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한민국이라는 회사의 인사부서가 드리는 이야기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전하는 인간 신경수의 이야기.
CEO 신경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더십 전문가이다.
마케팅을 공부하고자 일본으로 건너갔으나 우연히 듣게 된 허츠버그의 '동기부여이론'에 매료되어 진로를 HR로 바꾸었다.
10년 동안 일본에 있으면서 조직과 사람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아인스파트너의 대표로서 한국의 많은 기업체에 조직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제목 까다로운 채용과 안정된 고용
등록인 신경수 등록일 2016.06.14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140번째 이야기「까다로운 채용과 안정된 고용」


설문기간 – 2016년 3/14~3/31(응답자수: 720명)
표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조직이 평생 나를 보호해 줄 것이라고 믿는 사람이 있다면 알프스에 가서 페터와 하이디를 찾는 편이 더 빠를 것이다. 위에 있는 그래프는 이러한 직장인들의 의식구조를 잘 반영한 자료라고 생각한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의 협조를 얻어 전국의 직장인 72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인데, ‘고용불안’에 대한 스트레스가 생각보다 높게 나온 터라 안타까운 마음에 한참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그래프를 보다가 문득, 몇 년 전에 아는 후배의 소개로 만난 C호텔의 인사부장이 생각이 났다. 직원들이 느끼는 고용불안을 호소하며 대처방안에 대해 자문을 구하던 젊고 유능한 친구였는데, 지금은 그 자신 또한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어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이처럼 썰물처럼 직원들을 내 보내던 C호텔은 3개월도 안 되어 다시 또 신규직원을 채용한다며 밀물처럼 여기저기 구인공고를 발신하고 있다.

채용과 해고의 인적자원에 대한 부침이 심한 C호텔의 이야기는 최근 롤러코스트를 타고 있는 우리나라 관광업계의 어두운 단면인 동시에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관광산업은 K-POP, 한류의 영향으로 최근 5년간 비약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수는 2012년 1,114만, 2013년에는 1,217만, 2014년에는 1,420만 명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한다.

‘세상 모든 일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말처럼, 절대 꺾일 것 같지 않던 외국인 관광객의 한국방문에 갑자기 예상치 않은 돌발변수가 발생했다. 바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였다. 2015년 5월 하순에 발생한 메르스는 승승장구하던 우리나라 관광산업에 핵폭탄을 투하했다. 여행사, 호텔, 운송 등과 같은 관광과 관련된 산업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6, 7, 8월의 여름 성수기에 외국인 관광객의 호텔 이용률이 전년도에 비해 30%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C호텔도 이런 국가적인 대재앙에서 예외일 수는 없었다. 외국인 투숙객이 주요 고객으로 구성된 C호텔은 메르스 이전에는 공실률이 거의 제로에 가까울 정도로 1년 장사를 이미 다 끝냈다고 자랑했다. 그러한 예상치 않은 메르스 사태에 예약고객들의 취소가 잇따랐고 급기야는 은행에서 돈을 빌려서 운영비를 조달해야 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다. 장기적인 호황을 대비한다며 지나치게 많은 인원을 선발한 탓에 인건비 부담이 상당히 크게 작용한 것이다.

여기까지는 같은 업종에 있는 다른 회사들이 처한 상황과 별반 차이가 없다. C호텔이 오늘 이야기의 중심에 선 이유는 일정한 주기로 반복되는 직원들의 해고통지 때문이다. 작년 12월, C호텔은 전체 종업원의 절반에 가까운 100여 명의 직원을 해고한다는 발표를 했다. 물론 해고의 사유는 경영난으로 인한 구조조정이었다.

월급 줄 돈이 없어서 직원을 내보낸다는 말에 반론을 제기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C호텔이 표방하는 사유에 직원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그들이 제시하는 명분에 전혀 ‘진정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직원들 말에 따르면, C호텔의 경영진은 일정한 주기로 채용과 대량해고를 반복하고 있다고 한다(지금도 채용 중에 있다). 쉽게 채용하고 이렇게 공급과잉 된 직원들을 주기적으로 내 보내는 인력정책을 쓰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C호텔 정도 되는,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기업은 나은 편이다. 실질적으로는 해고이지만 종업원들의 반발이나 주변의 눈도 있고 하니, 법적으로 준수해야 할 것들은 철저히 따르기 때문이다. 형식적으로나마 내보내기 전에 상담이나 교육과 같은 전직지원 프로그램도 가동하고, 많지는 않지만 약간의 위로금도 지불한다. 여기에 비하면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의 퇴직프로그램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수년 전, 대학을 막 졸업한 조카아이가 어느 온라인 마케팅회사에 들어갔다가 6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나온 적이 있다. 첫 직장을 너무 쉽게 그만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에 이유를 물어 보았더니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평판이 좋지는 않았지만 설마 했거든요. 들어가서 보니 직원들이 회사에 대한 로열티가 전혀 없는 거에요. 들어가는 것도 쉬운데, 해고는 더 쉽게 이루어지더라고요, 팀장도 사장 맘에 안 들면 다음 날 바로 책상을 치워야 하고,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어떻게든 사장과 친한 사람들한테 줄을 서게 되고, 사회의 온갖 지저분한 냄새는 여기서 다 맡은 것 같아요. 그런데 삼촌! 신기한 건 뭔지 아세요? 이런 공포정치하에서도 매출은 꾸준히 올라간다는 거에요. 정말 신기하지 않아요?”

이런 형편없는 회사가 꾸준히 성장해 간다는 말에 의구심이 일었다. 그래서 그 회사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랬더니, 매출은 증가하고 있으나 영업이익이 따라주지 못하는 재무구조가 눈에 보였다.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막대한 돈을 쏟아 붓고는 있지만 이익이 따라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양을 늘리기 위해 밑지고 파는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것인데, 아직 회사 경험이 없는 조카아이는 늘어나는 매출만 보고 회사가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조카아이의 생각과는 달리 고용의 안정성은 회사의 성장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아래의 그래프는 고용의 안정성이 기업실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지를 분석해 본 자료인데, 실적이 안 좋은 기업의 경우 실적이 좋은 기업에 비해 2배나 많이 고용불안에 조직이 흔들리는 것으로 파악이 되었다.
표

뒤집어서 이야기하면, 고용불안에 대한 스트레스가 적은 기업이 고용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는 기업보다 2배 더 많이 고(高)실적을 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사례에서 말한 C호텔의 경우도 동급의 호텔과 비교하여 영업이익은 최하위 군에 들어가는 것으로 파악이 되었다.

“실적이 좋기 때문에 당연히 고용불안에 대한 스트레스도 적다”는 의견과 “고용에 대한 스트레스가 적기 때문에 훨씬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다”라는 상반된 의견이 나올 수 있다. 알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의 논쟁으로 갈 수도 있겠으나, 어느 쪽이 되었든 확실한 결론은 ‘종업원이 느끼는 고용불안은 실적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내가 ‘까다로운 채용과 안정된 고용’을 강조하는 이유이다.



* 신경수의 지난 칼럼보기
-139번째 이야기 :「서민(庶民)갑질은 이제그만!」 

대표이사 신경수 사진 (주)아인스파트너 대표이사 신 경 수
Address: (135-090) 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로95길 15 천해빌딩 3F
T: +82-2-523-3592 / H: +82-10-8914-3592
Direct: 070-7600-1901  / F: +82-2-588-8057
 ksshin@ains.co.kr / old.ain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