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한민국이라는 회사의 인사부서가 드리는 이야기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전하는 인간 신경수의 이야기.
CEO 신경수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리더십 전문가이다.
마케팅을 공부하고자 일본으로 건너갔으나 우연히 듣게 된 허츠버그의 '동기부여이론'에 매료되어 진로를 HR로 바꾸었다.
10년 동안 일본에 있으면서 조직과 사람에 대한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되었다.
지금은 아인스파트너의 대표로서 한국의 많은 기업체에 조직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하우를 전파하고 있다.

제목 영혼없는 초대
등록인 신경수 등록일 2016.01.15
신경수의 사람人 이야기
121번째 이야기 「영혼없는 초대」


12월, 1월을 보내면서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이 새삼 눈에 들어와서 몇 가지 조사를 해 보기로 했다. 일단 타이틀을 ‘영혼없는 초대’로 잡기로 했다. 이유는, 조사의 목적 자체가 모임의 참석대상자에 대한 초청에 있어서 ‘진심’이 담긴 초청과 ‘진심’이 담기지 않은 초청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함이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작년 송년회를 치르면서 한 가지 흥미로운 궁금증이 일었다. 어떤 모임은 사람들로 북적북적 대는데, 어떤 모임은 예상보다 적은 인원수로 김이 빠져서 적당히 시간만 때우다가 오는 걸까? 하는 궁금증이 불현듯 생긴 것이다. 이유는, 여러 번 참석을 못한 관계로 미안한 마음에 다른 약속을 취소하고 부랴부랴 참석한 모임이 하나 있었는데,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참석률에 크게 실망감이 밀려왔기 때문이었다.

나는 우선 내가 모임의 총무를 맡고 있는 조직부터 출석률 체크를 해 보기로 했다. 내가 직접 총무를 맡고 있는 모임은 3곳이 있는데, 회원 가입자 대비 송년회 출석숫자에 대해 파악해 보기로 했다. 내가 맡은 조직이다 보니 아무래도 열성적으로 참석을 권유하게 된다. 그래서 일까? 참석률도 나쁘지는 않다. 가입회원 숫자는 별도로 하고, 참석률에 있어서는 3곳 모두 70%정도의 참석률을 보였다. 평상시의 참석률을 조금 웃도는 숫자로서 예상대로 나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로는 나는 그저 회원일 뿐이지만 ‘극성스런 총무’ 때문에 우선 순위를 두고 참석하는 모임을 생각해 보았다. 2개 정도 있는데, 총무가 정말 지극정성이다. 나도 기왕 하기로 한 것 최선을 다하자! 라는 모토지만 여기 총무 또한 만만치가 않다. 그래서 일까? 가입회원 숫자 대비 평균 75%대의 출석률을 보여주었다. 모임에서 옆 자리에 않은 분이 이런 말을 했다. “다른 데 갈까 하다가 총무가 저렇게 열심인데 여기 안 오면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왔어요!”, 나 또한 그랬다(^^).

세 번째 부류는 게으른 총무를 둔 모임이다. 회원들이 오거나 말거나 별로 상관하지 않는 총무가 있다. 이것도 사연을 말하자면, 본인이 없는 자리에서 총무지명을 해 버린 탓에 스스로가 동기부여가 되지 못한 모양이다. 인사에서 말하는 ‘자발적 참여’가 결여된 것이다. 동기부여가 일어나지 못하다 보니 회원 연락에도 별로 성의가 없어 보인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오면 다행이고, 안 와도 상관없고!”라고 생각하는 총무를 가진 모임이 둘이 있다. 역시나! 이번 송년회의 참석률도 저조하다. 30% 출석률이다. 이런 모임 계속 참석해야 하나? 하는 회의감을 갖게 만든다.

네 번째 결과가 흥미롭다. 가끔은 연락책을 맡고 있는 총무본인이 참석 못하는 비상사태가 생길 때가 가끔 있다. 많지는 않지만 정해진 정기모임 일정을 바꿀 수 없는 상황에서 피치 못할 사정으로 총무가 출석하지 못하는 상황을 알면서도 회원들에게 참석을 요청하는 문자나 전화를 돌릴 때가 있는데,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 하나가 발견되었다.

지난 가을, 갑자기 병원에 입원하신 아버님 때문에 예정되어 있던 모임에 출석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한 적이 있다. 나는 참석하지 못하지만 총무역할을 맡고 있는 사람으로서 회원들에게 꼭 모임에 참석해 달라는 메시지를 보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약 30명 정도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모임이었는데, 평소에는 80%선인 23~5명 정도의 출석률을 기록하고 있었는데, 내가 결석한 그 때의 모임에 참석한 숫자는 겨우 12명에 불과하였다. 평소의 절반 수준인 40%정도의 출석률을 기록한 것이다.

출석률 하락의 이유를 모르고 있다가 얼마 전 걸려온 전화를 받고서야 비로서 이해가 되었다. “선배님! 다음 주 모임 아시죠? 참석하시는 걸로 알고 있을게요~ 꼭 오셔야 해요!”라고 말하는 건너편 총무의 목소리가 평소와는 다른 감이 느껴졌다. “총무! 너 그런데 오늘 목소리가 이상하다! 무슨 일 있어? 평소와는 다른데~” “아@@ 어떻게 아셨어요? 사실은 제가 이번 모임에는 참석하지 못하거든요~ 비밀로 해 주세요^^;”

아니나 다를까, 평소보다도 훨씬 적은 숫자가 참석했다. 총무의 부재를 알리 없을 텐데, 어떻게 해서 이런 결과가 생긴 걸까? 그날 결석한 사람들을 상대로 몇 분에게 전화로 이유를 물어보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총무의 목소리에서 ‘강한 구속력’이 느껴지지 못한 것이다. 사례 3에 등장하는 ‘오면 좋고, 아니어도 상관없고!’ 식의 무성의한 총무의 느낌을 감지한 것이다. 정말 신기했다. 총무만이 알고 있는 지극히 개인적인 신상변화가 목소리를 통해 상대방에게 전달된다는 사실이…….

미국 애리조나대학교의 로버트 치알디니(Robert Cialdini) 교수는 그의 저서 『설득의 심리학』에서 이렇게 말했다. “협상에 있어서 가장 피해야 할 점은 경험하지 않았거나, 잘 알지 못하는 분야를 가지고 상대방을 설득하려 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직접 체험하지 않았거나, 참여할 의사가 없는 분야를 가지고 상대방을 설득하려 한다는 것은 상대방을 기만하는 행위이며, 이는 의도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상대방에게 전달이 됩니다.”

비슷한 메시지를 안고 있는 연구자료가 여기 하나 더 있다. 의사소통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UCLA대학의 엘버트 메라비안(Albert Mehrabian) 교수는 1981년 발간한 『침묵의 메시지』에서, 상대방의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미치는 커뮤니케이션 요소의 비중을 연구 조사해 본 결과, 컨텐츠가 차지하는 비중은 7%에 불과하고, 청각적 요소 38%, 시각적 요소가 55%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나온 7:38:55 비율이 소위 커뮤니케이션의 황금 룰로 통하는 ‘메라비안의 법칙’이다.

결과적으로 보면, 서두에서 열거한 사례 1, 2, 3, 4의 경우에서도 마찬가지 결과가 도출이 되었다. 극성스런 총무로 연결되는 사례 1, 2와, 영혼없는 초청의 사례로 제시된 사례 3, 4의 경우 ‘70~75%’VS’30~40%’의 결과로서 거의 2.5배 정도의 차이를 보인 것이다. 컨텐츠에 해당하는 ‘모임공지’에는 차이가 없다. 단지, 메라비안의 법칙에서 제시한 청각적요소가 참석자 비율에 있어서 2.5배의 차이를 만든 것이다.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요소로서 ‘경험과 체험’에 입각한 설득은 매우 중요하다. 친구들로부터 투자를 권유 받을 때도 이상하게 흡입력이 있는 권유는 “나도 투자했어!”라는 멘트이다(물론 그 말을 따랐다가 대박 망한 케이스도 솔직히 있지만^^;). 마찬가지로 내가 가지 않는 모임에 상대방을 오게 끔 유도하는 것도 만만치 않게 힘든 일이다.

하지만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있어서 ‘경험과 체험’보다 더 중요한 요소는 ‘영혼있는 권유’라고 생각한다. 이번 초청은 ‘우리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대의명분이나 혹은 이것은 ‘진심으로 당신을 위해 권유하는 것’이라는 진정성을 가지고 접근하는 것은 분명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 의사소통에서 시각적 요소(55%)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유는 얼굴에서 상대방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진심이 담긴 ‘영혼있는 초대’가 큰 차이를 만드는 이유이다.


* 신경수의 지난 칼럼보기
-120번째 이야기 :「박수칠 때 떠나는 용기」 
대표이사 신경수 사진 (주)아인스파트너 대표이사 신 경 수
Address: (135-090) 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로95길 15 천해빌딩 3F
T: +82-2-523-3592 / H: +82-10-8914-3592
Direct: 070-7600-1901  / F: +82-2-588-8057
 ksshin@ains.co.kr / old.ain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