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한민국이라는 회사의 인사부서가 드리는 이야기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전하는 인간 신경수의 이야기.
CEO 신경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더십 전문가이다.
마케팅을 공부하고자 일본으로 건너갔으나 우연히 듣게 된 허츠버그의 '동기부여이론'에 매료되어 진로를 HR로 바꾸었다.
10년 동안 일본에 있으면서 조직과 사람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아인스파트너의 대표로서 한국의 많은 기업체에 조직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제목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자 멘토입니다
등록인 신경수 등록일 2016.12.05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156번째 이야기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자 멘토입니다.」


같은 부모에게 태어났어도 모두가 서로 다른 성격과 서로 다른 기질을 보이는 아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정말 신기한 생각이 들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각자가 좋아하는 것도 틀리고, 빠져드는 취미도 틀리고, 장점을 발휘하는 재능도 다양하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볼 때, 각자가 걸어가야 할 인생의 항로 또한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아무리 부모라도 억지로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다.

지난 주, 2세 경영인들의 모임에 참석하는 행운이 주어졌다. 오고 가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전혀 생각지도 못한 흥미로운 사실 한 가지를 발견했다. 본인이 원해서 후계자가 된 케이스도 있지만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아버지의 강권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후계자도 적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이런 경우, 크게 두 가지 부류가 있었는데, 첫째는 아버지 회사에 들어오기 전에 다른 일을 하다가 아버지의 뒤를 잇기 위해 입사한 경우가 있었고, 둘째는 다른 형제들과 같이 아버지 회사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경우였다. 후자의 경우는 아마도 일부러 형제간의 경쟁구도를 만들어서 더 잘 할 것 같은 아들에게 회사를 맡기려는 아버지의 의도가 작용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를 듣는 내내 이상하게도 롯데그룹이 생각이 났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형제간의 싸움을 보면서, 안타까운 점이 한 둘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우선 지금의 롯데사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신동주, 신동빈 두 형제에 대한 성격과 과거경력에 대해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조용하고 드러내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의 동주 회장은 아오야마가쿠인(靑山學院) 대학의 공학부에서 경영공학으로 학사, 석사를 마쳤다. 그리고 일본의 미쓰비시에서 잠시 근무하다가 일본롯데에 입사하여 2009년에 롯데홀딩스의 부회장이 된다. 부인은 아버지의 소개로 알게 된 조용한 성격의 미국국적을 가진 한국인이다.

반면, 1살 아래의 동빈 회장은 활발하면서도 사교성이 좋아서 주변에는 항상 사람들이 모이는 스타일이었다고 한다. 학부는 형과 같은 학교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졸업 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콜롬비아대학에서 MBA를 하였다. 대학원 졸업 후에는 일본의 노무라증권 런던지점에 입사하여 영국에서 8년을 보냈다. 부인은 일본인이며 슬하에 아들이 하나 있는데, 얼마 전 아들의 결혼식에 아베신조 총리가 참석하여 큰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오래 전에 롯데와 관련된 기사를 <닛케이 비즈니스>에서 읽은 적이 있는데, 두 형제와 같은 시기에 학교를 다닌 친구들의 증언이 실려있었다. 증언에 따르면, “조용한 성격의 동주 회장은 절대 사업할 스타일이 아니다. 그 또한 회사 일은 동생에게 맡기고 다른 일을 하고 싶어했다. 반면, 동빈 회장은 욕심도 많았고 본인도 결국 사업을 하고 싶어했다.”라고 말하고 있었다.

인터뷰의 전체적인 맥락을 보면, 동주 회장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장남이기 때문에 그를 경영일선에 내 세우고 싶었던 총괄회장의 판단착오를 지금의 롯데사태의 출발선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아버지의 잘못된 판단과 그에 따른 형제들의 싸움으로 나라가 망한 경우도 있다. 바로 고구려 시대 절대권력을 행사한 대막리지 연개소문과 관련된 일화이다. 연개소문에게는 남생, 남건, 남산으로 불리는 세 아들이 있었는데…… 그 전에 고구려를 패망으로 이끈 당나라의 상황을 먼저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중국역사에서 가장 칭송 받는 황제를 들라면 당연 당태종(당나라 2대 황제) ‘이세민’이다. 당태종 이세민은 청나라의 강희제와 함께 중국의 정치, 문화를 부흥시킨 양대산맥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이런 이세민이 죽으면서 남긴 유언(자치통감)중에 “다시는 요하를 넘지 말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이유는 고구려를 정복하기 위해 3번이나 출병을 하였지만 결국 실패하였고, 연이은 패전으로 인하여 몸이 쇠약해져 국정을 제대로 돌보기가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유언에도 불구하고 왕위에 오른 당고종(당나라 3대 황제) ‘이치’는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끊임없이 고구려를 괴롭혔고, 수 차례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줄기찬 공격으로 결국 668년 10만의 당나라 군대가 평양성을 함락시키면서, 수의 문제가 100만 대군을 이끌고 고구려를 공격한 이래 시작된 80년 전쟁에 종지부를 찍게 된다.

그렇다면, 수나라 100만 대군의 침략에도 끄떡없던 고구려는 왜? 고작 10만밖에 안 되는 당나라 군대에게 힘없이 무너졌을까? 박지원의 <열하일기>에서는 고구려 패망의 가장 큰 요인으로 연계소문의 세 아들 남생, 남건, 남산의 암투와 분열을 지목하고 있으며, 일본의 역사서 <일본서기>또한 “고구려 패망의 원인은 연계소문의 세 아들 때문이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연계소문의 말년에는 아들 삼형제의 분열이 극에 달하여 자신의 사후에 조국이 당나라에 넘어갈까 두려워 잠을 이루지 못했다”는 구절이 나오는데, 후계구도가 단순한 조직이라면 모를까, 복잡한 후계구도를 가지고 있는 조직이라면 누구나가 고민하고 있는 대목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자식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까? 미국의 한인 사회에서 자녀교육의 전설로 통하는 인물의 사례에서 힌트를 얻고자 한다. 미국 교육부에서 ‘연구대상’으로 선정된 가정이 하나 있는데, 바로 한국인 전혜성 박사의 집안이다. 슬하의 6자녀 모두 하버드와 예일을 졸업하고 의사, 검사, 교수, 연방정부의 고위공무원 등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가 아는 인물로는 클린턴 행정부 시절 인권차관보를 엮임하고 예일대에서 로스쿨 학장을 지낸 고홍주 박사와 오바마 행정부에서 보건부 차관보를 지낸 고경주 박사가 잘 알려진 인물이다.

전혜성 박사의 가족이 미국의 한인사회에서 유명세를 탄 건 크게 2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자녀들 모두 아이비리그를 졸업하고 미국 주류사회에서 인지도 있는 유명인사가 되었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전혜성 박사 본인의 평생에 걸친 봉사와 헌신의 삶 때문이라고 한다. 참고로 미국과 한국에서 받은 훈장만 해도 10개가 넘는다고 한다.

자녀들의 교육과 관련하여 그 분이 저술한 책이 하나 있다. 『섬기는 부모가 자녀를 큰 사람으로 키운다』라는 제목의 책인데, 내용 중에 이런 구절이 있다. ‘부모 스스로 계속 배우고 성장하면서 아이들도 가르치고 성장시키는 것, 그것이 올바른 부모상이며 부모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아이들이 각자의 장단점을 찾아내어 아이들 삶이 균형을 이루도록 격려하고 지도편달 해 주는 노력이 절대 필요하다. -P48’

‘자녀에게 있어서 최고의 멘토는 당연 부모일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최고의 멘토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부모 자신부터 인생의 목적과 목표를 늘 생각하며 거기에 맞는 경험을 쌓고 바람직한 모범을 보여야 한다. -P128’

요약하면 ‘바람직한 모범상과 아이들의 장단점을 찾아내어 균형을 이루도록 지도해 주는 것’이 자녀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모의 역할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연개소문은 구테타로 집권을 하였고, 신격호 회장은 개인적인 문제 때문에 아버지의 역할에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성공적인 수능전략보다도 수백 배 값어치 있는 자녀교육의 지혜가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글을 써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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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번째 이야기 :「정조대왕에게 지혜를 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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