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한민국이라는 회사의 인사부서가 드리는 이야기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전하는 인간 신경수의 이야기.
CEO 신경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더십 전문가이다.
마케팅을 공부하고자 일본으로 건너갔으나 우연히 듣게 된 허츠버그의 '동기부여이론'에 매료되어 진로를 HR로 바꾸었다.
10년 동안 일본에 있으면서 조직과 사람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아인스파트너의 대표로서 한국의 많은 기업체에 조직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제목 비저너리(Visionary) 경영이란 이런 것이다.
등록인 김영준 등록일 2018.05.06
아인스파트너로고
207번째 이야기
「 비저너리(Visionary) 경영이란 이런 것이다. 」


음향기기 관련해서 일하는 후배에게서 "선배님 저 오늘부터 평창에 가 있습니다. 혹시 연락 안 되도 걱정하지 마세요!"라는 메시지 하나가 날아왔다. "갑자기 왠 평창이냐?"는 질문에 "일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하는 엄청난 행사인데, 건강한 육체를 가지고 있을 때 뭔가 뜻 깊은 일을 하고 싶어서 회사에서 평창근무자 모집을 하길래 응모를 했어요"는 말을 남기고 친한 후배는 평창으로 떠났다. 그리고 올림픽이 끝나고 다시 연락이 왔다. "선배님, 송승환이라는 사람 정말 무지무지 대단한 사람 같아요! 선배님 전공이 리더십이니까, 이 분 리더십에 대해 연구해 보면 어떨까요?"라는 문자와 함께 15일간의 벅찬 감동을 전하는 사진이 계속 들어오기 시작했다. 2018년 2월의 평창동계올림픽은 평창으로 떠난 후배에게도, 현업에 있으면서 TV로만 시청한 보통사람들에게도 많은 것을 던져 준 의미 있는 국가행사였다. 우리에게 많은 선물을 안겨 준 지구촌 축제의 장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대회 개최기간의 깔끔했던 경기운영 그 자체도 큰 감동이었지만, 개회식과 폐회식의 퍼포먼스 또한 빠뜨릴 수 없는 감동적인 선물 중의 하나였다. 올림픽의 즐거움은 역시 개회식과 폐회식의 세레머니라고 하던데, 역시나 이번 올림픽의 개폐회식도 전세계의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 주었던 가장 화제가 된 이벤트 중의 하나였다. 세계의 주요 언론은 올림픽 개폐막식의 풍경에 대해 다음과 같은 아낌없는 찬사를 보내 주었다. "기술적인 역량과 유연한 문화적 힘을 펼쳐냈다(월스트리트 저널)" "수천 개의 드론이 오륜기로 변해 전 세계의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시자주간지 타임)" "생동감 있고 화려한 불과 얼음의 개막식이었다(로이터 통신)"등과 같은 반응으로 한국인의 창의력과 풍성한 문화예술의 힘에 열렬한 박수갈채를 보내 준 것이다.

후배가 '연구를 부탁해요!'라고 말했던 송승환 총감독은 이런 열광적인 박수갈채를 뒤로 하고 대회가 끝나자 마자 조용히 평창을 떠났다. 언론과의 인터뷰를 일절 사양한 채 모든 공로를 그를 도왔던 스탭들에게 돌리고 그는 조용히 보따리를 싸서 서울로 가는 승용차에 몸을 실었다. 아무런 생각 없이 일단은 자고 싶은 마음뿐이었다고 한다. 같이 일했던 사람들이 언론과의 인터뷰에 여러 가지 준비과정의 에피소드를 말하는 와중에도 그는 한 번도 언론에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 그리고 제주도를 향해 떠났다. 자신에게 너무 많은 주목이 쏠리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했고, 행여나 같이 고생한 동료들의 공이 묻힐까 봐 더더욱 조심스런 마음이 들었던 것이리라, 그런 그가 올림픽이 끝나고 한 달이 지난 후, 드디어 언론에 얼굴을 보였다. "전 정말로 올림픽 개폐회식이 성공할 수 있었던 거는, 우리 크리에이터들이, 그리고 각 분야의 예술가들이, 너무 정말 열심히 일을 해 줬고, 우리 출연자들과 스텝들이 그 추운 날씨에도 정말 올림픽을 성공시키기 위해서 한 마음으로 뭉쳐서 정말 열심히 해 주셨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분들이 없었다면 도저히 이룰 수 없는 일이었거든요. 우리 크리에이터들, 스텝들, 또 출연자들에게 정말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CNBC 2018/3/19)" 오랜 만에 얼굴을 내민 송승환 총감독이 미국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이처럼 그는 항상 자신에게 날라오는 찬사와 박수를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공으로 돌리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다. 혹시나 잘 못 들으면 '입에 바른 말이다'라고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도 있으나 그의 눈을 보면서 들으면 '누구누구 덕분이다'라는 말에서 진정성이 느껴지기 때문에 이 사람을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으로 몰린다. 비록 올림픽이 있기 한참 전의 일이기는 하지만, 나는 오래 전에 이분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난타의 성공비결이 뭔지가 궁금하기도 했지만, 어느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CEO에게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의 비전을 조직에 공유시키는 것입니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어서, 과연 이 분이 그리는 비전은 무엇이고 조직은 또 어떻게 그 비전을 공유할까? 하는 궁금증이 일어서였다. 다행히 그 분을 잘 아는 분이 있어서 그 분과 인터뷰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얻을 수가 있었다. 그리고 그 분의 인생스토리를 들을 수가 있었다. 당시 그 분과 대담했던 인터뷰 내용 중에서 특별히 인상 깊었던 내용만 추려서 옮겨 본다.

신경수: 송승환 하면 난타의 이미지가 바로 떠오르는데요, <난타>가 보유하고 있는 기록에 대한 설명을 간단히 부탁 드립니다.
송승환: 그거에 대해서는 제가 나중에 자료를 드릴게요. 왜냐하면 다 외우고 있지는 못하니까(하하 웃음). 그냥 얼른 떠오르는 데로 말씀 드리면, 우선 한국최초의 '비언어 퍼포먼스'라는 타이틀과 함께 '에딘버러 페스티벌'이라는 세계적인 공연축제에 한국 연극으로 참여한 것도 최초였고, 그 이후에 전용극장에서 계속 공연을 하고 있는 것도 우리나라 최초였고, 브로드웨이에서 1년 6개월 동안 장기공연을 한 것도 우리나라 최초였고, 뭐 그런 것들이 생각이 나네요.

신경수: 회장님은 난타로 유명하지만, PMC프로덕션(법인명)이 하고 있는 일에는 또 어떤 것들이 있나요?
신경수: 저희들이 하고 있는 일은 공연제작이죠. 공연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일인데, PMC가 Performance Musical & Cinema의 약자에요. 그러니까 난타 같은 퍼포먼스 뿐만 아니라 뮤지컬, 영화 이런걸 제작하는데, 요즘 주로 하고 있는 일은 뮤지컬이죠. 뮤지컬에 많이 집착하는 이유는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장르이기도 하고 또 뉴욕이나 런던을 제외하고 1년에 창작뮤지컬이 만들어지는 나라는 전세계에서 대한민국밖에 없거든요. 그렇게 많은 뮤지컬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문제는 우리나라 시장이 너무 작다는 거죠. 그래서 이런 창작뮤지컬을 가지고 아시아 시장으로 또 크게는 세계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서 그런 창작뮤지컬을 만드는 일을 요즘 들어서는 제일 열심히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신경수: 갑자기 생각나서 드리는 말씀인데,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으세요?
송승환: 하하하(웃음), 근데 그게 다 제 아이디어는 아니고요. 사실 저도 많은 아티스트들하고 같이 작업을 하잖아요. 그니까 제 주변에 늘 같이 만나는 작가도 있고, 또 연출자도 있고 작곡자도 있고 도 저희 직원들도 있고...... 그 영감이라는 게 뭐 그렇게 책상에 앉아서 골몰히 생각한다고 떠오르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저는 사람들 만나서 많이 대화하고 작가나 작곡자들하고 같이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그게 대화하는 도중에 막 아이디어가 떠 오르기도 하고, 또 대학로에 소극장이 약 140개 정도가 있는데요, 거기 후배들이 만드는 많은 작품들을 보면서 영감이 떠오르기도 하는 거죠. 또 실제로 제가 1년에 한두 번씩은 꼬박꼬박 뉴욕이나 런던에 가서 외국작품들을 보기도 하면서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도 하고 하거든요. 결국 영감이라는 것은 책상머리에서 떠오르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걸 보고 듣고, 하는 가운데 떠오르는 것 같아요.

신경수: 혹시 직원들 동기부여를 위한 특별한 제도가 있나요?
송승환: 글쎄, 제 생각에는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는 게 회사에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건데, 그 열심히 일하는 거는 각자가 그 일에 흥미를 느끼고 재미를 느껴야 그렇게 되는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런데 다행히도 저희는 공연을 만드는 회사라는 걸 알고 오기 때문에 대부분의 직원들이 공연을 만드는 일에 흥미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죠. 그런 의미에서 일의 집중도나 능률은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는 참 좋은 편이기도 한데, 근데 제가 바라는 건 일터가 놀이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거든요. 그 이야기는 그렇게 일을 즐길 수가 있어야 능률도 오르고 힘도 들지 않고, 재미도 있고 그런단 말이에요. 그래서 저희는 일단 틀에 박힌 것을 안 하려고 애를 쓰죠. 저희 회사는 출퇴근 시간이 없어요. 정해져 있지 않아요. 그래서 알아서 출근하고 알아서 퇴근하고 근데 일이 많다 보면 늦게 까지 남아서 일하는 직원들도 있을 수도 있고 그러다 보면 그 다음날 좀 늦게 나와도 뭐라고 하는 그런 사람도 없고 그런 식으로 좀 자유로운 편이죠. 또 제 복장이 청바지에 늘 이렇게 하고 다니니까, 양복에 넥타이 메고 구두신고 이런 거 강요하지 않고, 그런 출퇴근 시간의 자유로움, 의상의 자유로움, 이런 활동들을 통해서 가능하면 즐겁게 일을 할 수 있는 그런 장소가 되게 하려고 애를 쓰는 거죠. 물론 스트레스도 받겠죠, 아무래도 직장이니까, 매출 올리고 수익을 내야 하는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수는 없겠지만, 그 와중에서도 가능하면 즐겁게 일을 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를 만들려고 상당히 애를 쓰는 편이에요.

신경수: CEO로서 가져야 할 능력 중에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송승환: 직원들에게 비전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왜냐하면, 저희 같은 경우는 직원들이 되게 젊거든요. 물론 나이든 직원도 있지만 대부분은 젊은 친구들이에요. 신입의 경우는 거의가 20대 초반이고, 그런 친구들이 이 회사에서 와서 자기 인생을 여기다 맡기고 사는데, 그 친구들에게 비전을 보여줘야 그 친구들이 계속 이 일에 흥미를 느끼고 열심히 살 수 있을 거 아니겠어요. 그래서 리더가 해야 될 일은 여러 가지 덕목이 있겠지만, 끊임없이 직원들에게 비전을 던져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들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고, 또 저희 같은 경우는 매년 이익의 10%를 인센티브로 직원들에게 주고 있어요. 급여랑은 완전 별도의 개념으로요. 그리고 각 팀마다 매출목표와 수익목표를 정해서 그걸 달성하면 별도의 인센티브를 주고, 그런 시스템이 동기부여가 된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으니까요 하하(웃음). 인센티브 제도도 필요한 거 같고 또 끊임없이 비전을 제시하는 거, 실현 불가능한 목표가 아닌 우리가 열심히 하면은 실현이 가능한 그런 목표를 계속 제시하는 거, 이런 것들이 직원들로 하여금 열심히 일하게 만드는 동기부여의 힘이 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무엇보다도 제일 중요한 건 일을 즐겁게 할 수 있게 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 그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는 거죠.

그가 들려준 말 중에서, "너무 공허하고 너무 허무 맹랑한 비전이 아닌,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비전을 만들고 공유하고 그리고 생긴 이익을 분배하고, 너무 심플한가요?"라는 질문이 가장 인상 깊었다. 공연기획의 전문가라고 생각했는데, 20년 동안 이 분야에서 일한 나보다도 더, 구성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키워드가 무엇인지를 알고 있는 듯해 보였다. 아마도 이런 생각으로 이번 올림픽의 무대도 준비를 했으리라 생각해 본다. 그래서였을까? 평창올림픽이 끝나고 개폐회식을 평가한 어느 일간지의 마지막 멘트가 인상적이다. "영하 20도 이하로 떨어지면 추위가 살아 움직인다.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17일 동안 평창의 추위는 감각이 아니라 존재였다. 45일간 새벽까지 이어지는 리허설을 매일 반복했던 공연팀의 사이사이로 타는 듯한 냉기가 얼굴과 등골을 헤집고 지나갔다. 이런 악천후를 극복할 수 있게 버팀목이 되어 준 건 서로간을 이어주는 끈끈한 믿음이었고, 그 믿음 뒤에는 송승환 총감독의 헌신이 있었다. 3초 단위로 콘티를 짜고 TV중계 컷 하나 하나를 계산한 총감독 송승환이 그 무대 뒤에 있었다(조선일보)"라는 말로 개폐회식을 준비한 공연팀과 그리고 그들을 지휘한 총감독의 헌신을 칭찬했다. 이 또한 자신이 그리는 꿈의 모습을 모든 스텝들과 공유하고 같이 그려나갔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IT강국 대한민국, 문화강국 대한민국의 저력을 유감없이 전세계에 보여준 송승환 회장의 비저너리 리더십(Visionary Leadership)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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