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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라는 회사의 인사부서가 드리는 이야기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전하는 인간 신경수의 이야기.
CEO 신경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더십 전문가이다.
마케팅을 공부하고자 일본으로 건너갔으나 우연히 듣게 된 허츠버그의 '동기부여이론'에 매료되어 진로를 HR로 바꾸었다.
10년 동안 일본에 있으면서 조직과 사람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아인스파트너의 대표로서 한국의 많은 기업체에 조직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제목 잉여인력이 미치는 파장
등록인 신경수 등록일 2017.10.16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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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번째 이야기잉여인력이 미치는 파장


인력충원과 관련하여 인사부서에서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분야 중의 하나가 '적정인력산정'이다. 어느 산업분야를 막론하고 지금까지 현장의 인력이 부족하다고 말하지 않는 회사는 본 적이 없을 정도로 현업부서에서는 항상 '일손부족'을 호소한다. 물론 회사에 따라서는 지나치게 타이트한 인력정책으로 정작 충원이 필요한 부서를 나 몰라라 하는 곳도 없지는 않지만, 대부분은 현장의 요청을 수용하여 충원을 해 주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로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현업의 채용요청은 적극적으로 지원하되 '적정인력'인지 아닌지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이 수반되어야 한다.

얼마 전, M&A를 위한 실사작업을 위해 파이시스템(가명)을 방문한 친구가, '이 회사 1명이면 충분히 할 일을 2명이 하고 있는데, 비단 어느 한 팀의 문제가 아니라 거의 모든 부서가 이런 식으로 필요이상으로 직원들을 고용해서 쓰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이 회사가 M&A시장에 매물로 나온 이유를 알겠더라'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나 같은 경우는 항상 보아오는 일인지라 새삼 그리 놀라운 일로 보이지도 않는 일이 회계사인 그 친구의 눈에는 희한하게 보였던 모양이다.

우리나라처럼 인력운용의 출구전략이 빈약한 나라에서 기업의 인사부서가 정말 신경 써야 하는 분야 중의 하나가 바로 채용이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현업에서는 항상 일손부족을 호소하며 인력충원을 요청하기 때문이다. 물론 정말로 필요한 곳도 있지만 대개는 내부에서 효율적인 업무분담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거나, 업무가 미숙한 담당자들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태반으로 사람을 신규로 채용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필요이상의 인력고용은 생산효율성의 측면에서 기업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부작용만 낳을 뿐이다.

나는 여기에 더하여 잉여인력이 있는 조직에서 피어나는 '조직갈등'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하는데, 실제로 위에서 언급한 파이시스템처럼 M&A시장에 매물로 나온 기업들의 대부분이 이러한 조직갈등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나와의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증언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이 좋았지요! 시간에 쫓기지 않아도 되고 여유를 가지고 생각할 시간도 생기고......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모두가 그런 생활에 익숙해져 가다 보니 여유가 아닌 나태와 태만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3~4명이면 충분히 소화해 낼 일을 5~6명이 나누어서 하다 보니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이 처음에는 들더군요. 하지만 어느 누구도 이런 여유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사람은 없었어요. 여유 있는 회사생활을 마다할 사람은 없으니까요.' 3년 전 PMI(post-merger integration 기업인수합병후의 통합관리) 의뢰를 받고 방문한 피인수기업의 간부들이 전해 준 말이다.

경영학에서 말하는 메기이론(정어리가 가득 담긴 수족관에 천적인 메기를 넣으면 정어리들이 잡아 먹힐 것 같지만, 오히려 생존을 위해 꾸준히 움직여 항구에 도착할 때까지 살아남는다는 뜻으로 생존이 걸린 경쟁상황에 직면하면 인간은 최대한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게 된다는 이론)의 신봉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조직내부에는 어느 정도의 긴장감이 있어야 자신의 미션을 완수하고자 하는 개개인의 책임감도 올라간다는 사실을 침몰하는 조직의 내부직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나는 수 없이 경험해 왔다.

아래의 도표는 코스닥에 상장되어 재무제표가 일반인에게 공개되어 있는 기업들 중에서 재작년보다 작년에 10% 이상 성장한 기업과 재작년과 비교하여 작년에 실적이 그대로이거나 하락한 기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의 결과이다. 직원의식조사의 항목 중에서 '잉여인력'과 '긴장감.책임감'과 관련한 항목에 대한 결과가 다음과 같이 나왔다.

도표

위에 있는 두 개의 그래프 중에서 상단의 그래프는 실적이 상승한 기업의 직원들(201명)에게서 받은 결과이고 아래의 그래프는 실적이 그대로이거나 하락한 기업의 직원들(160명)에게서 받은 결과이다. '잉여인력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 실적이 상승한 기업의 경우는 응답자의 57%(약한부정 65명, 강한부정 51명)가 '잉여인력은 없다'는 취지의 부정에 체크를 한 반면에 실적이 하락한 기업의 경우는 응답자의 53%(강한동의 38명, 약한동의 47명)가 우리 조직에는 '잉여인력이 있다'는 취지의 동의에 체크를 해 주었다.

도표
 
도표

이어지는 질문은 잉여인력이 있다고 느끼는 조직과 없다고 느끼는 조직의 긴장감, 책임감을 물어보는 질문이었는데, 잉여인력이 있다고 느끼는 조직에서의 긴장감, 책임감의 정도는 18%(높은편이다 17명, 매우높다 7명)인 반면에, 잉여인력이 없다고 느끼는 조직의 경우는 긴장감, 책임감의 정도가 63%(높은편이다 54명, 매우높다 46명)로서 잉여인력이 있다고 느끼는 조직에 비해 조직에 흐르는 긴장이나 책임의식이 3.5배 정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요약해서 말하면, 긴장감이나 책임감이 강한 조직일수록 잉여인력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바쁜 생활을 하고 있으며 이는 조직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반면에, 정신적으로 해이하거나 책임감이 없는 조직일수록 잉여인력이 존재하고, 이는 조직의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잉여인력에 대해 아무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 것일까? 이유는 쓸데 없는 분란을 일으키고 싶지 않아서이다. 제리 하비Jerry Harvey 조지워싱턴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왜 아무도 NO라고 말하지 않는가?』라는 저서에서 '수 많은 조직과 조직의 구성원들이 실제로는 비합리적이라고 생각되는 일이 있어도 목소리를 내지 않는 이유는 아무도 동의하지 않는 암묵적 합의에 의해서 끌려가기 때문이다. 누구도 원하지 않지만 또 누구도 반대하지 않는 상황을 말한다.'라는 말과 함께, '옳지 않다고 해서 자신의 목소리를 크게 내어 쓸데없는 분란을 일으키느니 차라리 대세에 편승해서 조용한 직장생활을 보내려고 하는 에빌린 패러독스(Abilene Paradox: 조직의 분위기에 따라가는 현상)가 조직을 망가뜨리는 원인이 된다'고 주장했다.

결국 정리해 보면, 성장세가 멈추어 일어서지 못하고 있는 기업들에게는 조직내부에 긴장감이나 책임감이 현저히 떨어져 있는데, 거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필요이상으로 많은 직원의 숫자도 한 가지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위의 도표에서처럼 잉여인력을 느끼고 있다고 답한 기업일수록 긴장감이 떨어진다고 답한 결과를 두고 볼 때, 적정인력을 넘어선 오버채용도 긴장감이나 책임감 부재의 한 요인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조심스런 추론을 해 보는 것이다. 결국 메기이론까지는 아니어도 인간은 어느 정도 경쟁이 될 만한 부류에서 경쟁이 될 만한 사람들과 어우러져야지 성장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설문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나를 '직원은 쥐어짜야 하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 오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히려 나는 반대영역에 있는 사람이다. 나는 필요이상으로 압박을 가하여 현장의 담당자가 본인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를 훨씬 오버하는 생산성을 요구하는 회사를 경멸하는 사람이다. 여기에서 내가 지적하고자 하는 사항은 '기존직원들에게 심한 압박을 가하는 회사가 성장한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필요한 만큼의 적정인력을 유지하자는 것이다. 적정인력의 유지가 책임감과 긴장감을 만들어 주고, 이는 조직실적에도 도움이 되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취지의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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