 깔려있어야만 하는 기본조건의 하나로 이나모리 명예회장의 ‘재능의 발굴’이나 빌리빈 단장의 ‘머니볼전략’을 반영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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