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한민국이라는 회사의 인사부서가 드리는 이야기



컨설턴트 칼럼

아인스파트너의 전문가가 생생하게
전하는 HR 이슈 및 현장 스케치.
제목 “알아서해”라고 말하는 상사
등록인 최슬기 등록일 2014.10.17

알아서해라고 말하는 상사

 

아인스파트너 영업본부 솔루션프로듀서 최슬기 작성

 

어느 직장에서나 상사는 부하가 알아서잘 해주길 간절히 바란다.

 

김 대리는 뭐든지 알아서 잘 해줘서 참 편해.

오 대리! 이번 안건은 자네에게 맡기니 알아서 잘 해보게.

민우씨는 하나부터 열까지 일일이 챙겨줘야 해. 이제는 알아서 할 때도 되었는데.

 

이와 같이 알아서 잘 해주길" 간절히 바라는 상사는 어느 직장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업종, 직무 상관 없이 말이다. 만약, 부하가 속을 썩이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했을 때는 "제발 알아서 잘해다오"라는 말을 마음속에서 되뇌거나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야단을 치기도 한다.

 

알아서 해라

 

대한민국 모든 직장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이 말에는 과연 무슨 뜻이 담긴 것일까?

도대체 상사는 부하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 것일까?

 

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다양한 기업의 대리 승진자연수를 기획 하면서 재미난 특징을 발견할 수 있었다. 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기업의 규모나 업종 관계 없이 대부분의 상사가 대리 사원에게 알아서 행동 하길 바란다는 사실을.

 

대리 승진자 연수의 오리엔테이션에서 폐사의 트레이너(교육 강사)가 항상 하는 질문이 있다.

대리가 되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주변에서 무엇을 기대할까요?“

일에 대한 책임감이 높아진다.

스스로 생각해서 업무를 추진해야 한다.

후배를 가르쳐야 한다. 잘 챙겨줘야 한다.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절대 빠지지 않게 나오는 말. “대리가 되었으니 이제 스스로 알아서 행동 해야 한다

 

필자도 팀 멤버들에게 자주하고 있는 "알아서 해라"라는 이 단순한 한마디는 상황에 따라 또는 듣는 상대방의 입장, 역량에 따라 각기 다른 의미와 의도를 갖게 된다. 만약, 자신의 상사가 알아서 해라고 말했을 때, 부하는 그 의미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 것인가? 나에게 모든 권한을 주겠다는 뜻일까? 아마도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 판단했다가는 나중에 큰 혼란을 겪을 수도 있을 것이다.

 

강대리, 곧 시작하는 X 프로젝트는 앞으로는 자네가 알아서 해보게.

자네도 이제는 프로젝트를 스스로 운용 할 때가 되었지……

우선 2주일 후에 첫 미팅이 진행될 예정이니 한 번 프로젝트 계획을 만들어줬으면 하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상사의 의도가 강 대리에게 다르게 전개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상사가 가볍게 한 알아서 해보게라는 말을 강 대리는 무척 무겁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과연, 강 대리는 상사의 지시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기분으로 일에 임하게 될까?

 

드디어 내가 프로젝트를 혼자서 주도하는 구나.

상사가 처음으로 맡겨줬으니 정말 잘 해야겠구나.

여러 가지 어렵겠지만…… 최선을 다해서 결과를 내야지.

열심히 해야겠는데, 어디서부터 뭐부터 시작할까?

 

강 대리의 심정을 상상해보면, 처음으로 도전하는 업무에 대한 설렘과 부담감이 교차하지 않을까 싶다. “잘 하고 싶은 욕구잘 해야만 한다는 부담감”. 그리고, “상사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하는 강한 책임감”.

필자는 여기서 문제를 제기하고 싶다. "알아서 해"라고 들었을 때의 강 대리의 심정에 대해서, 그리고 알아서 하려고 하다가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할 수도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말이다. 그럼 알아서 하고자 하는 강대리의 마음을 살펴보자.

 

우선, 강 대리는 마음이 급하다. 왜 그럴까?

잘 하고 싶기 때문이다.

강 대리는 멋진 결과를 만들고 자신의 실력을 인정 받고 싶다. 그리고, 나의 실력 부족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 그러다 보니,

혼자서 모든 것을 해내려고 한다.

혼자서 열심히 하다 보니, 주변 사람들이나 상황을 재대로 못 보게 된다. 선배들의 경험이나 좋은 아이디어를 듣는 기회도 놓치게 된다. 최악의 경우,

상사의 기대와 전혀 맞지 않은 방향으로 업무가 추진되어 버린다.

이대로 추진하여도 괜찮을까? 중간에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누구에게 상담하여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냥 일단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다.

 

그렇게 혼자서 열심히 해낸 결과는?

과연 강 대리는 주변 사람들이 만족할 만한 결과를 만들 수 있었을까?

"알아서 해"라고 지시 받은 강 대리가 결과적으로 일을 잘 못 했다면……?

 

그 원인은 강 대리의 생각과 역량이 부족한 탓인가? 알아서 제대로 일을 못한 강대리의 문제인가?상사가 강 대리에게 바라는 점을 좀 더 구체적으로 전했다면 상황은 호전되지 않았을까?

필자가 그 동안 대리급 연수를 기획하면서 인사 팀이나 현업 팀장님들에게 들었던 대리 사원에게 기대되는 행동은 다음과 같은 내용이었다.

 

업무의 목적, 방침을 잘 이해하는 것

더 나아가 팀의 방침과 상황을 고려하여 자신의 업무를 생각하는 것

의문이 생기거나 상황이 곤란해지면 상사나 주변 사람들에게 상의하는 것

다양한 업무 관계자들의 입장을 고려하는 것

팀워크에 애를 쓰고 원활한 협업이나 후배육성을 위해 노력하는 것

단지 열심히 업무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계획적으로 효율적으로 업무를 추진하는 것

본인 스스로 나름대로 생각하고 때에 따라서는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것

 

다시 돌아와, 강 대리의 입장이 되어 상사 분들께 부탁 드리고 싶다.

지시를 내려주실 때 조금만 더 구체적인 기대사항을 말씀 해 주시기를…… 꼭 부탁 드리고 싶다.

상사의 사소한 한마디가 강 대리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질문이 있으면 바로 바로 확인 해봐

주변 사람들이 잘 도와 줄거야, 선배들에게 상담하면서 진행해봐

쉽지 않은 안건이니, 중간에 나와 미팅을 한 번 하자

 

불행하게도, 모든 것을 알아서 해라고 끝내기에는 너무나 힘든 세상이 되어버렸다. 일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현업에서는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것이 저성장시대 탓인지 정보지식화 사회의 특징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되었건 현장의 일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이런 것까지 신경 써야 해? ! 제발 좀 그만 귀찮게 해~~~!!!!

 

상사라면 누구든, 한 번쯤은 이와 같이 소리를 지르고 싶을 때가 있지만, 가끔은 강 대리의 심정을 헤아려 상사가 먼저 다가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

 

<관련 컨텐츠 링크>

l 중견사원으로서의 기대역할을 학습하는 중견사원 연수(SBC)

 

저자강연회 참가 신청
저자강연회 참가 신청을 위한 정보를 입력해주세요.
강연회명 “알아서해”라고 말하는 상사
일자 및 장소 /
기업명
성명
부서/직급 /
이메일주소
연락처
보안코드
-왼쪽의 문자를 입력하세요.
개인정보 수집동의

※ 참가신청 접수 후 사전 통보없이 불참할 경우, 이후의 Book 100 참가신청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